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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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캠핑

험난했던 그랜드캐년 하이킹 -2

앤드류 엄마 2012. 7. 8. 02:52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외로운 섬같은 화장실 건물  

 

중간쯤내지는 1/3쯤 내려왔다 올라가는 하이킹객들이 많은데다

많은 사람들이 해뜨기전에 출발하기에 출발을 늦게해 1/2지점부턴 거의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탈진하다 시피한 데이빗

 

콜로라도 강에 다 왔나 했더니 또 다시 시작되는 내리막

고소공포증이 있는난 고가 사다리보단 이런 지그제그 길이 더 나은것 같다  

 

 

 

 

저때만해도 내리막길만 가서 괜찮았다

 

 

 아래에서 왔던곳을 올라다보았더니 이렇게 많이 왔나 싶다

 

 멀리서 선하나처럼 보였던 콜로라도강의 다리

 

4시간 반을 걸어 거의 쓰러지기 직전에 도착한 콜로라도 강

40도쯤 되어 모래위는 맨발로 걸을수가 없을만큼 뜨거운데도

콜로라도 강물은 13도라 얼음물처럼 차가와 발을 5분도 담그고 있을수 없었다.

위에서 볼땐 작은 개울같았는데, 강폭이 제법 넓고 또 물쌀이 빨랐고,

뜨끈해진 물통의 물을 강물에 식혔더니 한결나았다.

 

물이 차가와 수영을 금지하는데도 피끓는 청춘들은 더위를 참지못하고 풍덩했다가

얼음물같이 차가운물에 놀래서 물위로 벌떡일어난다. 

 그곳에서 오후늦게까지 쉬다 위로 8키로 올라가야하는 캠핑장으로 가고 싶었는데,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 작은 그늘을 다 차지해 그늘이 없었어 다른곳으로 이동했다. 

 

 

보트가 있었지만 주차장까지 가는것이 아니라 그냥 강에서 보트타는것인데다

그늘이 없으니 탈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오후 3시에 위로 8키로 떨어진 숙소로 이동하고 있는 우리

 기온이 40도정도 되는데다 길까지 사막처럼 모래였기에 바람이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숨이 턱턱 막혀 사진찍는것도 귀찮았고, 아무도 사진을 찍어려하지도 않아

이 사진이후 카메라를 베낭에 넣었다.  

(나중에 안내문을 읽었더니 햇볕에서의 온도가  기상온도보다 10도는 더 높기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진 하이킹을 하지 말라고 되어있었다,

어쩐지 너무 덥더라)

 

국립공원 소속 헬기

헬기투어도 있지만, 내려올땐 하이킹하고, 올라갈땐 헬기를 타고갔으면 좋겠다.  

 

 

높지 않았다면 그냥 물속으로 풍덩 다이빙이라도 하고 싶었다 

 

 

 8키로 그렇게 먼지, 가도 가도 캠프장은 보이지 않았다

 

 

더운데 뜨뜻한 물을 마시니 시원한 스프라이트와 맥주한잔이 간절했다  

 

 

캠프장에서 1박하고 다음날 - 5시 30분이었는데 벌써 해가떴는지 반대편이 훤하다

어제 1/3을 올라왔는데도 올라갈 길을 보니 까마득한데다 햇볕을 보니 겁이났다

 

 

그랜드 캐년에 햇살이 조금씩 들어오고있는 모습

 

 

저위를 어떻게 올라가지?

 

 

 

 

 

대장정을 마치고 (마지막 휴식처에서 많이 쉬어선지 쬐금 생생한것같다) 

 

어떤 사람은 내리막이 힘든다지만, 난 내리막길이 오르막보다 더 좋다.

그런데 그랜드캐년에서 절벽과 같은 내리막을 내려갔더니 엎드려 쉴때 고개고개 절벽길이 생각나면서

계속 낭떨어지로 떨어지는것같았다.

 

강근처에 있는 Bright Angel 캠프장에서 묶어면 다음날 오르막에 꼬불꼬불 오르막길을 15.3키로나

걸어야해, 강에서 8키로 떨어지고 1/3 정도 위에 있는 Indian Garden 캠프장을 택했다 (예약필수).

