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잘 키운 좋은 엄마가 된 웃고픈 이유

앤드류 엄마 2020. 12. 3. 12:01

팬데믹 이후로 

1, 2명씩만 교대로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집에서 할수있는 온라인시험을 선호하기에

출근을 해도 바쁘진 않다.

 

동료 L과 근무하게 되었을때

일도 없고 해 

그에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볼때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젊어서 과하게 와일드하게 생활했던게 가장 후회스럽다고.

50대 후반의 조용한 그에게서 

  와일드했던 그의 젊은 시절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는 오래전의 사고로 하반신 장애가 있고,

부인과도 오래전에 이혼하고 혼자 저소득층 아파트에서 살고있는데,

 사고도 그때 생긴건지? 더이상 묻진 않았다.

 

그래 난 엄마로서 낙제한것이 가장 후회스럽다고 했더니 

그가 바로 뭐라고, 너 엄마로서 낙제하지 않았다면서

  너 아들이 감옥이라도 갔니? 

(그는 내 큰 아들이 군대 있는줄 안다)

놀라서 아니 했더니 

네 아들은 감옥도 가지않았고,

군대를 갔는데,

네가 왜 낙제냐며, 

넌 아들 잘 키웠고, 좋은 엄마란다.

 

아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게임하고, 판타지 소설에 빠져

아들과 관계가 나빴을때 

아들은 늘 엄마 기준이 너무 높다고 불평이었는데...

 

대학을 그만두고, 군대를 간 아들을 생각할때마다

아들이 고등학생때 혼내고,

아들과 다투었던 시간들이 후회스럽고,

 엄마 잘못만난 아들에게 미안하곤 하다.

 

물론 대학은 군대 마치고 가게되겠지만,

그땐 한참 어린 동생들과 공부해야하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대학같을때랑 다를터고,

 

또 지나고 보니 부모에겐

자식들이 공부잘해 좋은 대학가고, 취직잘한것 보다 

가족끼리 서로 친밀하게 잘 지내는것이 

더 큰 행복이고, 자녀들에게도 큰 축복인데,

내 잘못으로 아들과 관계가 그리 좋은편이 아니기에 

더 후회가 된다. 

 

뒤늦게 아들과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아, 

네가 결혼해 아빠가 되면 네 아이(들)에겐 

 좋은 할머니가 되어주겠다고 말하곤한다. 

 

아들과 통화하면서 

L 이 했던 말을 전하며

넌 감옥가지도 않았고,

군인이 되었기에 

  넌 훌륭한 아들이고,

  난 실패한 엄마가 아니라

   좋은 엄마라 하더라고 하니

옆에 있던 남편이

기준이 바닥까지 내려갔냐며 껄껄거려

    아들도 나도 큰소리로 웃었다. 

 

 갱들과 마약이 흔한

시카고 사우스 흑인 커뮤니티에서 

30대까지 살았던 그의 기준에선 

감옥가지 않고, 군대간것만으로도

    훌륭한 아들인듯. 

 

그래 생각해보니 앤드류가 

게임이 문제였지만,

  흔해진 마리화나도 피우지 않고,

군인들이 흔히 하는 작은 문신하나 하지 않았고,

(남편과 내가 싫어하기에 당부를 했다)

집밖에서 크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고,

의무 복무가 아니라 지원자가 많지않은 군대를 갔으니  

녀석이 고맙긴 하다. 

 

 지인중엔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아들이 졸업을 하고도

고등학교때부터 파트타임으로 했던

페스트푸드에서 계속 일하며 게임에 빠져 있어

애를 태우고 있는데, 그 아들이 서른이 넘었고,

나도 게임좋아하는 아들이 있어 남의일 같지가 않다.

 

앤드류가 군대가서 많이 성숙해졌고, 

요즘은 게임도 많이 하지 않고 대신 운동을 많이한다고. 

이번에 진급해서 이젠 관사대신

군에서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혼자 살게되어 

쿠킹을 많이 할 예정이라고.

그래 내가 웃으면서 공부는 언제할래했더니

아들도 웃어면서 언젠가는 하겠지란다. 

 나도, 아들도 이젠 공부하란 말을 

잔소리가 아니라 농담처럼하고 또 넘긴다. 

 

4월초에 바다에 나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7월말에 괌해변에 3일 휴가준이후

11월 중순까지 음식도 잠자리도 좋지 않은

항공모함에서 지냈으니 

살면서 어려운 일을 겪게 되더라도 

  잘 견디고 이겨나가리라 생각한다.  

 

아들들이 자랑스럽게 잘 자라길 바라기 이전에 

 자녀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좋은엄마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싶었는데...

     

그렇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니

내 스스로에 대한 기준을 조금 낮춰서 

        B 학점은 줘야 겠다. ㅎㅎ

 

낙제생 엄마를 구제해준 훌륭한 아들^^

 

2020.  12. 2. (수)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