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데이빗 3마일을 뛰다

앤드류 엄마 2010. 7. 6. 05:31

오늘 아침 데이빗이 아빠와 함께 지난주에 이어 두번째로 3마일 (4.8키로메타) 를 뛰었다.

 

데이빗은 다리가 조금 많이 안으로 휘어진데다 걸을때 오른발을 안쪽으로 걷기에 

시간날때마다 운동을 시키려고 노력하고 가능한한 본인이 좋아하는 자전거타기보단 걷기 훈련을

더 자주 시킨다.

 

한국살때 사람들이 병원가서 교정시키라고 했는데, 미국의사는 많이 걸어면 괜찮다고 했기에,

한국에서 등산을 많이 다녔고, 운동을 시키는데도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데다

엉덩이뼈가 틀어질까 걱정이 되어 한국사람들 말을 듣지 않은것을 이제서야 후회한다.

한국의사는 가끔씩 과잉치료해서 문제지만, 미국의사는 환자가 치료비를 적게 사용할수록 보험회사에서

인센티브를 받는것을 그땐 몰랐다.   

 

데이빗녀석이 나와 함께 운동가면 2분을 체 못뛰고 힘든다고 걷고, 내가 달래서 또 조금 뛰게만들고

나중엔 손잡고 끌다시피해 겨우 5분을 뛰고는 걷다온다.  

체력도 키우고 달리기도 좀 시켜야하는데 진전이 없었기에 남편에게 다음에 데이빗과 조깅좀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데이빗이 자기와 보조를 못맞춘다면서 안된다길래, 나도 내운동하고나서 데이빗 훈련시키려고

다시 보조맞추며 뛰는데 데이빗이 2분을 안뛰고 걸어니 진척이없다며, 부모가 뭐냐며 남편에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다시 제촉을 하지 않았는데, 지난주에 수학시험치러갔을때 5분도 뛰어보지않은 아일데리고

3마일 뛰게 만들어 데이빗이 거의 초죽음이 되어 왔다.  

 

그리고는 오늘아침에 또 조깅가자고했다.

전날 독립기념일이 일요일이라 월요일이 휴무여서 남편도 휴가무드인지, 불꽃놀이갔다오면서 늦었는데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밤늦도록 80년대 엄청 유명했던 사춘기청소년이 주인공이었던 가족드라마 

The Wonder Years (1988 - 1993) 를 3편이나 보고 자정이 되었어야 자러갔는데, 오늘 아침일찍 클라이넷

레슨이 있어 평소보다도 더 일찍 일어나 레슨마치고는 피곤하다며 자기 방에 간 녀석을 남편이 조깅하러

가자고 했다.  

몇일전 수영장에서 미끄러져 무릎에 상처난것이 반바지 끝과 맞물려 더 짧은 바지를 입어라고 했더니

괜찮다며 바꿔입지 않아 난 더 걱정이 되었는데 남편은 녀석이 선택했으니 녀석이 책임져야한단다.

남편의 성격을 아는지라 걱정이 되었지만, 함께 따라나서면 데이빗이 나한테 또 자꾸 투정할것같고,

보고있으면 마음도 아프고, 데이빗이 빨리 달리지 못하기에 (남편도) 난 10분 지나서 나섰다.

녀석이 물도 안마시고 아빠한테 끌려나갔는데다 오늘 기온이 좀 많이 올랐기에 녀석이 엄청 목이 마를것 같아

잔듸깎고있는 앤드류에게 마치고 물가지고 오라고 부탁했다 (물병들고 뛰면 물소리땜에 많이 성가시다).   

 

설마 또 3마일을 뛰게 하겠나 했는데, 왠걸 남편은 끝까지 녀석을 뛰게 만들었고, 난 두사람을

1.5마일 지점에서 턴하고 조금 더 왔을때 만났다.

데이빗 녀석은 벌써 지쳐 다리가 풀어졌고, 나를 보자 엄청 애절한 눈길을 보냈다.

그 눈길을 외면하고 데이빗에게 칭찬과 박수를 대신하고, 나도 턴지점까지 갔다가 거의 걷는속도로

뛰고 있는 두사람을 따라 잡았다.

난 녀석이 걸어면 조금이라도 더 뛰게 하려고 앞에서 팔을잡고 끌었는데, 남편은 뒤에서 짧게 밀었다.

그렇게 걷는 속도로 다리를 끌다시피 뛰는 데이빗을 끝까지 뛰게 만들어 종착지까지 뛰게만들었다.

더위때문에 나도 목이 타서 앤드류를 기다렸는데, 종착지에 거의 도착할때쯤 앤드류가 와 오아시스를

만난기분이었다.  땀에 흠뻑젖었지만 집까지 걸어오면서 가족이 함께 뭔가를 이루었고, 남편이 아빠의

역할을 해 주었고, 데이빗도 할수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정말 행복했다.

 

녀석을 위해선 나도 남편처럼 좀더 강해야져 할것 같다. 

 

2010. 7. 5. (월) 경란

 

 

조깅(3마일) 을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