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좌불안석하며 먹은 결혼 기념일 저녁식사

앤드류 엄마 2013. 8. 7. 12:21

 

매년 독립기념일 지나고 월요일에 블루베리농장을 일반인들에게 개장을 하는데,

올핸 이상 기온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서늘해서 예년보다 2주나 늦게 7월 22일 (월) 개장을 했다.

주초엔 인파가 몰려 농장까지 실어다 주는 트레일러를 타는데만 1시간정도 

기다려야 하기에 금요일 오후에 갔더니 다들 다녀갔는지 약간 한가했다.

 블루농장이 워낙 넓어 아직 다녀가지 않은곳에서 딸수 있었어 기분이 좋았다.

 

평년 같았으면 한창 무더웠을텐데 이상 기온으로 기온이 많이 내렸는데

갑짜기 흐리고 바람이 불어 다들 준비성이 좋은지 뚜꺼운 후디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난 여름옷 입고갔다 추워서 떨었다. 

농장이 몇만평이나 되는데 아무곳에서 들어가서 딸수 있는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 생들이 지정해준 곳에서 따야 한다.  - 관리를 위해  차례로 따게 한다.  

 

일주일 정도 더웠고 계속해서 기온이 섭씨 15 - 27도 사이다. (7/24 - 7/28 날씨)

 

수요일날 갔었으면 아무 일이 없었을텐데, 월요일에 개장했기에 초기라 인파들이 몰릴까봐 기다렸다가 

목요일은 데이빗 피아노 레슨이 있었고, 주말은 인파가 엄청나니 피해야하고,     

그 다음주부턴 데이빗 밴드 캠프라 금요일날 부랴부랴 갔다가 얼마따지도 못하고 비를 홈빡 맞았다. 

비 소식이 있었지만 아침에 조금 내리다 말았고, 시간별로 확인했더니 11시이후엔 흐리기만했다.

 

블루베리 농장가는 고속도로 (I-55) 양쪽이 공사중이라 가는길도 그렇지만

돌아올때 엄청 밀리니 남편이 둘러오는 길을 안내해 주겠다며 퇴근시간에 중간에서 만나자고했다.

그래 남편 퇴근시간에 맞추기위해 아침엔 데이빗 밴드부 연습도 있었고해 점심먹고 갔는데,

겨우 20분쯤 땄을때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자 데이빗은 기겁을 하고 초소로 돌아갔다. 

딱 보니 지나가는 비라 무시하고 블루베리를 계속 땄더니 비는 이내 그쳤다.

 

그리고 30분쯤 되었을때 갑짜기 비가 쏟아붓기 시작했는데 하늘을 보니 지나가는 비가 아니었다.

그때까지 평소의 1/3 밖에 따지 못했기에 옷을 홈빡 젖도록 비를 맞은것보단.

도로공사중이라 다시는 오지 않을 계획이었기에

여기까지 와서는 블루베리를 조금밖에 따지 못하고 그만두어야 한다는것이 억울했다.

* 집에 오니 우리동네는 비한방울 내리지 않아 더 억울했다 (엄청 가물어서 비를 기다리고 이었기에).

 

갑짜기 내린비로 더 일찍 돌아가게 되었다고 남편에게 전화했는데,

세상에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어선 1마일 (1.6키로) 앞 출구까지 가는데

근 50분이 소요되어, 남편이 나 때문에 일찍 퇴근했는데 기다리게 만들었다.

 

 그때까지 비에 젖은 옷이 마르지 않아 불편했는데, 남편이 저녁먹고 가잔다.

우린 외식을 잘 하지 않기에 남편의 무드를 깨기 싫어 그냥 간단하게 저녁먹나보다하고

따라 갔더니 회사사람들이 추천해 주었다며 처음간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세상에 그곳에 온 여자손님들이 다들 옷을 차려입고 오는 그런 레스토랑이었다.

남편에게 오늘 같은날 이런곳에 오면 어쩌냐고 했더니 자기도 이런곳인줄 몰랐단다.

 

 실내는 에어컨이 가동되어 추워서 출입문 입구에 있는 발코니에 앉았는데

블루베리따러 오면서 혹시라도 블루베리가 옷에 떨어져 얼룰질까봐

작업복해도 될 옷을 입고왔는데다 또 비에 젖어 의자에 엉거추춤 앉은 내 몰골을

생각하니 부끄러워서 레스토랑에 오는 사람들과 눈 마주치지 않으려고 

죄지은 사람마냥 고개 숙이고도 남편이 아는 사람을 만나게될까 

 좌불안석이었기에 빨리 먹고 집에가고 싶었다.

그런데 남편은 에피타이저를 몇개나 주문하고 한술 더 떠서 평소에 먹지도 않는

디저트까지 (Key lime Pie) 주문해서 날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내 바람과는 상관없이 식사도중 남편이 아는 사람들을 만나

난 무지 챙피했는데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는듯해

 그런 남편이 고마왔는데 한편으로 또 남의 시선을 전혀 게의치 않는 남편이 뭐했다. 

다음부턴 일하러 가더라도 옷에 신경을 좀 써야 겠다.

 

지난 7월 22일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앤드류가 과테말라에 가있고,

남편이 다이어트 중이라 앤드류 돌아오면 저녁먹자고 미루었는데

아무래도 그날 그 불편했던 저녁이 결혼 기념일 저녁으로 대체된것 같다.  

지난 18년동안의 결혼 기념일 저녁식사중 가장 비싸게 먹은 저녁을

난 좌불안석하며 좋은 음식 즐기지도 못하고 불편하기만 했으니...   

 

내년 결혼 기념일엔 제대로 갖춰입고 그 레스토랑에 다시 가서

같은 메뉴로 기분좋게 먹고 와야 겠다.

 

 

집으로 돌아올땐 남편이 생각했던 그 길이 꼬리가 보이지 않게 막혀있어 

둘러둘러 평소 15분이면 올 길을 근 1시간 걸려 돌아왔고 

그날 우리교회에서 있었던 콘서트에 겨우 시간 맞춰 도착할수 있었다.   

    

 

크리스찬 밴드중 꽤 유명한 밴드인데 우리교회에서 초청해 무료 공연을 했다.

콘서트 음악에 취해서 불편했던 저녁은 어젯밤 꿈속에서 일어난 일같았고. 난 행복한 밤을 보냈다.

 

2013.  8.  6. (화)  경란

 

추신 :  다음에서 뭔가 잘못되어 블친들 블로그 방문을 못하고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복구되는대로 빠른시간내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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