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우울한 어린시절, 부모님 그리고 현재의 나

앤드류 엄마 2015. 11. 2. 12:37

지난 금요일 교회 소그룹 성경공부 시간에

자라온 집안 환경과 아버지와 엄마로 부터 배운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그날은 참석자가 많지 않아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기에

피할수가 없었다.

 

난 50년대에 태어난것도 아니고

64년생인데도 내 20대에 도시에서 자란 친구들이

나보고 조선시대에서 왔냐며 놀리곤했다.

 

남존여비가 뿌리박힌 우리집의 독재자 (남들에겐 호인) 

호랑이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해서 집을 나가기전까지

난  계집애가 조신하지 못하고 왈가닥 선머슴아 같다고

 할아버지에게 벼락같은 꾸중을 들어 집안에선 주눅들어 지냈고,

여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면 안된다고해 집에서 말도 잘 못했고,

웃으면 쓸게빠진년이라고 꾸중을 해

자라면서 집안에선 깔깔거리며 웃었던 기억이없다.

(티브도 할아버지가 계신 사랑방에만 있었다).

 

또한 여자가 똑똑하면 시집가서 집안 분란만 일으킨다며  

 시험기간에도 집안일이 우선으로 해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았지만

칭찬을 받았거나 사랑을 받은 기억이 없다.  

 

아무튼 미국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를 하지못할것같아

Tomboy 라 꾸중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쥬디를 제외한 미국 친구들은 다들 가족들과 친밀하게 지냈고,

집안이 어려웠지만 1년에 한번씩은 꼭 가족휴가를 갔었고,

일요일 예배마친후 점심이나 주급받은날 토요일아침은 

같은 식당에서 외식을 하곤 했다고.

샌디는 아버지가 술을 좋아해 자주 취해서 귀가했는데

그럴때면 자정이 넘은시간에 가족들을 데리고 화이트케슬 (햄버그집)에 

가곤했는데, 자라서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이었다고.  

제프는 일요일마다 교회갔다가

아버지 댁으로 가서 사촌들까지 다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고.

 

쥬디는 형제자매가 여덟인데

아버지가 쉰에 심장마비로 갑짜기 돌아가셔서

오빠들이 늘상 어린동생들을 괴롭혀 집안이 전쟁터였다는데

엄마는 어쩔줄을 몰라, 말리거나 벌을 주지않고

지하실로 쫒아보내고는 자기 방에 들어가 방문을 닫았다며

결혼했을때 오빠들한테 갑짜기 뒤에서 뒤통수맞는 일은 없을것같아서 좋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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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와 아버지로 부터 배운것에 대해 이야기할때

 말씀이나 대화가 없었기에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했야했다.

 

부모님은 농부시라 내가 학교마치고 집에오면 

빈집에 내가 해야 할일들만 잔뜩 있엇고,

가족이 다 함께 자리한 식사시간엔

밥먹을때 말하면 안된다고하고,

식사마치면 피곤하시다며 자리를 옮겨셨고,

   엄마는 또 남은 집안일을 했다.   

 

생각끝에 겨우 생각난것이 아버진

티끌모아 태산이니 사람은 근검절약을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아버진 당신이 고생한 댓가로 번 돈에 비해 다른 것들이

너무 비싸다고 돈을 쓰질 않으셨기에

 철들고 나서 아버지의 근검절약에 반박을 하곤했다.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했던것도 아니고

술을 과하게 드신적도 없고, 남에게 해끼친적도 없이

법없어도 살만큼 착하고 성실하게 사셨고,

엄마도 맏며느리로 호랑이 시아버지에 시동생과 시누, 일꾼들까지

대 살림맡아 잠잘 시간도 없이 힘든 시집살이 했는데

딸인 난 엄마, 아버지가 평생 일만 하신것이 속상해

  절대 엄마,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것이 내 삶의 방향이니 씁쓸하다.

 

그래도 물질과 사랑에 대한 결핍과 욕구불만을

 엉뚱하게 풀지않거나 집착하지않고

작은 사랑과 물질에 감사할줄 아는것은

 순박했던 부모님의 영향이라 생각하기에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자라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배운것이 별로 없었던 것이 아쉬웠기에

우리 아이들에겐 기회가 있을때마다 삶에 교훈이 되는것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했는데

 울 아들들은 또 내 말이 다 잔소리라고 듣지 않으려고 한다.

 방법이 잘못된 내 탓이 크겠지만 안타깝다.

 

아무튼 어제 우리 아들들에게 나한테 배운것을 물었더니

앤드류는 농담반으로 좋은 아빠가 되어라고 한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난 네가 원하는것은 무엇이든 다 이룰수 있으니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했고,

너자신과 주님과 우리에게 자랑스런 사람이 되라고 한것을

가슴에 세계 주었슴 좋겠는데)

 

데이빗은 잔소리를 많이 하는것은 좋지않다는것을 배웠단다.

그래 너가 잘못해도 그냥 놔 둘까했더니

그것은 아니란다.

나도 잔소리하는것 싫은데, 좀 잘하든지...

 

 부족해도 탈이고, 지나쳐도 탈이니

적당히 해야 하는데... 참 어렵네.

 

그래도 녀석들은 나나 남편보단 나은 환경에서 자랐고,

우리들 보다 좋은 부모를 만났으니

녀석들에게 우리보단 또 더 좋은 부모가 되어야한다고 말해주곤한다.

 더디더라도 조금씩 발전하면 부모탓, 조상탓은 하지 않겠지.

 

2015.  11.  1. (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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