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 캠핑

26일간의 자동차여행을 추억하며

앤드류 엄마 2012. 10. 12. 13:33

 

지난 여름 우리가족들의 발자취   (까만점은 우리집, 빨간점은 우리가 체류했던곳)

이동거리 약 8,000 마일 (12,600 키로미터)

 

이번 여행으로 우리가족은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본토 48개주 주유천하가 아닌

주유미하를 마쳤다.

 

집(텐트) 2채와 쿨러 2개에 26일간 우리가족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싣어야 했기에

차 지붕위에 올릴수 있는 백을 특별히 구입했다.

(자동차 여행이라 필요한것 있어면 가는도중에 마켓들러 구입하면 된다)

GM Impala 는 트렁크가 대빵으로 커서 작은 용달차만큼 실을수 있는데다

 남편이 워낙 꼼꼼하게 빈틈없이 실어 짐이 이사짐 수준이었다.

 

 

트렁크과 차지붕위에 싣고도, 실내는 사람 앉을자리만 제외하고는 의자아래까지 물건들이 점령했다.

덩치큰 아빠 뒷자석에 앉은 데이빗이 가장 불편했을텐데

워낙 달련이 되어서인지, 여행가는것이 좋아서인지 불평한번 하지 않았다.

 

 나무하나 건물하나 보이지 않아도 사방이 확터인 대평원을 지나니 내 가슴도 확 터이는것 같았다.

 지인이 동부 시골쪽으로 여행할때 스타벅스 커피솝이 없었어 약간 불편했다고 했는데,

이곳은 스타벅스는 고사하고 그 흔한 멕도날드도 서너시간가야 하나씩 있다.

 

 양쪽으로 쭉쭉뻗은 나무숲을 지나며 내 마음도 푸르러지는것 같았다.

 

 태평양을 향해 수제비 뜨는 삼부자

 

 미국에서 몇번째로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인 국토 101

 

 

 주변은 황량했지만 사방이 확 터인데다 한적해서 좋았던 아리조나와 뉴멕시코 

 

40도가 넘는 온도에 내리쬐는 햇살로 나중엔 숨쉬기조차 힘들었지만

그랜드 캐년의 대자연의 품에 안겨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그립다.

 아직 체력은 괜찮다는 자신감에 해냈다는 성취감을 얻어 더 좋았나? 

또 가자고 할까? 

남편은 다음에 기회되면 여름마다 그랜드캐년 트레일에서 자원봉사를 하겠다니 좋다고할것 같다.

 

 

수십만평에 어른들키 서너배나 되는 선인장으로 가득했던 Saguaro 국립공원

 

 40도에 체감온도는 한참 더 높았던 그 뜨거운 태양아래서

선인장 흉내를 낸 삼부자 (차 밖에 나가기가 무서웠다) * 여름은 피해서 가야했다.

 

 

작은 아이 데이빗의 꿈이 미 50개주를 가 보는것이라

우리가족은 여행을 가게되면 그동안 못가본 지역을 주로 찾아가곤했다.

그런데 미국땅이 워낙 넓은데다 일정상 네바다까지 2번이나 갔었어도 캘리포니아까지 둘러보지 못했고,

와이오밍에 있는 엘로스톤에 갔었지만 워싱턴주와 오르간주를 방문하지 못했다.

 

그래 지난여름에 본토 48개주 중에 방문하지 못했던 워싱턴주와 오르간, 캘리포니아, 

그리고 놀스다코다를 방문하면서, 그곳까지 간김에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엘로스톤과 그랜드캐년을 다시 방문하고,

또 돌아가는길에 전에 통과만 했던 텍사스와 뉴멕시코를 둘러 보게 되었다.

우리가 그나마 시카고 부근에 살아서 다행이지 동부 끝부분에 살고있었다면

쉽지 않았을것 같다.

 

이번에 서쪽 끝 캘리포니아와 서북쪽 끝인 워싱턴주까지 가느라 이동거리도 길었지만

남편이 무슨바람이 불었는지 예전에 여행할때와 아이들을 위해

전국체인인 놀이공원 시즌패스를 구입해 아이들을 놀려주느라  

예년 여름에비해 훨씬 더 긴 여행을 하게 되었다.   

 

 지난 여름일인데도 벌써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지지만

26일간 둘러본 장엄하고 아름다운 강산과 도시 그리고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이 

그때 그모습으로 생생하게 떠오르고 그때의 기억들이 가슴 깊이 남아있다.

