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H 출연진들
M.A.S.H (1972 - 83) 는 한국전쟁 당시 의정부 미육군 야전병원을 배경으로 만든
코믹드라마로 미국 CBS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는데
미국은 예전에 인기있었던 프로그램들을 케이블체널에서 재 방송을 해주기
예전에 남편과 가끔씩 이 프로그램을 보곤 했다.
시대적 배경이 그렇다보니 당시 한국의 헐벗은 산야가 화면속에 비치곤했고,
가끔씩 한국사람들과 북한군의 이야기도 나오곤 했다.
한날은 북한군이 M.A.S.H 에 등장하는 인물을 포로로 잡았는데,
가는 길에 소달구지에 짐을 싣고 부인과 아들, 딸을 데리고 피난가던 한 가족을 만나
북한군이 그 피난민에게서 소를 빼앗으려 하자
피난민 아버지가 소대신 12살쯤 되어보이는 자기 딸을 데려가라며 주었다.
그 방송을 보던 남편이 날 보면서 낄낄거리면
당신도 당신집에서 소보다 못했던것 아니냐고 놀렸다.
남편은 농담으로 그렇게 말했는데,
사실 우리집에 왕이셨던 울 할아버지 생전엔
나뿐만 아니라 우리집 여자들 모두는 당신이 애지중지하던 소보다 못한 존재였기에
난 그것을 남편이 알아버린것처럼 속으로 뜨금했고 챙피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에겐 자식은 자신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존재지만
우리시골에선 딸은 그런 귀한 존재가 아니었다.
내가 어릴때 딸이 많았던 우리 친척 한분도 또 딸을 낳자
그 어린생명을 죽어라고 이불밑에 방치했는데
죽지 않아 어쩔수 없이 젖을 먹였다고했는데
자라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들었고,
딸많은 집 딸들은 외동아들이라 버릇없는 남동생 꿀밤한대 먹였다간
엄마한테 혼나고 악다구니를 들어야했다.
그런데 세월지나 옥이야 금이야 귀하게 키운 그 외동아들이
자식이 아니라 왠수거나 애물덩어리가 되었고,
그렇게 구박하면서 키웟던 딸들이 부모한테 잘해
줄줄이 아들낳아 사람들에게 부러움 받았던 사람들은
말연에 외롭게 지내며 딸딸이 부모들을 부러워하는 세상이 되었다.
아무튼 그 프로그램 작가가 실제 그곳에 근무했던 많은 군인들을 인터뷰해 적었다는데
어떤 군인이 직접 목격을 한것 같다. 그것을 본 미군이 얼마나 놀랬을지?
18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초원의 집"같은 드라마는
좁고 누추한 집에 살고 헤진 옷을 입어도
더 넓은 초원에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서 환한데
한국의 옛모습은 꼭 흑백방송 보는것처럼 무채식에 가깝고
사람들도 굳어있어 그 드라마에서 한국사람이 나오면 마음이 편치가 않다.
더더욱 소대신 딸을 내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앞으로 M.A.S.H 가 다시는 재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2014. 3. 24. (월)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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