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문화, 예술, 방송

Break Up 을 보고

앤드류 엄마 2010. 1. 8. 01:41

 

 

개봉된지 몇달된 영화인데, 몇일전 남편과 함께 DVD 로 보게되었다.
줄거리는 대충 야구장에서 브룩(제니퍼 애니스톤) 에게 첫눈에 반한
게리(빈스 본) 의 적극적인 대쉬로 시작해 사귄지 2년된 커플로 양가가족들을
처음으로 초대한날 사소한 문제로 브룩과 게릭의 말다툼하게되고, 브룩은
그동안 게리에게 서운했는 일들까지 더해지자 화가난 게리는 자기도 그동안
많이 양보했다며 그녀의 잔소리가 지겹다며 자기도 혼자살때가 좋았다고 화가
나서 한말이 브룩의 감정을 폭발시켜 브룩은 그럼 헤어지자고 말한다.
그녀의 속마음은 게리가 조금만 더 자신을 배려해주고,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고, 이사건을 계기로 게리가 반성하고 그렇게 변할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마음을 알지못하는 게리는 이별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브룩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게리의 행동은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 브룩과 계속 어긋
나게된다. 브룩의 친구와 상사는 그녀에게 더 세게 나가라고 충고하고,
게리의 친구는 브룩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것이라며 두사람의 관계를 더욱
악하시킨다. 친구와 상사의 충고대로 게리의 질투심을 유발시키기 위한
작전상의 데이트인데 게리는 그녀와 정말 끝난것으로 오해한다.
브룩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두사람이 정말 헤어질것같아지자 마지막으로
관계회복을 위해 게리가 좋아하는 콘서트에 초대했는데, 그런사실을 모르는
게리는 별 중요한 일도 아닌 일로 콘스트에 가지않게되고, 절망한 부룩은
사랑의 끊을 놓는다. 뒤늦게 브룩의 진심을 알게된 게리는 왜 진작에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냐고 묻자 브룩은 여러번 말했다며 눈물을 흐린다.
게리가 다시 시작하자고 했지만 이젠 그 사랑이 남아 있지 않다며 브룩은
떠난다.

두커플이 다툴때 게리가 남편이랑 똑 같은 말을 해 둘이서 웃었다.
왜 남자들은 여자들이 하는 말을 모두 잔소리또는 불평으로만 생각는지?
브룩이 내가 하고싶은말을 대신해 주었기에, 남편에게 여자들이 뭘원하는지
이제 알겠냐고 했더니 싱긋웃고 만다. 남자들은 연애할때는 자기가 싫어
하는것도 여자친구가 좋아하면 발레든 음악회든 따라 가면서 결혼하고나면
싫은것은 하지 않는지?
그러면서 여자친구나 부인이 자기따라 낚시가고 자동차경주장에 가는것을
그들이 좋아해서 함께 가는줄 착각하고 있으니. 브룩말따나 사랑하는 사람과
뭔가 함께 하기위한것인데. 영화지만 표현들이나 이야기가 현실적이라 공감
이 많이갔다. 현실에서 그런문제가 생겼을때는 친구들 조언을 듣지 말고
둘이 함께 전문 카운셀러에게 갔었다면 그 사건을 계기로 서로 조금씩 더 배려
하고 이해해 더 행복한 생활을 할수 있어리라.
두사람이 존 그레이씨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책을 읽었더라
면 영화같은 결말은 일어나지 않았을것이고.

결혼후 한참뒤에 그책을 읽고는 결혼전에 남편과 내가 그책을 읽었더라면
부부싸움을 좀 덜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책을 읽고 남성심리
에 대해 좀더 알게되었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 남편에게 그책을 읽어
보라고 권했는데, 난 이미 낚시바늘에 걸린 물고기 신세라 책읽기를 싫어하는
남편은 다음에 읽을께하고 만다. 결혼하기전에 그책 읽고 독후감쓰기전에
결혼하지 않는다고 했더라면 읽었을텐데…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지만 부부싸움도 기술이 필요하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상대방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은 절대 금물이기에.

