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한국에서의 첫 일정, 블친네 첫 방문에 큰 결례를 하다

앤드류 엄마 2023. 6. 17. 00:02

내 계획에 의하면 부산에 사는 블친네에

오후 1시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전날 밤늦게 여동생네 도착했지만, 

 피곤하면 잠은 부산가는 버스에서 자면 되니까 

여동생네서 월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하려고 했다.

앤드류에게 지옥철 경험도 시켜주고.

   앤드류는 자긴 키가 커서 괜찮다고. 

 

그런데 여동생이 나와 앤드류의 가방을 보고는  

(12동안 거의 매일같이 이동할거라 둘다 각자 배낭에 

케리어대신 여행용 큰 백 하나씩 들고 다녔다)

8시20분까진 제일 붐비는시간이라 사람들이 빽빽하게 타는데

그 큰 가방에 베낭까지 메고 타면 사람들이 눈총 준다면서 안된다며

8시 30분 자기 출근할 때 같이 출발해도 

 지하철 역에서 5분 거리이고, 터미널까진 15분이면 되니

    블친네에서 점심 식사할거라면 늦지 않을거라고 했다.  

 

부산까지 사람들이 KTX를 많이 이용하지만,

 8년 전에 앤드류와 한국 갔을 때 KTX를 탔는데, 

앞 좌석과의 간격이 좁아서 앤드류가 많이 불편했다. 

 주말도 아니니 차가 밀리지 않을 거라

KTX가 빨라봤자 한시간일텐데

 앤드류가 고속버스 휴게실에서

  군것질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이번 방문에 페이스북으로 미국 친구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소개해주고 싶어서 포스팅할 계획이라

미국의 후진 그레이하운드 버스보다  

훨씬 더 좋은 한국의 고속버스를 알려줄겸

고속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 부산행이 고속버스를 탈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동생 말과 달리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까진 30분도 더 걸렸다. 

(급행을 타야 했는데, 다들 타기에 지하철 오는 대로 탔더니)

그래 지하철에서 내려 9시 20분 출발 버스를 놓칠까 봐

고속버스 터미널 안내표를 보며 

에스컬레이터를 뛰었는데, 

안내표시를 보며 갔더니 건물밖으로 나왔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지하철 역이 있으니 

쉽게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었다. 

 

바쁜 서울 사람들에게 겨우 물어서 갔더니 

매표원이 9시 20분 버스는 지금 출발한다며

  다음 출발하는 10시 승차권을 주었다.

* 미리 고속버스 터미널 지도를 보며 익혀두어야 했나? 

40분이나 여유가 있었어 느긋하게 출발 게이트에 갔더니 

4분 뒤에 출발하는 9시 30분에 출발하는 서부산 버스가 있었다. 

이 버스를 타면 북구 화명동과 가까운지

운전기사님에게 여쭤봤더니 모른다고.

블친에게 전화했더니

아무 버스나 먼저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오라고.

버스 기사님과 배차원에게 사정해 기다려 달라고 하고,

매표소에 부랴부랴 뛰어가서 표 바꿔달라고 했더니 

출발하기에 안된다고했다. 

버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기사님에게 10시 출발하는

내 버스표는 프리미엄이라 더 비쌌기에 

(우등 고속버스도 충분히 좋은데, 그 시간엔 프리미엄밖에 없었다)

이 버스표로 타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블친은 내가 1시 이전에 도착할 줄 알고 

 벌써 만반을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설상가상 고속도로까지 정체되어 내 속을 끓였고,

휴가실에 도착했을 때

여동생이 전화해서는 부산에 도착했는지 물었다.

평소 4시간 20분 소요된다는 버스가 그날은 거의 5시간 걸렸다.

 

알고 보니 블친의 집에선 서울-부산 다니는 버스 터미널보다

서울 - 서부산 버스터미널이 더 가까웠다고.

