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겨울아, 제발 가 다오

앤드류 엄마 2014. 3. 13. 08:44

 올 겨울 미국 중서부와 동부는 지구 온난화 유탄을 맞아 

살을 에는 북극추위가 몇차례나 왔고, 수시로 눈이 내려

날씨와 기상특보가 주요뉴스 단골이 되었다.  

 

이번 겨울동안 시카고지역엔 45일동안이나 눈이 내려 최다로 눈이 많이 내린날

 129년의 기록을 깨었고, 오늘까지 83.5 인치 (212센치)  눈이 내려

약130년의 기록 (89.7인치- 227.8센치) 에 도전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어제까지 93.6인치 (237.7센치) 내려 133년 기록을 갱신했다.

    

그리고 겨울에 눈구경하기 힘든 남부 텍사스와 조지아주에도 눈이 몇차례 내려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애틀란타 학교에선 한나절에 내린 눈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밤을 지냈고,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어 도로에 차를 두고 간 사람들도 많았다.

 

춘삼월이 되었건만 여전히 뚜거운 겨울 잠바를 입어야 했는데

이틀전 갑짜기 화씨 52도 (영상 11도)까지 올라가

겨울내 보초병처럼 드라이브웨이(차고앞) 앞을 떡하니 버티고 있던

 눈 산들을 쪼그라 뜨렸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부드럽고 따스한 햇살이 하루살이로 그치는 바람에

지긋지긋한 눈을 완전히 쫒아 보내지 못는데,

이틀뒤인 오늘 또다시 눈이 내렸다.

 

눈길 운전이 겁이나 어젯밤에 학교에서 전화오길(휴교안내전화) 고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기다렸던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동네 도로와 주요도로엔 눈을 다 치워 우려했던것보단 도로사정이 좋았다.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또 지각하나 싶었는데, 평소보다 20분 먼저 출근해

평소보다 더 일찍 도착했다.

  

반갑지 않았던 눈이었지만 눈이 소담스럽게 내려 

강원도 깊은 산중에 온듯 설경이 아름다와 차세우고 사진 찍고 싶었다.

지금도 집 근처 강가의 풍경이 정말 예쁜데 산책로의 눈을 치우지 않아 갈수가 없다.  

(사진은 학교 뒷뜰 풍경)

비록 하루살이로 그쳤지만 이틀전의 봄날하루

 

기온이 갑짜기 52도 (영상 11도) 까지 올라가

근 5개월만에 반팔을 입고, 12월 들어 처음으로 동네를 돌았다.

 

살갖에 닿는 부드럽고 따스한 봄바람도 좋고,

새들이 지저귀 소리는 아름다운 그 어떤 음악보다 더 아름다왔고,

눈이 녹아 배수구로 흐르는 물소리가 꼭 깊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 같았다.  

그리고 가벼운 옷을 입으니 날아갈것만 같았다.

봄이 이렇게 좋은것을...

 

겨울아 넌 이제 제발 좀 가고,

봄아 어서 오려무나.

 

2014.  3.  12. (수)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