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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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만학도 남편은 열공중

앤드류 엄마 2010. 1. 8. 05:09

토요일 새벽 6시, 남편은 조금전 2시간 떨어져있는 학교에 수업받으러 떠났다.
남편은 인터넷 수업과 주중야간수업과, 또 주말에 격주로 6주간씩하는 수업를 받고있다.
그런데 이번처럼 수강생이 많지 않는 과목은 수업을 분기별로 일리노이주내에 있는 지역을
돌아가며 해당되는 그곳에서만 수업을 개설한다고.  지난해 이곳에서 수업이 있었을땐, 
수업받을 준비가 되지 않아 신청을 하지않았다고. 
그런데 그 수업이 내년에나야 이곳으로 돌아오기에 그때까지 기다리려다가, 계획을
바꿔 조금 무리를 했어라도 올 연말에 졸업하고, 내년엔 대학원에 가야겠다며,
2시간이나 떨어진곳을 다니게되었다.    거리상 토요일은 현지 모텔에서 묶는다.

결혼후 남편이 대학을 마치지 않았음을 알고는, 다시 공부해서 졸업하라고 했더니
현재 자기일은 평생할수 있는일이고, 연봉도 적지않고, 회사복지도 좋기에 은퇴후에도
살만하다며, 연봉 더 받으려고,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살 필요가 있냐며 미동도하지않았다.

 
그런데 한국에서 돌아오니 그동안 집값이 엄청 올랐는데다, 등달라 보유세도 예전보다
몇배나 올랐고, 기름값등등 생활비가 5년전에 비해 너무 올라 있었다.
그동안 정부통계 물가인상분정도로 연봉이 인상되었기에, 실질소득은 줄었기에,
우리생각같지 않게 생활이 그전보다 더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사주를 가지고 있어 집으로 오는 회사 회계결산를 보면 임원급은 그 많은
연봉에 직원들에겐 없는 보너스와 스탁욥션까지 받아, 10 여명의 임원들의 수령액이  
나머지 전체직원의 급여총액과 비슷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좋았던 복지혜택은 점점 축소되어 순한 남편을 화나게 만들었다.
그래 남편이 드디어 전직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본인의 기술이나 지식은 그 방면에서 최고였지만, 남편이 희망하는 곳은 대학을
마쳐야했기에, 뒤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뒤늦게 진작에 학교에 다니지 않았슴을 후회했고, 5년간 한국에서 보낸시간을 아까와했다.
그전까진 아이들 교육에 있었어도 나와 달리 꼭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니
이젠 대학의 중요성을 깨닫았기에 아이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매일 아이들성적을 확인하고, 틈틈히 비디오로 수학과 영어교육을 시키곤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아이들이 대학갈땐 처음엔 수업료 싼 커뮤니티 칼리지에 가서 수업받고
나중에 편입하라고 해 나와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전엔 일찍퇴근해 컴퓨터와 티브를 왔다갔다 하는 남편때문에 가끔씩 부부갈등이 생기곤
했는데, 남편이 공부시작하고부턴 이런 잔소리하지 않아 좋고, 네 가족이 모두 식탁에 앉아
공부해땐 얼마나 흐뭇한지.
greg1.JPG
 
남편은 강의마다 대체적으로 연장자에 속했지만, 항상 최고성적을 받아 당신 공부랑 맞는것
같다면서 대학원까지 가라고 했을때 안할거라고 하더니, 올해 다시 생각을 바꿔 대학원에
가겠단다.  엔지니어를 꼭 전공하고 싶었는데, 인근엔 야간에 엔지니어수업을 하는
곳이 없었다.  그래 이번에 마치고도 앞으로 계속 엔지니어도 마칠수있도록 기회될때마다
관련 학과 수업을 계획 받겠다고.
난 한학기에 9학점 세과목 수업받으면서 끙끙거리는데, 남편은 이번에 18 학점을 이수할
예정이다.  그런데도 항상 톱이니 참.
지난 여름학기동안 남편과 함께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수강했다.
난 교재 한번 읽기도 벅찼는데, 남편은 꼭 두번씩 읽었다.
여름학기는 일정이 짧은데다 아이들도 집에 있기에, 나 한텐 벅찬과정인데,
남편 제의에 남편과 함께 강의실에서 수업받는것도 괜찮은 경험이 될것 같고,
학교 오가면서 오랜만에 데이트도 해볼까 해서 동의 했는데, 시작하고 보니 시험칠때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남편한테 창피해서 어쩌지 하는 부담감이 더 컸다.  
그래 A  못받더라도 실망하지 말아라고 미리 말해주었다.
내 목표는 A 학생이 아니라 C 이상받아 재수강하지 않는것이라고.
면피할 정도의 결과를 받아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여름학기 수업받으면서 보니 남편은 대학원에 필요한 수업을 미리 받는 것이고,
일리노이 주립대나 타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집에 와 직장다니면서
야간에 우리학교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많았다.
한국과 많은 다른 미국의 다양한 대학 시스템이 나처럼 수업많이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학교에 다닐수 있게 도와주고, 남편처럼 몇군데 대학에서 20년에 받았던 수업의 학점까지
인정해주기에 다시 새로 시작하는것이 아니라 그 학점을 가져와 나머지 학점만 수강해
졸업시켜주는 미국의 융통성 많은 시스템이 참 좋은것 같다.
 
뒤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해 젊은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남편의 성실성에
찬사를 보내며, 내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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