다들 자가 운전으로 다니니 부산에 버스 터미널이 두 개가 있는지 몰랐고,

난 부산 가니 당연히 매표소에 부산 표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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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해서 공식적으로 처음으로 만난 분인 집 주인 시은님은 

10년 전 내 블로그를 방문하셔서 글마다 성실하게

댓글을 달아주신 인연으로 블로그에서 만나 

8년 전 앤드류와 부산을 방문했을 때 

그때도 집으로 초대를 하셨는데, 시간도 없었고,

  해운대 근처에서 다음 약속이 있었기에 

해운대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후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지만,

    서로 블로그로 소통하고 있어 오랜 친구같다.   

 (내 권유로 네이버에서 블로그 "노을빛 창가에" 를 하고 계시다) 

 

 음식솜씨 좋은 시은님이 정성껏 엄청나게 준비를 하셔서 앤드류와 나를 놀라게 했다.

음식은 금방 했을때 먹어야 제일 맛있고, 

내게 소개시켜 주려고 친구까지 초대를 하셨는데 우리가 그렇게 늦었으니... 

 

우리 모자를 위해 남편분에게 집 유리창 청소까지 시켜셨다고.

난 내가 살림을 잘 못하니 손님들이 우리집 안을 둘러보면 좀 민망스러운데  

그래서 인지 집으로 초대받아 가더라도 집안 내부엔 좀 무심한 편이고,

사람을 좋아하니 사람에게 집중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림을 잘하시는 분이라 집안이 깔끔하고 좋은게 한눈에 보였다.^^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집과 가족들이 참 반갑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다음에 시은님이 우리 집에 오시면 큰일이네.  

 

4월 24일에 엄마가 된 초보엄마 큰따님과 우빈 아기를 만나다 

이번 방문 때 시은님 댁에서 두 모자를 만날 행운을 

내 잘못으로 불발되어 아쉬웠는데,

큰 따님이 친정에서 가까이 살아서 잠깐 방문해 만나게 해 주셨다. 

 

미국에서 준비한 우빈이 선물이 늦게 도착한 가방에 있었어 

직접 가져가지 못하고 택배로 보내 좀 아쉬었다. 

한 달도 안 된 우빈이가 나와 눈 마주 보며

몇 번이나 살포시 웃어주며 날 반겨주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손주 바보 할머니들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앤드류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산 군것질

고속버스 타기 전에 구입

미국에 있는 한국 슈퍼에서도 칸쵸는 파는데,

바나나 우유는 종이팩이다.  

고속버스 휴게소에서 앤드류가 산 떡볶이 

 

시은님의 블로그를 통해 가족들 사진들도 자주 보고,

이야기들을 읽어서

처음 만난 남편분도 내가 수시로 만나는 옆집 젝처럼 편해

버스 터미널에 차를 가지고 마중 나와 주셨는데,

  초면인데 시은님 집으로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 사는 많은 분들이 미국에 대해 잘 모르시니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많이 놀라시는데,

시은님 남편분께서도 

 미국의 엄청난 부동산 세금이나 의료보험과 의료비,

   노인들의 양로원등에 대해 말씀드리니 많이 놀라셨다. 

 

 시은님이 초대하신 걷기 친구 "바람의 딸"님도 

사람 좋아 보이시더니 내가 초면에 그렇게 큰 결례를 했지만,

사람들을 잘 배려하고 편하게 주며 잘 어울려셨다.

 

시은님도 나와 앤드류 기다리느라 속이 많이 타셨을텐데,

우리 둘을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셨고,

큰 테이블 가득한 점심을 정성껏 차려 두 모자를 놀래켰고, 

내가 좋아하는 착한 딸 민주 씨와 우빈이도 만나게 해 주셨는데,

난 그때의 결례를 생각하면 지금도 많이 죄송스럽다.  

 

    우리 모자를 환대해 주신 시은님 부부에게 감사드린다.   

 

 2023.  6.  16. 금요일 아침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