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D 는 미국의 고등학교 검정고시다.
결혼전에야 고졸에 대한 자격지심도 있고, 하고싶은 일들이 많은데 학력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많기에 기회가 되면 꼭 대학을 가야지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혼후에는 극복할수 없는 영어때문에 감히 꿈에도 대학을 가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여상을 졸업했기에 영어교육은 중학교 3년간과 직장다니면서 회화학원 몇년 다닌
것과, 결혼후 미국에서 ESL 반에서 주 2-3회씩 2년다닌것과 틈틈히 아동도서와 잡지,
신문읽고, 혼자서 문법공부한 수준이라 일상적인 회화만 가능하지 마음을 담은 생일카드나
감사카드 한장 쓰는것도 남편과 친구한테 도움을 받아야 할 수준이기에 친구들이 메일
보내면 난 전화로 대신한다. 친구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말과 달리 글은 증거가 남기에
스스로 챙피해서 싫다.
한국에서 돌아와서 곧장 ESL 등록했어야 했는데,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조차 잊고
있다가 우연히 커뮤니티칼리지 카타로그보다가 ESL 프로그램을 보게되었다.
한국에서 5년동안은 너무바빠 영어가 도로 뒷걸음질쳤을텐데, 그동안 열심히 아이들한테
책 읽어준것 덕분인지, ESL 에 등록하고 시험을 쳤더니 GED 반에 편성되어 있었다.
선생님이 시험점수가 잘 나와 학교에서 이곳에 보낸것 같다며, ESL 보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나을거라며 계속 오라고 했다.
ESL 반은 교사도 학생도 대부분 남미쪽사람들인데비해 ESL 반은 미국아이들이 대부분이
었다. Home School 한 아이, 고등학교 자퇴한아이, 졸업못한 아이등 20대 초반이 대부분
이었고, 어쩌다 나이드신분 몇명 그리고, 멕시칸 두명과 몽골에서 대학졸업한 솔롱고와
함께 수업을 받았는데, 대부분은 수학이 문제였고, 나는 수학만 잘했다.
고등학교땐 상고는 영어와 수학대신 부기와 주산, 타자가 중요하기에 수학도 중학교때
배운것이 거의 전부였는데, 신기하게도 25년전에 배운것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 난 수학시간엔 영어나, 사회, 과학공부를 했다.
첫 선생님인 마이클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에 다니는 30대 초반으로
대만에서 영어강사를 몇년했어며, 대만아가씨랑 교재중이었고 (수업마칠쯤 대만에서
결혼했슴) 한국엔 가보지 않았지만 불고기를 좋아하고, 한국에 관심이 많은데다
내가 예전에 학교다닐처럼 질문에 꼬박꼬박 답하고 범생이처럼 수업을 받았더니
나한테 특별히 잘해주었다. 그래 반출이 되지 않는 교재까지 특별히 주말에 집에서
공부할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영어수업도 ESL 은 회화위주인데 비해 GED 는
문법과 쓰기위주였기에 나한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회와 과학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기보단 사회는 일반시사였고, 과학도 생활과학이라 독해가 가능하면 크게 어렵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가을학기가 끝나고 겨울학기엔 50대후반이고 아프리칸아메리칸인
바브라가 수업을 맡았는데, 마이클때와 달리 수업분위기가 엄청 산만했다.
아프리칸아메리칸계열 학생들은 때만났다는듯이 수업시간에 바브라랑 잡담도하고,
친구들과 계속 잡담을 하는데도 제지하지않아 도저히 집중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 참다못해 좀 조용히 해 주었어면 좋겠다고 했더니 미운오리새끼같은 처지가 되었다.
바브라는 수학을 가르쳐 주지않고, 학생들한테 문제풀이를 시켰는데, 지목당한 20대초반의
백인학생이 자기는 여기 배우러왔다며, 이런것은 교사의 역할이지 않느냐며 항의하고는
친구와함께 나간뒤 다음부터 오지 않았다.
