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행복했던 주말

앤드류 엄마 2010. 3. 9. 15:11

지난 금요일 상법과 영어 중간고사를 쳐 모처럼 홀가분한 주말을 맞았는데,

날씨까지 내 마음을 아는지 파아란 하늘에 햇살이 가득하니 봄이 오는소리가 들리는것같았다.

현관문앞엔 앙정맞을정도로 작은 노오란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이제 더이상 눈이 올것 같지가 않아 겨울내 묶은 눈찌꺼기와 먼지가 범벅이 되어

상거지꼴을 하고 있는 차를 깨끗히 목욕을 시켰더니 새차가 되었다.

 

이번이 새차장 첫 나들이라 (난 운전만하고 관리는 그렉이 해주기에) 팁을 주는건지,

어떤지 몰라서 다른사람들을 주의깊게 지켜보았더니 새차후 차키를 건네받을때 팁을 주었다

(어디가든지 잘 모르면 다른사람들 하는것보고 따라 하면 된다).

그래 주위사람에게 얼마를 주어야하는지 물었더니 $2 주면 된다고 했는데,

새차하는 사람중에는 학생도 있었지만, 나이든 사람들도 있었기에,

불경기라 힘들겠다싶어 $3 를 주었다.  

나중에 보니 어쩐지 새차를 엄청 빨리하더니만 대충했는지 얼룩이 몇군데 있었고,

실내도 앞부분만 청소가 되어있었어 좋은일하고 욕먹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깨끗한 차를 보니 금방 기분이 상쾌해졌다.

 

걷기싫어하는 그렉에게 간청(?)을 해 걷기싫어하는 아이들까지 동원하고

군인들이 국토순례하듯 한줄로 나란히 걸었지만 (다른 산책객이나 자전거타는 사람들에게 방해된다고

절대 양옆으로 나란히 못걷게한다, 다른사람들은 다정하게 양옆으로 나란히 잘도 다니는데),

데이빗 학교 트랙한바퀴를 돌고 오니 햇볕도 쏘이고 가족끼리 함께 뭔가를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운동후 삼부자는 그렉차를 새차(앤드류와 데이빗에게 용돈을 주려고 일부러 집에서 새차한다)하고,

난 시간이 없어 계속 미루어진 집안 청소를 해 속이다 시원했다.

 

주말에 우리학교에서 뮤지컬공연이 있었어 지인 2명을 초대했는데, 두사람이 시간이 맞지않아

생각지않게  공연을 두번(토요일저녁과 일요일 오후)  보게되었다.

처음으로 이틀연달아 보았지만 뮤지컬이라 두번째 볼때 또 새로왔고 공연에 더 깊게 빠져들었다.

뮤지컬 "La Cage Aux Folles" 는 (영화명 "The Birdcage" 로빈윌리엄스와 짐헤크만이 양가 아버지로 출연했다 )

게이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커플이, 그들의 아들이 게이를 혐오하는 유명한 보수주의 집안의

딸과 결혼하려고 양가부모를 만나게 되는  에피소드를 다룬 뮤지컬인데, 게이로 분장한 배우가 여배우였나

싶을정도로 분장과 목소리를 포함 전체적으로 나보다 더 여성스럽게 여성스러운 연기를 잘했다.

 

보조출연자들은 연극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출연했고, 주요 출연진들은 전문배우들이 맡았기에 

소극장에서 4일간의 공연으로 마감하기엔 준비한 사람들의 시간과 땀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고 출연자들이 모두 복도에 서 있었는데, 주연배우들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해 오늘까지 아쉬움이 남았다.  

뮤지컬을 보고난후부터 시간만 나면 혼자 뮤지컬의 멜로디를 흥얼그리고 있다.  

덕분에 오랫동안 행복할것 같다. 

 

일요일 교회예배시간엔 목사님설교대신 지난주에 목사님들과 함께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다녀오신분들의

영상물과 참가하신분들의 프레젠테이션를 해 모처럼 교회에서 한번도 졸지(^^) 않았고,

참가자들이 성지순례하면서 받은 감동을 전해들어면서 처음으로 성지순례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교회마치고 난 친구이바와 점심을 먹고 뮤지컬을 보고,  먹거리 쇼핑 급하게 보고, 가족모두 저녁을 대충

떼우게 하고, 홀로 티브를 독차지해 아카데미 1시간 30분전부터 시작하는 스페샬을 시작으로를 

밤 11시가 넘도록 아카데미가 나를 위해 존재하는것처럼 성원해주었다.

내가 시상식을 보는것은 인터뷰와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듣기위해서인데, 이번엔 아무도 쪽지보고

읽는사람이 없었어 좋았다. 

토요일저녁부터 일요일 밤늦께까지 문화와 예능을 즐겼더니 오늘 수업시간에

한참동안 몸따로 머리따로 몽롱하게 보냈다.

 

- 2010 년 아카데미 시상식 -

 

아카데미 시청률이 점점 저조해 주체측들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스티브 마틴은 워낙 유명한 코미디언이라 예전에 혼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터브한 남자로만 알았던 알렉볼드윈 (킴 베이싱어의 전남편) 이 웃기는 사람인줄은 몰랐는데,

둘이서 꿍짝이 잘맞아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여전히 빌리 크리스탈을 능가하진 못하지만.

 

역시나 여자 조연상으로 모니퀴가 수상을 했고, 남자 주연상으로 제프 브리짓이 수상을 했다.

모니퀴의 본직이 스탠드업 코메디에 리얼리티 쇼 진행이라니 지난번 골든글러브 수상했을때

엄청 겸손했던 그녀의 이미지와 이번에 맡은 역과 현재 하고있는 코메디와 너무 대조되어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그녀가 하는 공연을 보여주는데 덩치만큼이나 큰소리로 웃겼다.

모니퀴는 시상식 1시간전에 바브라 월트스의 아카데미 스페샬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7살때부터 10살 많은 친오빠한테 15살까지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그 상황까지 설명해 많이 놀랬다.

많은 아프리칸 어메리칸 여자들이 자기처럼, 이번에 출연했던 영화의 내용처럼 가족과 친척등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오프라 윈프리도 피해자의 한사람이다)

미국에서 아프리칸 아메리칸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것만해도 천만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오프라 윈프리처럼 그녀도 이제 명사로 성공했기에 많은 아프리칸 아메리칸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것같다.

 

예상을 깨고 작품상에 "아비타" 대신 비주류인 "The Hurt Locker" 이 받아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여자 감독상 과 작품상을 받은 케스린 비게로 감독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녀는 "아비타" 감독인 제임스 카멜론의 전부인이다.

 

진행자 알렉볼드윈과 스티브 마틴

 

2010. 3. 8.  월요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