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뜻밖의 일들로 기분좋았던 3월 첫날

앤드류 엄마 2014. 3. 3. 12:44

 

 뮤지컬 "Grease"의 주인공격인 데니역을 맡은 Alvah 와 함께

 

학교에서 분기마다 하는 연극은 교내 오디션을 통해 학생들을 케스팅하지만

1년에 한번씩 하는 뮤지컬만은 주요배우들을 외부에서 케스팅했는데

올핸 학교예산이 부족해서 인지 학생들이 모두 맡았다.

그런데 주인공격인 데니역을 맡은 배우가 내 단골인 Alvah 라 깜짝놀랬다.

매일 잠깐잠깐 이야기는 했지만,

엔지니어가 전공인 이 녀석이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와 댄스까지 잘하다니.

Alvah 뿐만 아니라 Eugene 역을 맡은 Michael 녀석도 내 고객이기에

아는 녀석들이 무대위에 있으니 뮤지컬이 더 재미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출연진들이 공연장 출입구앞에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눌때

Alvah 에게 충격이었다면서 너 정말 잘하더라고 했더니

녀석도 놀래면서 많이 반가와했다.

Michael 역시.

진작에 알았더라면 꽃다발이라도 사 주었을텐데.

 

데이빗 녀석은 공연후 출연진 만나는것을 좋아하기에 

주인공을 소개 시켜주었더니 할리웃 유명배우를 만난것처럼 좋아했다. 

그런데다 주연배우가 나를 아니 얼마나 신기해하는지.

Alvah 덕분에 데이빗에게 잠시 자랑스런 엄마가 될수있었다.   

 

또 학교담당자가 준 무료티켓이 그날가서 보니 학장님을 위해 준비해둔 좌석이었다.  

* 학장님이 공연보러 오시면 그 좌석에 앉으신다. 

 

 

 일주일치 장보고, 뮤지컬보고 집에 오니 

남편이 칠리를 Slow cooker  끓여 놓았다.

덕분에 저녁과 일요일 점심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일동안 간식겸 주식이 될것 같다.  

* 칠리는 여름에 우리텃밭에서 딴 토마토를 소스로 만들어 냉동시켜둔것과 소고기 갈은것,

삶은 강낭콩 그리고 양파와 피망썬것이 주재료로 남미음식으로 우리집 겨울철 건강식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선 통조림 토마토소스와 강남콩을 사용하는데 레스피는

1 1/2 파운드 쇠고기 갈은것 (우리집은 1/3만 사용한다)

1 컵 양파 짤게 썬것, 1컵 피망 짤게 썬것, 다진 마늘 약간,  28 온스 통조림 Whole tomatoes 통째

16 온스 강남콩 통조림 (통째), 1 1/2 테이블 스푼 칠리 파우드, 1 티스푼 소금, 1 티스푼 cumin가루,

1/2 티스푼 후추,

쇠고기 갈은것은 후라이팬에 뽁고, 나머지는 생으로 slow cooker 에 넣어 레벨 3에서 4시간쯤 지난후

먹을수 있다.  * 우리집에선 한번 만들때 2배로 만든다.

건강에 좋은 토마토와 강남콩을 많이 먹을수 있고, 양파와 피망이 많아 겨울 건강식인것 같다.  

 

*  사진은 앤드류와 남편과 내가 저녁을 먹고 남은 칠리

 

우리집 수도물에 석회질이 많아 식기들을 식기세척기로 씻어도

늘 뿌옇게 씻지 않은것처럼 보이는데,

(Water Softener 를 설치해야 한다. 우리집도 올봄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남편이 생각날때마다 몇달에 한번씩 산성용액을 희석해 세척해 주곤하는데,

어제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다 꺼내서 세척했다.

아무튼 오랫만에 깨끗해진 컵들과 식기들을 보니 내 마음도 깨끗해듯 좋았다.

 

그리고 오랫만에 그렉과 함께 영화를 두편이나 보았다.

* 서로 취향이 다른데다 (난 로맨틱 코메디나 휴먼드라마를 좋아하고,

남편은 코메디와 액션물, 범죄영화를 좋아한다) 내 흥미를 끄는 영화가 없는데다

난 시간도 없고해 영화를 잘 보지 않는데,

어제 netflix 에 새로 추가된 영화중 영국에서 만든  "unfinished song" 이 있어

그렉이 꼭 보았으면 해서 함께 보았다.

영화는 약간 괴팍하지만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노인이 아내가 병고끝에 세상을 떠나자 

외톨이로 지내다 아내가 활동했던 지역 노인들의 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또 관계가 좋지 않았던 아들과도 화해하게되는데,

남편도 그 할아버지처럼 사교성도 없고, 외골수라 예방차원에서 일부러 보게했다.

이런 남자들은 어쨌던지 부인과 함께 오래 살아야 할것 같다.

 

밤 10시가 넘었는데 남편이 또 한편의 영화를 시작했다.

1979년에 제작된 헤리슨 포드 주연의 "Hanover Street" 란 영화로    

 2차 대전이 한창이었던 런던이 배경으로 만들었다.  

시카고에서 온 루테닉 파이롯 데이빗이 버스타다 우연히 만난 영국인 간호사 마가렛에게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에겐 또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이었다.      

불륜이었으나 내일의 생사를 알수없는 전쟁중이었기에 두사람이 사랑에 대담했던것 같다.

  35년전 헤리슨 포드의 젊은날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했고, 계획에도 없었던 일들이

 3월 첫날 토요일 하루를 소소한 즐거움과 잔잔한 행복으로 채워주었기에 감사한 하루였다.

 

2014.  3.  2.  (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