바브라는 자기는 수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며 수학에 대한 질문은 마이클이 다른건물에서
Tutor 반을 맡고 있어니 마이클한테 물어보라고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이 대부분
수학때문에 온 사람들인데, 이런 기초적인 수학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대학을
졸업했는지? 그리고 선생님이라면 자기가 모르는부분은 수업시간전에 답안지보고
좀 스스로 공부하든지 누구한테 배워서라도 와야하는지 이런사람도 강사를 할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처음 몇번은 영어수업이라도 했는데, 그후부턴 계속 우리한테 문제풀이
시키고 자긴 학생들과 잡담으로 시간을 때워 너무 짜증스러웠다.
GED 준비하려면 학교에있는 교재로 공부를 해야하기에 갈수밖에 없었다.
영어의 벽이 너무 높았는데다 사십이 넘어서 언제 공부해서 졸업할까하는 생각에
공부는 해도 에세이 시험이 있는 GED 시험과 대학진학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첫날 자기소개하면서 왜 이 수업을 받는지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올해 59 살 이라는 멕시칸 마리아가 공부해서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직업연수과정을 마치고
창구업무를 하고 싶다고해 나도 늦은것이 아니다는 생각을했다.
그렇지 않아도 난 독립심이 강한편인데 미국에 사는탓에 이 놈의 영어때문에 남편에게
계속 의존적으로 사는것이 마음에 들지않았을때가 많고, 다음에 혹시 남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특별한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고, 언어도 문제라 약간은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수업하면서 마이클이 나정도면 에세이만 연습하면 GED 합격할수 있을거고, 커뮤니티
칼리지도 갈수있다고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대학진학의 꿈을 다시 가지게되었다.
영어도 정식으로 공부를 해야 더 잘 배울수 있을것 같고.
마이클이 나는 에세이만 부족하니 차라리 GED 반에 가지말고, 자기한테 와서 에세이를
연습하는것이 나을것 같다고 해 일주일에 한두번씩 그곳에 가서 에세이 연습을 했는데,
마이클이 주제를 주면 적어서 마이클이 교정해주는 방법으로 수업을 받았는데, 40분동안
마쳐야할것을 처음엔 두시간걸리고, 틀린것은 또 왜그리 많은지.
그래도 마이클이 서론, 본론, 결론부분들이 잘 정리되어 연습하면 되겠다고 했다.
함께 수업받는 60대 빌이 GED 합격했다며, 나보고도 연습삼아 한번 치보라고 해
처음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쳤는데, 영어읽기, 수학, 과학, 사회는 합격을 했고,
헌법은 예전에 시민권시험칠때 쳤다고 했더니 면제를 해주었다.
예상대로 에세이부분만 낙제였다. 에세이는 문법과 함께 120분동안 문법 60문제 풀고,
나머지 부분을 에세이로 사용하면 되는데, 문법 한문제 1분씩 풀면 에세이쓸때 여유가
있을텐데 문법도 예문이 많으니 첫시험땐 25분밖에 남지않아 얼마나 허둥되었는지.
그런데다 에세이적을때 연필로 연습하고 시험지엔 볼펜으로 적어야하는데, 시간관리에
실패했기에 옮겨 적을 여유가 없을것 같아 바로 적고는 몇번이나 수정해 1%의 기대로
하지 않았다. 주제는 " 자원봉사에 관한 것"이라 주제도 쉽고 적을내용도 많았는데...
GED 시험은 불합격한부분에 대해서 3번까지 재시험 기회를 주고, 그때까지 합격하지
못하면 전과목을 다시 새로 시험쳐야한다.
비싼기름값과 왕복 시간을 고려할때 차라리 집에서 혼자 에세이 연습해서 내이웃친구들
한테 부탁하는 편이 나을것 같아, 집에서 나름대로 연습하고, 제발 연습한 주제에서
시험이 출제될수 있도록 해 주십사 열심히 기도하고 재 시험을 쳤는데, 한번도 연습하지 않은 주제였다.