내친구들은 내가 남편과 부부싸움 할때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지 묻곤한다.
화가나면 한국말로 퍼붓는지? 한국말을 모르는 남편한테 한국말로 하는것
반칙인데, 설사 남과 다투더라도 막말하지 않아야하는데, 남편은 더더욱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우리 부부가 말타툼을 하게 되면 둘다 성격이 급하니 성질버럭내고 각자
따로 그 자리를 피하고 나중에 화가 가라않았을때 주로 아이들 재우고 그 문제
에 대해 다시 이야기한다. 그땐 화가 났을때보단 훨 이성적이니 시시비비를
가리든 절충안을 찾든 짧은 시간내 결론을 찾게 된다.
이런것도 살면서 체득한 삶의 기술이겠지.

결혼전에 아는 사람들을(주로 직장) 한국에서 만났을때 첫마디가 남편 꽉
잡고 삽니까? 였다. 그래 허리가 굵어서 못 잡는다며 웃고 만다.
신혼초엔 서로 기선잡기로 인해 부부싸움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한국남자랑
결혼했더라도 남존여비가 철저한 봉건적인 할아버지밑에서 근 20년을 살았던
탓에 직장에서 여성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기위해 선봉에 섰지만, 내면에 내재
된 보수성향때문인지 가정은 남편이 이끌고 부인이 보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
데, 낯선 미국땅에서 미국남자랑 결혼해서 아는것이 없으니 남편에게 의존적
으로 살수밖에 없었고, 남편은 미국사람이니 날 존중해 (만약 통제했다면 난
반발감에 또 탁구공처럼 튀었을텐데) 주었기에 우린 기선잡기위한 전쟁은
하지 않았다.

빌 클리턴 대통령이 루윈스키사건으로 메스컴을 탈때 남편은 내가 바람을
피우나, 얼마나 좋은 남편이냐고 하길래, 당신이 대통령이면 몇번을 바람을
피워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못될것을 알기에)
부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인데, 그때 힐러리가 얼마나
비참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 한국의 수영장에서 보았던 분인데, 뇌경색을 앓았는지 한쪽이 마비된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보호를 받으며 수영장에서 에어로빅을 따라 하고 있었는
데, 그곳이 고급호텔수영장이었기에 젊었을때 저분은 할머니 속을 섞이진 않았
을까(옛날에 돈있는 사람을 바람을 많이 피웠기에), 그럼 지금 할머니한테
미안하진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땜에 속이 상해 언제쯤 아이들한테서 해방될수 있을지 나이든 이웃에게
물었더니 나이들수록 걱정이 더 커지고, 무덤에 들어가야 걱정이 끝난다며
지금이 가장 좋을때라고 해 얼마나 힘빠졌는지.
그 말듣고 생각해보니 대학, 취직은 차선책이 있어니 걱정거리도 아닌것같고,
정말 중요한것은 결혼이기에 자식인생에서 공부보다 더 중요한것은 사람보는
눈이란 생각을 했다. 부모와 살았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배우자와 함께
살아야 하고, 그때부터 자신의 가정을 꾸려야 하는데, 결혼전엔 자기만
잘하면 큰문제가 없지만 결혼은 서로 잘해야하기에.

요즘처럼 이혼이 난무하는 시대엔 더더욱 내자식을 책임감있게 키워야겠지만,
젊었을때 제발 눈먼사랑에 빠지지 말고, 자기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상대를
만나야 할텐데 하는 생각에 이제 11살되는 아들한테 가끔씩 다음에 넌 이런
여자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먼저 상냥하고, 건강하고, 스마트했으면 좋겠는데, 너가 원하는 여자랑 결혼
하려면 너가 공부도 잘하고, 메너도 있고해 여자들이 널 좋아하게 되어야 한다
는 말까지. (다행히 녀석이 외모는 빠지지 않기에)
옆집에 사는 12살된 로렌이 남자친구가 있어 서로 왕래하고 있으니 아들한테
도 그리 먼 훗날일이 아니것같아서. (녀석은 아직 아무 생각이 없지만)

어떤사람과 결혼하느냐보다, 결혼해서 별탈없이 잘는것이 부모나 본인그리고
그들 자녀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에, 아들이 18살이 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정독하게하고, “브레이크 업”을
보여주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도 아들이 아버지를 닮지 않아 책을
좋아하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것 같다. 이 글을 쓰기위해 인터넷 영화평
을 읽었더니 젊은세대에게 주는 연애교본이라고 했는데 적당한 표현인것 같다.
그렇지만 젊은 세대한테만 해당되는 영화가 아니라 중년인 우리도 약간의 자극
이 되어 좋았다. 감정을 쌓아만 두면 언젠가 둑이 무너질수가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풀어가면서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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