 

그런데 쉬긴 쉬었지만, 더운 그늘에서 쉬어서 그런지 햇살 쨍쨍내리쬐는 길을 걸었더니 20분도 

못가서 기진맥진이었다.  하이킹을 마치고 입장할때 나눠준 안내문을 읽어니 햇볕에선 실제온도

보다 10도이상 높다고 되어 있었다.  우리가 48도나 되는데 걸었으니...

 

가다보니 강에서 40분 떨어진곳에 계곡물이 제법 많이 흐르고, 계곡바닥과 주변은 넓은 바위로 연결되어

있는곳이 있었는데, 일찍 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누워서 낮잠을자거나 책을 읽고잇었다.

그곳에서 좀더 쉬다 갔더라면 좋았을텐데, 다른사람들에게 민폐끼치지 않고서는

우리 네 가족이 편히 쉴만한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캠프장에서 만난 한국분은 블로그에서 이곳을

가르쳐주어서 이곳에서 쉬었다고.  나도 남편만 믿지 말고, 블로그에서 정보를 찾아보았어야했는데...)

 

쉴곳도 없고, 남편이 제촉하기도 하고해서 얼굴이 타든 말든 세수하고, 수건과 겉옷과 머리를 물에 적시고  

걷기 다시 걸었다. 그래도 그길은 다행스럽게도 가끔씩 물이 있는 계곡을 만나 겉옷을 적실수있었기에 

캠핑장까지 무사시 갈수있었던것같다.   

물을 만나면 쬐금 생기가 돌다가 30분도 안되 다 말라버리니 다시 기진맥진해서는 

10분마다 뜨뜻한 물을 마시며, 천천히 한걸음씩 한걸음씩 전쟁터 패잔병처럼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내 3시간 30분만에 8키로 떨어진 캠프장에 도착했을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것 처럼 기뻤다.

저녁 6시 30분이었는데 그곳의 온도계가 36.6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남편은 하루종일 땀을 많이 흘렀기에 염분이 필요하다며 저녁은 라면(한국라면)을 먹어야 한다고 하더니

나보고 라면 챙겨왔냐고 물었다.

난 옷하고 간식만 챙기고, 나머진 당신이 챙기지 앟았냐고 했더니, 라면도 내가 가져오는줄 알았단다.

어제저녁 본인이 네명 가방을 확인하고 재 분배하고선...

 

하기사 너무 더워서 더운 라면 먹을맘도 없었고, 먹고난뒤 그릇 씻을 기운도 없었기에

라면을 깜빡한것이 하나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무거운 코펠과 버너와 가스들고온 것은 아까왔지만.

오이와 당근과 스넥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내일 해뜨기전에 일찍 출발해야하기에 일찍 자려고 씻어러 갔는데,

캠핑객들이 우리 텐트가 있는 방향으로 가는 뱀을 발견했다.  잠은 다잤다.

그런데 나만 못잔것이 아니라 탈진직전까지 간 데이빗을 제외하곤 다 잠을 못잤다.

 

우리가 사용중인 8인용 텐트대신 행군용으로 가볍고 적은 4인동 텐트를 새로 구입해서 가져왔는데

4인용에 4인가족이라 공간도 없는데다 에어메트리스도 없이 맨바닥에 자는것도 불편한데

캠핑장이 계곡안에 위치해있어 바람소리는 나는데 바람이 텐트위로만 부는지 바람한점없어 너무 더웠다.

그런데다 뱀이 텐트밑으로 올까봐서 걱정에 팔다리 아프지 않는곳이 없었다.

(쓰레기는 도로 가져가야하기에, 한손엔 쓰레기봉지를 들고, 한손은 또 목에 건 카메라가

무겁기도 하고 흔들려서 내내 잡고 있었더니 팔 몸쌀이 났나보다).

잠들면 밤이 짧을텐데, 잠이 오지 않으니 시간이 어찌나 안가든지.

 

비가 오지 않을거라 더워서 텐트위에 덮는 Rain Fly 를 덮지 않아 반짝반짝 별들이 보여

그나마 쬐금 다행이었다.

