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21 (수) 담임목사님과 원로 목사님 가족을 저녁식사 초대했는데 낭패를 봤다.
손님들이 5시 30분에 오시기로 해 퇴근해서 준비하기 바쁜데 오늘 낮에 눈이 내려
퇴근후 차고앞과 보행로 눈을 치워야했다.
퇴근하니 옆집 젝이 눈을 치우고 있기에 인사하면서
하필이면 오늘같은날 눈이 왔다고했더니
오늘 우리집에 손님이 오는것을 아는 잭이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반을 치워주었다.
젝 덕분에 눈치우기를 빨리 마칠수 있었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시간이 들어가
손님들이 도착했을때까지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25년 되었지만 가끔씩 사용해 별 문제 없었던 일제 코끼리표 전기밥솥이
하필이면 오늘 밥이 끓는 도중에 취사램프가 왔다갔다 하더니
옛날에 회사 급식으로 주던 찐밥보다 더 상태가 나빴다.
그런데 가스렌지 양쪽에선 만두굽고 튀김하느라 밥할 불이 없었다.
차라리 일찍 고장났더라면 압력밥솥에 미리 했을텐데.
음식 먼저 드리고 나서 다시 압력밥솥에 밥을 했는데
다들 배불러서 못드시겠다고.
밥솥이 고장나 식단이 엉클어져 머리가 복잡했는데,
탕수육이 또 엉망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조리법을 보니 감자전분과 계란 노른자로 튀김옷을 입혀야
튀김고기가 파삭파삭하다고 했는데,
우리집에 감자전분은 없고 옥수수 전분이 있었어
전분은 다 같겠지 싶어서 감자전분대신 옥수수 전분을 사용했더니
세상에 튀김기름에 옥수수 전분이 다 녹아 버렸다.
몽땅 한꺼번에 튀겨 어떻게 다시 만회할 수가 없었다.
밥도 잘못되었는데 탕수육까지...
오늘의 메뉴였던
닭다리 오븐구이, 닭가슴살 튀김
(오신분들이 닭을 좋아하신다고 했는데다 아이들이 4명 있었어 닭다리도 구었다),
탕수육, 잡채, 군만두, 빈데떡, 셀러드, 밥, 미소국비슷한 된장국이었는데,
탕수육도 잘못되었고, 닭다리도 냉동실에서 어제 꺼냈는데
해동이 덜된건지 오일에 발라서 구웠는데도 표면이 엄청 드라이했다.
잡채도 그렇고, 빈데떡도 예전에 손님초대했을때 많이 구워서 냉동보관했던것
해동해 다시 구웠더니 처음 구웠을때랑 달랐다.
한마디로 퍼펙스톰이였다.
손님들에게 사정을 설명드리고, 다음에 한번 더 오시라고 했더니
음식이 다 맛있었고, 많이 먹었기에 탕수육과 밥이 없어도 정말 괜찮았단다.
미국 사람들은 다들 말재주가 좋아서 상대에게 좋은말을 잘해준다.
하필이면 오늘 이런 낭패스런 일이 생겼다니...
가끔씩 우리집에 오는 사람들이었다면 덜 미안했을터인데,
두분 목사님네는 첫 초대인데 이런 실수를 해 정말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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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초대는 내 계획과는 전혀 다른 결과로 생긴 초대였다.
목사님 사모인 쥴리가 1월초에 교회분들과 하이티로 선교를 갔는데
목사님네는 어린아이가 4명이라 식사는 어떻게 하나 걱정도되고
난 목사님이 인도하는 소그룹에 포함되어 격주에 한번씩 목사님댁에 가기도하니
목사님과 아이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더니
목사님께서 저녁은 Meal plans 이 있다며
(차례로 순번을 정해 저녁을 배달하던지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제공해주는것)
쥴리가 하이티에서 돌아오면 그때 가도 되겠냐고 하셨다.
* 내가 한국가 있는동안 식사당번을 정했나보다.
목사님과 아이들 4명은 집청소도 대충해도 되고,
음식도 간단하게 하면 되니 부담없이 초대를 했는데,일이 커졌다.
목사님 가족들을 모두 초대했으니
사모 쥴리 부모님이신 원로목사님과 사모인 루시도 함께 초대했다.
(원로목사님이 담임목사로 재직중일때
현 담임목사인 애롤이 무디성경대학에서 쥴리를 만나 졸업후
우리교회 청소년담당 목사로 오셨어 계속 근무하시다
몇년전 원로목사님이 은퇴하시고, 에롤이 담임목사가 되었다).
두 목사님네는 2013년 남편의 50세 생일파티와
지난해 앤드류 고등학교 졸업파티에 오셨지만
그땐 집뒤뜰에서 파티를 했었는데
이번에 정식 저녁식사초대라 음식도 음식이지만 집청소가 더 문제였다.
그래 평소와 달리 주말부터 집안 정리를 시작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않아
대충대충 했더니 퇴근후 음식하기도 바쁜데 마지막 정리를 해야 했다.
남편도 신경이 쓰이는지 퇴근후 내가 청소 다했는데 다시 정리를 시작해
바닥에 있는것 몽땅 박스에 넣어 지하실로 보냈다.
남편이 청소하고나니 집이 딴집이 되었다.
미국교회는 한국처럼 목사님 신방이 없는데,
오늘 꼭 목사님이 신방오시는것 같고,
또 담임선생님 가정방문오시는것 같았다.
남편은 평소 사교성이 없었어 교회가도 예배만 보고 오고,
교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니 목사님들과 이야기 별로 나누지않고,
교인들과도 친분관계가 별로 없는데,
어떨결에 한 저녁초대 덕분에
남편이 목사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서로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서 친분도 좀 생긴것같고,
남편이 교회와 더 가까와진것같아 좋았다.
오늘 아마 지난 9년간 우리가 교회다니면서 나눈 이야기를 합한것보다
더 많은 대하를 나눈것 같고,
목사님도 그렉을 비롯해 우리가족과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았을것 같다.
오늘을 계기로 남편이 앞으로 교회일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슴 좋겠고,
다음에 제대로 한국식으로 준비해서 다시한번 초대해야겠다.
2015. 1. 21. (수)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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