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오월의 햇살을 닮은 하루

앤드류 엄마 2010. 3. 18. 14:59

아침은 여전히 쌀쌀하기에 추위를 많이 타는 데이빗은 한겨울 잠바차림이었지만,

한낮의 온도는 오월의 햇살처럼 밝고 따뜻했다.

이 귀하고 좋은 햇볕을 그냥 보내기 아까와 처음으로 침대보를 세탁해 바깥에 널었더니 얼마나 상쾌한지.

아침에 털슬리퍼를 신었는데, 점점 발이 갑갑해져 슬리퍼를 벗고 샤워한뒤에는 양말을 신지않고 맨발로

있었더니 발이 시리지 않고 홀가분해 신기하기까지 했다.

 

일기예보에선 주말까지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더 따뜻하고 다음주부턴 또 추워질거라고 했다.

주의깊은 그렉은 이렇게 따뜻하면 우리집 복숭아와 사과나무꽃이 빨리피어서는 또 갑짜기 기온이 내려가면

동사해 지난해처럼 복숭아와 사과는 구경도 못하게된다면서 나무밑에 얼음을 쌓아야할거라한다.

난 따뜻해서 좋기만 한데. 

여긴 4월말까지도 흐리고 바람불면 겨울잠바를 입어야하기에 아무리 따뜻해졌어도 아직 겨울옷을

세탁해서 넣어면 안된다.

 

이번주는 우리학교 봄방학인데 아이들학교는 3월말부터 봄방학이라 서로 시간이 맞지않아 집에서

지내야 할것 같다.

봄방학내 하고싶은 일들이 많지만 수학공부를 해야하기에 시간이 없다.

졸업하려면 대학과정의 수학수업을 3학기동안 수강해야하는데, 입학시험으로 친 수학점수가 낮아서

(시험을 두번볼수 있다고해서 어떤 문제가 나오나 보려고 25년전 중학교 실력으로 시험을 쳤다 - 

 상고라 고등학교땐 수학이 중요과목이 아니었기에) 대학과정이 아닌 그 아래단계 수준이었다.

방학 일주일동안 공부해서 재시험쳐 대학과정에 해당되는 점수를 받아야한다. 수강료도 그렇고 시간도 없기에.

또 여름학기에 수학을 수강해야하는데 마감되기전에 시험을 쳐야하니 마음이 급하다. 

 

월요일은 그렉이 점심때쯤 출장지로 출발했고, 이웃친구들과 오랫만에 점심을 먹었고,

데이빗과 자전거를 탔다.  날씨가 좋아지니 다들 겨울잠에서 깬 동물들처럼 햇볕마중을 나와 

트레일과 공원에 운동하는사람과 낚시하는 사람들이 북쩍거리니 비로서 사람사는 세상같았다. 

 

오늘은 작정을 하고 수학공부를 시작했는데 엉덩이가 아파서 몇번이나 자리를 옮겼는지...

햇볕이 좋아 현관문열어두고 햇볕을 받으며 현관문앞에서 공부했는데 엉덩이가 아파서 오래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오랫만에 수학문제풀이에 빠졌더니 시간이 어찌나 잘가든지, 점심먹는 시간도 아까왔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냥 공부만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신문에도 아이학업 성적을 올리려면 의무감에 의해서 공부를 하게하지 말고, 공부가 재미있도록

의욕을 붇돋아주라고 했는데, 내가 공부를 해보니 정말 그런것같다.

영어를 해야되니까 하는 공부라 재미와 상관없이 그냥 공부를 하니 시간만 가지 정작 머리에 저장되는것이

없는데, 수학은 내가 좋아하는 과목인데다 끝이 보이니 재미있게 공부를 하게되고 머리에도 쏙쏙저장이

되는것 같다.

 

오늘하루동안 피타고라스정리와 방정식, 파이를 사용하는 원둘레와 크기 그리고 도형등등 중학교

저학년 과정을 마쳤다.  신기하게도 25년전에 배운것은 기억에서 살아나는데, 지난해 외웠던 수많은

단어들은 생각나는것이 없는지?

나이가 들수록 최근일부터 가까운 날짜 순서대로 기억을 하지 못한다더니 나도 나이가 들어가도있나보다.

하기사 벌써 고등학교졸업한지 30년이 다 되어간다니, 그 많은 시간들이 어디로 다 갔는지?