 

그리고 텐트에서 잔 첫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려

하늘이 구멍뚫린것처럼 비가 쏟아부어 텐트가 찟어질것 같았고

바로 옆에 대포가 떨어지는것 같은 천둥과

텐트를 뚫고 들어와 나를 칠것처럼 뻔쩍이는 번개들에 

호수 바로 앞에서 텐트를 쳤을땐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텐트째 호수에 날아갈것 같았고,

캠핑장을 찾아 밤이되도록 낭떨어지 깊은 산길을 헤메었던 아찔했던 시간들과

 폭염속에서 그 험준한 길을 8시간씩이나 걸어 너무너무 피곤했지만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그랜드캐년의 캠프 인디언가든, 

 그러나 그 무서웠고 힘들었던 시간들도 지나고 나니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   

  

 놀스 다코다의 대평원과 엘로스톤의 대자연, 아름다운 태평양 해변과

태평양 연안의 멋진 드라이브길, 그리고 알프스같았던 Mt.Hood,

거친 가시덤풀 사막 네바다, 부자나라 미국같지 않게 흙먼지 휘날리던 뉴멕시코의 시골과, 

 거대한 그랜드캐년과 신들의 휴양처같고, 자연요새같았던 요새미티,

뉴멕시코의 칼스베드 석회동굴, 거대한 선인장들이 숲을 이루었던 Saguaro 국립공원,

아름다운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화려한 라스베가스와 꿈의 셀린디옹 콘서트,

특별했던 산 안토니오와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6 Flags 놀이공원들 ...

그리고 블친인 슈가파이님과 antiyam 님과의 꿈같은 만남과

뜻밖에 크리스틴 김님을 만나 이 여행이 더 특별하게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것같다.  

      

아이들은 이 여행의 베스트 3로 그랜드캐년에서 콜로라도 강까지 갔다온것과

48개주를 모두 마친것과 친구들이 가지못했을 서부와 남서부의 6 Flags 을 꼽았고,

난 귀한 분들과의 만남과 그랜드캐년의 콜로라도 강까지 다녀온 트레킹과

주전체가 국립공원인 오르간주일것 같다.  

 

그리고 48개주를 통틀어서 베스트 3으로

앤드류는 엘로스톤과 그랜드캐년 그리고 디즈니 월드를 곱았고,

데이빗은 나처럼 그랜드캐년과 엘로스톤 그리고 디즈니 월드라고.

 나는 그렇지만 두아이들이 디즈니 월드보다 국립공원을 더 좋아해 좀 신기했다.

도시는 아름답고 쉽게갈수있는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와 뉴올리언즈인것 같다.

*뉴욕은 두번 방문했지만 오래 머물지 않아 복잡했다는 기억뿐이라

다음에 뉴욕에서 몇일체류하게되면 생각이 바뀔수도 있을것 같다.   

 

 아무튼 미국은 정말 땅만 넓은것이 아니라

몇천년동안 형성된 웅장하고 거대한 대자연들을 비롯해 볼것도 많고 갈곳도 많다.

땅이 넓어 시간없는 여행자들에겐 주마간산도 쉽지 않겠지만,

시간만 충분하다면 자동차 여행을 권하고 싶다.

자동차 여행은 비행기 탈때와 달리 정말 넓다는것을 확실히 확인시켜주고,

차장밖으로 보이는 무료한 풍경들도 지겹지 않을만큼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기도한다.

(서부는 유명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교통체증이 없는데다 통행료가 없어 넘 좋다,

12,800 키로 다니고 통행료는 오클라호마 지날때 $4씩 두번낸것이 전부다)

그리고 자동차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정해진 시간에 맞추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일것 같다.

  

오늘 퇴근한 남편으로 부터 이번 년말 플로리다 여행계획을 전해듣고는 

벌써 내 마음은 플로리다의 키웨스트로 향해 가고 있다. 

남편은 시간이 난다면 키 웨스트에 간다고 했는데,

난 키 웨스트에 꼭 가고 싶었기에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가야한다고 했다.

여행하면서 심하게 다투고선 다시는 나랑 여행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여행의 좋은점을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넓은 세상을 만나고, 인연을 만나고, 자연에 취하고,

내 단조로운 일상과 내 블로그를 풍성하게 해주는데다

가족여행은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좋은것같다..  

 

우리가족이 26일간 여행할수 있었던 것도,

48개주를 모두 둘러 볼수 있었던 것도

32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베스트 드라이버인 남편덕분이기에

 그 먼길 (12,800키로)을 운전해준 남편과 불평하지 않고 가족여행에 동참해준

아이들에게 다시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2012.  10.  11. (목) 경란

 

추신 : 장기간 여행의 휴유증 - 텐트에서 간편하게 지내고, 호텔에서 편하게 지내 

전업주부로서의 내몫인 식사준비하고 청소하기가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