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에 사는 블친 은령씨가
시댁에 다니러 왔다 우리집을 방문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만남인데
서로의 블로그를 통해 만나니
(비공개 댓글 주인공)
오랫만에 만난것 같지도 않고,
또 오랜 친구같았다.
은령씨가 이미 내 실체(^^)를 알고있는데다
둘다 갱상도라 편해서 그런지
손님맞이 준비를
아침부터 서두러지 않고,
약간 느긋히 했는데,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던지
도착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먼저 와
준비가 되지 않아 많이 미안했다.
여지껏 시원하다
하루전부터 여름이 시작되었는데,
아리조나는 연일 한낮온도가 40도씩 올라가니까
덥지 않다고.
물도 나무도 없는 사막지대에 선인장뿐인
아리조나에서 사니 강과 나무를 많이 좋아했다.
은령씨가 부추전을 좋아하니
부추전을 미리 만들어 놓으려고 했는데
손이 느려 준비를 못했다.
손빠른 은령씨가 부추 뜯고, 씻어서
부추전까지 몇십분만에 후다닥 완성
난 최소 3시간인데...
은령씨 덕분에 정말 오랫만에 (몇십년 만인지?)
오징어넣고 만든 부추 전도 먹고.
(냉동실에 마침 손질해둔 오징어가 있었다)
그리고 은령씨 친정 엄마표 고추기름으로 만든 오징어뽁음까지.
점심에 콩국수와 부추전, 군만두를 주려고 했는데,
은령씨가 만든 오징어 부추전과 오징어 뽁음으로 대신했다.
오후에 둘이서 놀러삼아 쇼핑갔을때
저녁에 먹을 밥을 준비해 놓고 갔어야 했는데,
쇼핑 다녀와서 밥을 했더니 늦어서
먼저 스테이크 구워 상추쌈하고 먹고,
밥은 나중에 조금만 먹어 간편식으로 마쳤다.
다음날인 오늘 아침 일찍 출발해
집에서 45분 거리에 있는 Starved Rock 주립공원에 산책갔다.
은령씨는 2주전에 요세미티 다녀오고,
일주일전에 그랜드캐년에 다녀왔어면서,
우리동네 산책 트레일을 좋아하더니
숲에 쌓인 주립공원에서 연신 감탄을 했다.
아리조나에서 못보든 동물들과 식물들,
심지어 개구리까지 뒷다리가 예쁘다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그녀의 호기심과 풍부한 감성이 부러웠다.
페이스북에 올렸듯 Starved Rock 에서 와서
은령씨처럼 좋아한 사람은 여지껏 못본것같다.
사방이 산인 한국사람들에겐 별로일텐데.
아무튼 우리집에서 45분거리에
Starved Rock 이 있었어 참 다행이다.
이른 아침이라 아침 공기도 상쾌하고,
아직 사람들이 올 시간이 아니라
조용한 숲에서 아름다운 새소리 들어며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하는 은령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니 친구랑 여행온 기분이었다.
둘다 블로그도 있고,
또 한번씩 전화통화도 하지만
만나니 또 할 이야기가 많았다.
둘다 경상도 사투리에다 또 말로 빠르고, 목소리도 크고,
또 솔직한 편인데
말할때 이런것 신경쓰지 않고,
있는그대로 편안하게 이야기할수 있었어 좋았다.
Starved Rock 의 명소인 폭포에서
일찍갔더니 조용해서 좋았는데,
사진찍을때 부탁할 사람이 없었어 좀 아쉬웠다.
셀카는 어려워.ㅎㅎ
어제 점심때 주려고 했던 콩국수가 다음날 점심으로
오이채를 올려 주려고 했는데,
은령씨가 오이지로 만든 김치가 맛있다고해,
오이치 김치로 대신했다.
난 콩국수를 많이 좋아하는데,
남편과 데이빗이 콩국수를 먹지 않아
오랫만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너무 맛있었어 저 많은것을 국물한방울 남기지 않고 모두 비우곤,
어제 저녁때처럼 배가 불러 혼났다.
오늘 아침 6시 15분에 출발해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아침 해결하려고 들렀는데,
난 평소에 잘 먹지 않으니 헤쉬브라운 하나 샀고,
은령씨도 커피한잔에 헤쉬브라운 하나 사
그런가 보다 했더니
평소 아침을 챙겨먹던 은령씨는
2시간 걸어다니며 배가 고파 고생을 좀 했다.
공원에 갈때 2 시간 정도 걸어니
간식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평소에 그곳에서 간식먹었던 적이 별로 없었고,
안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아
아무생각 없이 평소처럼 물만 가져갔는데,
자주 먹고, 소화가 빠른 은령씨를 생각못했으니.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내가 하던대로 했네.
날씬한 사람들은 적게 먹는편인데,
소화를 잘 시켜 자주 먹어야 하는듯.
그곳에 해마다 한두번씩 갔지만,
아직 한번도 전 코스를 다 돌진 못했다.
이번에도 시간이 없어 반정도 돌았는데
내년엔 시부모님으로 부터 시간 넉넉하게 허락받아서
소풍온듯 점심과 간식도 먹고,
전 구간을 다 둘러 볼수 있기를.
손재주가 좋은 분이라
내 이름을 새긴 파우치 백을 냉.온되는 컵과 함께 선물로 주셨다.
몇일동안 잠을 못잤는데,
은령씨가 렌트한 차로 운전해줘서
덜 피곤했다.
은령씨 시부모님께서 자상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
남편없이 혼자서 시댁을 방문하고,
그 시댁이 우리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덕분에
아리조나에 사는 은령씨를
지난해 이어 또 이렇게 만나니
이 또한 특별한 인연인듯.
그래도 멀리서 온 귀한손님인데
손님대접도 하지않고,
이웃친구가 온듯이 편하게 대해
쬐끔 미안했는데,
은령씨가 편하게 잘 지냈다니 고맙다.
2019. 6. 29. (토) 경란
추신 : 은령씨가 아리조나 집으로 초대했는데,
은령씨 집이 거대한 선인장만 있는 국립공원바로 아래있어
가끔씩 스콜피언이 집으로 들어오곤 해
반가운 초대에 응할수 없어 아쉽다.
특히 이곳 겨울에 아리조나는 날씨가 정말 좋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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