 

오월의 봄볕처럼 따스한 그 귀하고 소중한 햇살을 난 창문을 통해서 전해받는것으로 만족해야했기에

해넘어갈때 운동을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하루가 왜 이렇게 짧은지... 하루가 25시간이었으면 좋겠다.지금 내가 사용하는 이시간이 내일 시간을 가불하게될지 아님 오늘 수면시간을 대신사용하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잠을 많이 자라고 했는데...

 

2010. 3. 17 경란

 

추신 : 오늘 아침뉴스에 미국 남.녀 학생들의 영.수 성적 비교결과 전통적으로 남학생들이 우수했던          수학은 남.녀간에 차이가 없어졌고, 영어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점수가 많이 낮아 학교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해야한다고 했다.  미국에선 남학생들의 성적부진을 많이 우려하고 있다.         성적부진의 원인은 게임과 컴퓨터인데 관계자들은 정말 모르는지?

 

  • 진경산수2010.03.18 02:58 신고

    정직한 미국 생활을 올려 주시니 고맙습니다.
    어디에 사시든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할것이라 생각됩니다.
    지금일도 공부를 시작 하셨다는 그 용기에 격려와 위로를 드립니다.
    저희들도 아내와 함께 농업 기술센터에서 운용하는 농업기술 대학 초보 농군 과정을 입학 하였답니다.
    전원 생활하며 나무와 꽃을 기르며 정원을 가꾸고 있는데 사람도 교류하고 배움도 더하고 용기를 내었지요.
    오늘은 어젯밤 눈이 많이도 내려 사과나무, 배, 매화나무, 살구나무, 매실나무, 해당화, 무궁화, 동백, 왕벚꽃, 홍벚꽃,
    에머랄드 그린, 복숭아, 포도, 무화과, 감나무에 거름을 내었답니다.
    작년부터 수확하여 지인들과 나누었는데 금년은 앵두, 자두, 밤, 대추, 보리수가 수확이 늘어 저장 해야할것 같습니다.
    이웃에 사시면 나누어 드시면 좋으련만....
    유익하고 즐거운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앤드류 엄마2010.03.19 10:07
    초보농군으로 입문 하심을 축하드립니다.
    많은 도시인들이 은퇴후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결국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전원생활은 꿈으로만 남게되는데,
    진경산수님께선 멋진 전원생활을 하시니 님의 지인들이 님을 많이 부러워할것 같습니다.
    와! 가꾸시는 꽃나무와 과일나무들이 엄청 많으시네요.
    가까이 살았으면 횡재(^^)할뻔 했습니다.
    부인과 함께 농업기술대학 초보 농군과정에 입학하였다니 더더욱 축하드리고,
    부인이 참 멋지고 지혜로운 분이실것같습니다.
    두분께서도 자연과 더불어 즐거운 날들이 되시길바랍니다.
    시간나실때 가끔씩 들려주세요.
    • mstiger2010.03.18 15:15 신고

      수 학 공 부 가 재 미 있 다 는 님 이 외 계 인 같 다 면
      내 가 이 상 한 사 람 같 나 요 ?

      실 은 나 는 셈 본 은 정 말 못 하 는 사 람 이 거 든 요 .
      남 편 이 당 신 같 이 셈 본 못 하 는 사 람 이
      은 행 구 좌 가 부 도 나 지 않 게 잘 관 리 하 고
      있 는 게 이 상 하 다 고 합 니 다 .

      님 의 말 처 럼 나 한 테 반 드 시 필 요 성 이 있 다 고 ,
      또 는 재 미 가 있 다 고 생 각 되 는 일 은
      열 심 히 하 는 게 사 람 들 의 속 성 이 기 도 한 것 같 아 요 .

      이 왕 시 작 한 공 부 니 열 심 히 하 시 어 작 정 한 대 로
      빠 른 시 일 에 졸 업 하 시 게 되 길 빕 니 다 .

      앤드류 엄마2010.03.19 10:33
      가계적자내지않고, 은행구좌 부도나지 않게 잘 관리하면 되죠.

      전 음치에 몸치에, 손재주와 미적감각은 고사하고 눈쌀미도 없는데다
      애교도 없고 투박하기에 재주많고 애교많은 사람들을 엄청 부러워합니다.
      이런 재능들이 삶을 더 멋있고 풍요롭게 해주기에 정말 중요한것들인데...

      응원해 주시니 분발해서 열심히 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