그래도 시험 주제가 "학교외에서도 배우는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배울수 있는지?" 에 관한것이라 서론과 본론, 결론에 쉽게 내릴수 있는 주제였고,
시험잘치는 Tip 을 알려주는 책에서보니 본문부터 읽지말고, 문제부터 읽고 본문이
필요한 부분은 그때 그부분만 읽어라고 해 그렇게 했더니 이번엔 40분이 남았다.
그래 연습장에 연습해서 옮겨적어면서 나름대로 60%는 합격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 제발 자비로운 시험관이 채점하게 해 주십사하고 기도를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면서
서론에 링컨의 예를 들고, 본론에도 더 다양한 예를 적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시험지에 볼펜으로 적어야하는데, 연습하고 그대로 연필로 적은것
같아 불안감과 함께 또 불합격되었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험결과표 또 에세이 낙제였다.
한글로 적어면 정해진 시간내 얼마든지 다양하게 내 의견을 적을수 있는데,
어떨땐 스펠링이 확실치 않아 쉬운낱말을 사용하게되고, 문장이 길어지면 콩글리쉬가
되기에 또 단문으로 적게된다.
이제 마지막 기회뿐인데, 또 떨어지면 헌법공부도 다시해야하기에 서두러지 말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정식으로 등록해 무료가 아닌 수업료내고 정식으로 영어수업수업받으면서 문법과
스펠링에 자신있을때 3차 재시험쳐야 겠다고 결론을내렸다.
마이클이 석사졸업하고 그 커뮤니티칼리지에 정식 강사가 되었는데, GED 합격하지 않아도
커뮤니티칼리지에 등록해서 다닐수 있다고했다. GED는 대학학점채워 졸업하기 전까지
합격하면 된다고. 물론 외국에서 고등학교 마친 사람은 GED 대신 토플시험을 봐도 되지만,
졸업증명서등도 번역해야하고, 토플보다 GED 가 쉽다고하는데다 이왕 도전했으니
꼭 합격하고 싶다.
그리고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하려면 입학시험격으로 영어와 수학 두과목에 한해 시험을 쳐서
결과가 대학과정에 못미치면 그 아래단계 (몇단계나 있슴) 에서 부터 수강해
C 점수이상 될때 상위 수업을 받을수있다. 이런 과정은 학점인정이 되지 않기에
시험을 잘쳐 대학과정이 한단계아래 코스에서 수강하는것을 목표로 다시 문법공부하고
있다. 점수 1점차때문에 지불해야될 수강료와 4개월이란 시간을 생각하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데, 혼자 공부하려니 책이 수면제인지 30분을 못넘기고 졸기 일쑤다.
GED 합격하고나서 칼럼에 합격기 적으려고 했는데, 내 교만에 대한 경고였나 싶다.
공부도 때가 있다고 했는데, 정말 늦게 공부하니 이해력은 되는데 암기는 정말 안된다.
안그래도 반백인데 흰머리만 늘어가고, 남편한테 큰소리쳐놓았는데, 나중에 낙제받아 창피당하게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배움의 진척이
생기는것 같아 혼자서 뿌듯해하기도 하고, 목표가 있어좋고, 시간날때마다 해야할 일이 있어니 좋다. 그래 하루가 너무 짧다.
학교다닐때 배우는 즐거움을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된것으로 행복하고 감사한다.
옛 성인께서 "배우고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것 같다.
추신 : 한국에서 Language course 오는 대학생들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끼리
하는 수업인 Language course 보다는 차라리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정식 수업을
듣는 편이 훨씬 나을것 같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지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기에
지역민들은 수업료가 저렴하고, 외국인들도 비싸지만 수강할수 있다.
학교마다 기숙사도 다 있고. 수강신청도 필수, 선택무시하고 희망하는 과목만
하면되고, 또 미국의 4년대학 졸업을 목표로 할때도 비싼 4년제 대학보단 저렴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2년 수업하면서 영어능력을 키워서 3학년부터 편입하는것도
경제적인 면에서 훨씬 나을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