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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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시어머니의 새해목표

앤드류 엄마 2010. 1. 8. 04:00

여든 두살의 시어머니께서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네비게이션을 부탁하셨다.
새해 목표가 미국 50개주중에 아직 가보지 못한곳을 다 방문하시는것이라면서.  
(혼자 가시는것이 아니라 친구분과 두분이서)
연세에 비해 아직도 정정하시니, 5시간 이상 소요되는 시누네도 거의 한달에 한번씩
방문하시고, 9시간이나 걸리는 우리집까지 운전해 오시지만, 아직도 가보시지 않은곳이
반이나 되기에, 은근히 걱정이 되면서도 시어머니의 꿈과 용기가 보기 좋았다.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이 그렇듯 시어머니도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것은
스스로 하신다.   
젊어선 시아버지가 가정을 소홀히 하셨기에, 시어머니 홀로 그 큰 농장과 많은 젖소를 관리
햐셨기에(남편은 등교하기전에 외양간치우는것을 시작으로 힘든일은 자기가 다했다고
하지만)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도 없었고, 이후엔 시아버지께서 오랫동안 병고를
앓으셨기에 몇일이상 집을 비울수가 없었으니 여행을 다닐수가 없어셨다.
그래 시아버님 돌아가시고부턴, 혼자서 크루즈타고 알레스카를 다녀오셨고, 시누네랑
하와이로, 한국으로 이리저리 기회만 되면 여행이든 회의참석이든 장거리를 다녀셨기에
지역분들이 많이 부러워하신단다.
한국은 계모임과 동창회등에서 단체관광을 많이 가지만, 미국은 한국처럼 친목계 모임같은
것이 거의 없기에 여행은 가족여행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어렸을땐 아이들을 위해 가족여행을 가끔씩 다니지만, 자녀들이 출가한뒤에는
도시에 사는 노인들중엔 연금이 넉넉해 여행도 자주다니고, 은퇴생활을 즐기지만,
미국의 시골분들은 연금이 넉넉하지도 않고, 저축해 둔돈이 많지 않기에,
그곳에 사시는 분들중 미국의 유명한 관광지는 고사하고, 미시건주밖을 나가보지 못한 
분들도 많다. 
 
크루즈여행갔을때 역시 혼자 여행온 멋쟁이 노신사를 만났는데, 실제보다 10살이나 더 젊게
말하더라면서 너무 좋아하셨다.  그분이 연락처를 물었는데, 사기꾼일까봐 연락처를 주지
않았다면서 쬐금은 아쉬워하셨는데, 이번 여행때도 멋쟁이 할아버지를 만나는 행운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부모님과 고모님들께 새해 인사하면서, 시어머니처럼 본인스스로 적극적으로 원하시는
삶을 사시고, 노후를 즐기시라는 뜻에서 시어머니의 여행계획을 말씀드렸더니 (모두들
미국에서 한국에서 시어머니를 만나셨고, 10년은 더 젊다)  지극히 한국적인 사고로
노인이 그 먼곳을 어떻게 다니냐면서 딸들이 엄마모시고 좀 다녀야지 하신다.
난 한국적 정서가 있었어 그런지, 시간이 있었으면 모시고 다녔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지만, 시누들은 나처럼 생각하지 않을것이다. 

우리가 신체나이를 무시할수 없지만, 몸을 훈련시키고, 사고를 적극적이고 긍적적으로
가지고 진취적으로 산다면 나이보단 훨씬 젊게 살수 있을것 같다.
제발 우리부모님을 비롯해 한국의 노인분들도 이 나이에 하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말고, 누가 등떠밀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일도
하고, 새로운 것도 배워서(특히 인터넷), 오늘이 어제같고, 어제가 그제같은 그런 삶이 아닌,
변화있는 삶, 희망이 있는 노후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어머니보다 한참이나 젊은 난 두시간 운전하는것도 졸음때문에 포기했는데,
시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도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된다. 
여든 셋의 시어머니에게서 40대 중반의 며느리가 자극을 받는것도 나쁘진않는것같다.
 
시어머니의 멋진 여행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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