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단감나무를 파버린 아버지

앤드류 엄마 2010. 3. 31. 14:42

 

14년전 단감 한상자가 40,000 - 50,000원할 당시 부모님은

부수입을 목적으로 우리논바로 위에 위치한 단감밭을 구입하셨다. 

진영단감이 유명하지만, 우리집 단감은 진영단감보다 당도도 더 좋고 과육도 뛰어나

먹어본 사람은 다시 또 주문을 해 단골손님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이후 너도나도 단감나무를 심었는데다, 단감은 장기간 보관이 되지 않기에

해마다 가격이 점점 떨어져 한박스(15kg - 33 pounds ; 65 - 100 ea) 만원씩까지 떨어져,

단감상자 2,000원을 공제하면 인건비도 되지 않았다.

정부에서 차원에서 공급을 줄이기위해 단감나무 베는 비용을 보조해 주었다.

아버지도 지난해 정부보조금을 신청하기위해 군청에 몇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아직 통보를 못받았다고 하더니, 다시연락했을땐 벌써 마감되었다고했단다. 

(누구인지 꽤씸한 군청직원에게 엄청 화가났다.  몇번이나 연락했으면 연락처를 받아서 

 시행할때 별도로 연락해주어야 하지 않는지)

올핸 그 보조금이 없어져 포크레인 장비값으로 36만원인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데도

더이상 단감을 하지 않겠다며 지난 일요일날 포크레인을 동원해 단감나무를 팠다.

 

다음날 전화해 서운하지 않은지 여쭤었더니, 하나도 서운하지 않고 시원하다고 하셨다.

난 일년에 한두번 놀러삼아 단감을 땄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만 있기에

좀 서운한데, 부모님에겐 일만많고 돈도 안되는 애물단지였나보다.

지난가을엔 갑짜기 날씨가 추워져 단감이 얼까봐 

새벽 4시에 딩깃불피워고 했는데, 한상자에 8천원씩 받았단다.  

전국 단감협회라도 조성해서 수요조절을 했어야하는데, 대부분 연로하신 분들이라

인건비도 되지 않는데 버리지 못하니 따서 팔았나보다.

미국에서 우리집 단감 가장 하품에 해당되는 날짜가 많이 지난 단감을 

비싸게 사 먹을때마다 헐값에 처분하는 우리집 단감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앤드류와 데이빗이 부모님덕분에 한국에서 단감을 맛있게 먹어서인지

단감을 좋아한다.

기온탓에 단감이 되지 않기에 홍시와 곶감만들어 먹어려고 이사오자 마자

$28 하는 50센치미터정도 되는 감나무를 주문해서 심었는데

5년이 지나도록 20 센치도 자라지 않았고 감은 언제 열릴지 기별도 없다.

우리집 단감나무 한그루만 이곳에 옮겨심을수 있었어면 해마다 온동네 잔치를 벌렸을텐데...

 

부모님께서 직접 단감나무 묘목을 구입해 심었더라면

아마 가슴이 많이 아팠을텐데, 서운하지 않으셨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단감나무 정리하고 병원에 입원하셨으니 

아버지께서 한시름 놓고 쬐금이나마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다.

 

남동생이 지난가을에 아버지가 헐값에 단감을 처분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메일을 보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들녁은 황량하고 메말라고 가고 있다.

예전에는 가을철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타작"이란것을 했는데...

콤바인이 생긴 지금은 일손이 필요치 않아 "타작"이란 단어도 생소하게 만든다.

창녕에도 바쁜 일철을 보냈다고 한다.

나름대로 바쁜 나 이기에 한번 가보지도 못했다.

근데..그 문제의 "단감"

감나무 껍질을 벗겨서...가지를 치고... 몇번씩이나 농약을 치고..

일손이 없어 감따기도 힘든데....

그렇게 힘들게 거둔 수확이....

한box당 8천원으로 팔았다니...

가슴이 찡한게...눈물이 흐른다.

아버지의 자조적인 말씀"한box에 8천원주고 다 팔았다."고...

더구나 이번에는 갑작스런 추위로 인해

깜깜한 새벽4시에 밭에 나가 감 얼지 말라고 감나무밭에 불까지 피워다는데...

그렇게 힘들게 농사를 지어시고는... 한box에 팔천원이라니... 박스값만 2,000원인데

이럴때 내가 창녕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

그 가격에는 안 팔았을텐데...

 

2010. 3. 30 (화) 경란

 

추신 :  4월 2일 (금) 저희 아버지께서 수술을 하십니다.  기도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