 

겨우 잠깐 잠이 들었는데, 다른텐트에서 떠날 준비하는 소리에 눈을 떠니

4시였는데 남편도 일어나 있었다.

그래 햇볕나지 않을때 걷기도 좋고, 또 일찍올라가서 우리텐트에서 낮잠을 자자며

아이들을 깨웠더니, 앤드류가 어제 7시간 하이킹할때보다 간밤에 더 땀을 많이 흘린것 같단다.

텐트밖에 나오니 벌써 다른 캠핑객들은 떠나기 시작했다.

우리도 빨리 정리하고 떠나야하는데, 남편은 버너에 불을 켜더니 커피를 끓이고는

내가 제일 헉헉되니 먹어야 떠난단다.  난 평소 자고 일어나 금방 뭘 먹지 못하고,

또 운동도 빈속에 하는것을 좋아하기에 빈속에 가는것이 나은데, 남편을 알기에 

억지로 사과 두쪽을 먹었다.

 

5시가 되지 우리캠프장의 캠핑객들은 모두 다 출발했고, 우리만 남았는데

해가 떴는지 우리가 올라가야할 절벽이 훤해졌다.

정리하고 출발하니 5시 30분이었고, 7시 30분까진 그늘로만 다녀 올라갈때 그래도 좀 나았는데,

해가 비치는 곳을 걷기 시작하자 아직도 이른 아침이건만 연신 물을 마셨고,

데이빗은 그늘만 나타나면 피곤하다며 쉬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그길은 1.5 마일마다 수도물이 있어 뜨뜻한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되고

물을 많이 들고 다니지 않아 좋았고, 남편도 피곤한지 자주 그리고 약간 오래쉬었다.

 

올라가면서 저만큼 왔던 길을 뒤 돌아보면 이만큼씩이나 왔나 싶은데도 아직 올라가야 할

절벽이 한참남아 힘이 빠지기도 했고, 너무 피곤해서 마지막 2키로에선 10분걷다 3분쉬다를 반복했다.

온몸은 소금기로 푸석거리는것 같고, 머리카락은 가시나무처럼 뻣뻣했고,

발에 물집이생긴데다 양발을 얇은것으로 신어서인지 발가락이 자그라와서 걷는것도 불편했는데,

정상이 가까와 질수록 어서 도착해서 시원한 사이다한잔과 맥주한잔 마시고 씻고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니

발거음도 몸도 더 가벼워지는것 같았다. (앤드류를 제외하고 셋다 물집이생겼다).

그리고 마침내 출발한지 다섯시간만인 오전 10시30분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도착후 우리가 왔던 길을 보니 정말 까마득했기에 저길을 어떻게 왔나 싶었고,  

그 힘든 길을 함께온 데이빗이 자랑스러웠고, 내 체력이 아직도 괜찮은것같아 흐뭇했다.

 

올라올땐 오르막 길이 그리 힘들더니, 도착하고 나니 내리막이 고문이었다.

캠핑장가는 버스타고 내릴때부터 다음날 하루종일 내리막길엔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왔고,

걸을때 어그적거렸다.

남편말듣고 평소 계단 오르내리기를 했었어야 했고, 사전에 준비를 좀 했었야 했는데...

무진장 고생했고, 캠핑장이 계곡안에 위치해있어 해뜨는것과 해지는것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광활하고 멋진 그랜드 캐년을 제대로 보고 느낄수있었고,

편안한 여행보다 때론 고생한 경험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에 아이들에게 가족과함께한 

특별한 추억을 하나 만들어준것 같아 기분좋았다.    

 

 

2012.  7.  7. (토) 경란

 

그랜드캐년에서 하이킹하려면 5월과 9월이 가장 좋고,

여름에 하이킹을 하게되면 상위 긴팔을 하나 걸치더라도 하위는 짧은 바지를 입고가는것이 좋을것 같고,

물만 가져가는것보단 게토레이 분말을 가져가서 섞어마시니 한층 에너지가 생기는것 같았다.  

 

* 그랜드 캐년은 대형 무료셔틀버스가 약 15분-20분마다 노선별로 다닌다.

  청색 Village Route는 일종의 공원 순환버스이고

  Grand Canyon Visitor Center 는 노선버스의 터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