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아버지 날은 맞은 남편에게

앤드류 엄마 2020. 6. 23. 12:51

어제 아버지 날을 맞은 남편에게

아들과 함께 카드와 선물을 증정하고,

아들을 대신해

세끼 식사뿐만 아니라 하루를

남편이 원하는 방식대로 다 해주었다.

 

근사한 아침으로 아버지 날을 시작하려 했는데,

아침을 간단히 먹는 남편은 습관이 되어

계란 후라이 2개를 부탁했고,

티브켜서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있길래

소파로 배댤해 주었다.

아버지 날이니 오늘은 당신 원하는대로 하라고.

 

아침식사후 셋이서 자전거타고,

11시 온라인 예배보고,

점심준비해서 먹고, 간식 만들어주고,

설겆이해서 저녁준비해서 먹고 치우니

하루가 다 갔네.

 

디저트로 남편이 좋아하는

당근케익까지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음식도 많고, 

에어컨켜져있으니 화,수쯤 시원하나 그날 만들어라고.

 

손느린 내가 그날 당근케익까지 만들고,

저녁 설겆이까지 했다면 밤늦도록 일을했을듯.

저녁 설겆이는 데이빗이 했다.

 

간식 Guacamole - 아보카드로 만든 딥

남편이 갑짜기 좋아해서 처음으로 집에서 만들어보았다.

그동안 남편이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슈퍼에 갈때마다 만든것을 사서 먹곤했다.

간단했기에 다음부터 아보카드만 사오면 만들어주겠다고.

 

아보카드 3개, 라임주스(없슴 레몬주스 2Tsp), 소금 1ts, 양파 1개 (스윗 어니언),

토마토 2개, 마늘 1ts, cilantro - chopped 3 Tsp (없어면 넣지 않아도 됨)

아보카드는 껍질과 씨빼고, 아보카드 속만 으깨고,

토마토와 양파 작게 깍뚝썰기처럼 썰어서

나머지 것들 추가해서 잘 섞어서 냉장고에 1시간동안 보관하면 땡.

옥수수 칩먹을때 찍어먹곤한다.

샌드위치로도 좋을듯.

 

샴페인을 곁들인 저녁 불고기와 상추쌈

남편과 난 상추쌈을 좋아하는데,

데이빗은 상추쌈을 싫어해 샐러드를 따로 준비했다.

식탁이 좀 간단하기도 하고.

 

손님들 초대했을때 사용하는 접시를 준비해

좀 더 근사한 분위기로 만들려고 했는데,

이왕이면 식탁보도 손님접대시 사용하는것으로 교체했을것을.

  무심한 우리집 남자들은 별 관심도 없었겠지만. 

아버지 날이기도 하지만, 항상 어른이 먼저라고 해도

격식없는 남편, 또 아들에게 먼저 주네.

점심 - 대구 튀김과 감자 구이 그리고 밭에서 금방딴 완두콩, 그리고 남편이 만든 맥주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은 월아이인데 구할수가 없었어

두번째로 좋아하는 대구로 대신했다.

난 생선튀김이나 치킨가스 만들때 밀가루 - 계란 - 튀김가루로

옷을 입혀 튀기는데 남편은 생선튀김가루를 좋아해

남편이 좋아하는 생선튀김가루로 튀겨주었다.

 

원하는것이 아닌 필요한것을 선택하는것이

현명하다고 배웠기에

난 늘 내가 원하는것이 아닌 필요한것을 선택했고,

아이들에게도 원하는것보단 되도록 필요한것을 주곤했고,

(가성비가 중요했기에)

또 그렇게 가르쳤다.

 

그런데 어떤 글에 사랑은

상대가 필요한것이 아닌 원하는것을 주는거라고. 

원하는것을 했을때(받았을때) 행복을 느낀다고. 

50대 후반에서야 알았으니 참.

 

자기전에 오늘 어떻게 생각하냐며

좋았냐고 물었더니 

It's o.k 란다. 

표현력없는 남편,

It's o.k, not too bad 가 전부니...

It's no good 도 있지만,

내가 그 어떤것이던 그말을 들을만큼 못하지 않으니,

그 말은 내게 해당되지 않고.ㅎㅎ

 

아버지 날에 

멋진 선물을 주거나,

고급 레스토랑 가지않더라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남편이 집에서 

본인이 좋아하고, 원하는대로

느긋하게 잘 지냈으니 

나도 기분좋은 하루였다.

 

 

2020.  6.  22.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