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 캠핑

생고생했지만 즐거웠던 옥녀봉 산행과 내사랑 통영

앤드류 엄마 2011. 12. 7. 14:15

 

 

산을 좋아하는데, 내가 사는 이곳은 동서남북으로 몇시간을 가도 산이없다.   

그래 한국에 가면 꼭 한번이라도 등산을 하곤 하는데,

지난번엔 운좋게 절친들과 함께 옥류봉으로 유명한 사량도에 있는 산에 가게되었다.

 

산행하기 전날 오후에 통영에 사는 친구가 "내일 옥류봉에 가는데, 그산이 산세가

참 아름다운데 같이 갈래"하고 전화로 제의했을때, 난 이미 다른 친구와 함께 다음날

해운대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그동안 가보지 못하고 이름만 들었던 사량도에 대한 호기심에다

산봉우리에서 보는 다도해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친구들과 오랫만에 함께 산행할수있겠다는 기쁨에

해운대 가기로 약속한 친구에게 해운대 대신 내친구들과 옥류봉에 가지 않겠냐며 사정을 했더니,

낯선 만남을 많이 어색해하는 친구가 고맙게도 일면식도 없었던 내친구들과의 산행에 동행해 주었다.  

 

작은 섬에 있는 높지않은 산이라 별 생각없이 동네 뒷산가는 것처럼 가볍게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이 산을 다녀왔던 통영친구가 아니었슴 큰일날뻔했다.

입구에서 얼마 올라 가지않아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되어 두발이 아닌 네발로 기어야했고,

산봉우리를 몇개나 넘고, 옥려봉으로 해서 선착장으로 내려 가야하는데, 정상이라고 해봐야  

해발 400 미터 미만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다 바위산이라 경사가 심한곳은 밧줄을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야해 군사훈련 받는 기분이었다.

어떤곳은 80도 경사로 설치된 꽤 긴 철계단을 타고 내려와야했는데 오금이 다 절었다.

친구가 장갑을 준비해 오지 않았으면 손바닥이 꽤나 고생했을뻔했다. 

 

등산로가 산 등성이로 이어져 있고, 바위산이라 나무가 없어 여름엔 몹시 더울것 같다.

 

그러나 산위에서 주변의 절경들을 보노라면 힘들었던 순간들은 벌써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가슴속에서 바로 탄성이 울려나온다.  카메라가 고장난것이 어찌나 아쉽든지.

아찔했던 절벽들을 생각하면 자신이 없는데, 그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에 아련거려 

다음에 성능좋은 카메라가지고 꼭 다시한번 더 가고싶다.

 

우여곡절끝에 친구들과 오랫만에 산행도 하고 배도 타고, 또 서로 만난적없던 내친구들이 만나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 참으로 행복했던 하루였다.

이 산행을 시작부터 끝까지 완전하게 해준 통영지킴이 친구 명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사량도와 주변 섬을 운행하는 여객선

객실이 큰 방으로 되어있으며, 방바닥이 따뜻해 승객들 대부분이 바닥에 누웠는데,

난 통로에서 푸른바다와 하나씩 둘씩 나타나는 섬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    

 

산위에서 본 사량도  (친구의 휴대폰으로 촬영)

 

사진 출처 : http://cafe.daum.net/cntm/MOTn/25?docid=1IEUR|MOTn|25|20101108193458

 

우리를 쪼리게 만든 첫 난관, 그러나 저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몇일전에 이 험한곳을 산행 하고서 남편과 우리를 위해 다시 안내산행을 해준 친구명희 그리고 미애와

(근데 그날 친구남편에게 갑짜기 일이생겨, 친구는 아마 한번더 남편과함께 옥려봉을 올라야할것같다)

 

 

 

해운대 대신 옥려봉으로 끌려온 친구와 함께

*친구의 폰 메모리가 얼마남지 않아 사진을 몇장밖에 못찍어, 어쩔수 없이 친구들의 사진을 올린다.

사진을 빌려오기위해 옥려봉 이미지 검색을 했지만 이 사진의 경치가 더 좋은것같다.

 

우리가 지난온 봉우리였나 지나갈 봉우리였나?

 

산봉우리를 오르고 내릴때 이렇게 밧줄을 타고 다녔다

(이곳에서 후배는 등산화 한쪽 밑창을 바위사이에서 잃고  선착장까지 밑창도 없는 등산화를 신고갔다 )

 

사진 출처 : http://cafe.daum.net/cntm/MOTn/25?docid=1IEUR|MOTn|25|20101108193458

오금이 다 절었던 80도 경사의 끝없던 계단

 

아찔한 옥려봉

 매년 한명씩 옥려처럼 낭떨어진다는 무시무시한 봉우리로, 그날도 사고가 발생해 헬기가 왔다. 

옥려봉에서 내려갈때도 반대편에 있는 급경사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하는데다 

밧줄이 있는 아래까지 내려갔는것도 무지 험난했다. 

겁이많은 나와 내친구와 후배는 기권하고 옆으로 난길로 둘러갔다.

그 길이 없었으면 왔던길을 되돌아갈수도 없고, 무지 반갑고 고마운 길이었다. 

 

명희따라 옥려봉까지 올라갔던 미애가 겨우 내려와서는 기권한 우리에게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단다. 

옥려봉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니, 특히 여자들은 표정이 얼었거나 노랗게 변한사람들이 많았다  

친구 미애도 내려가다 바위에 머리가 부딪혔다고해 걱정을 했는데 괜찮아 다행이었다.

   

 

그 유명한 충무 김밥 (전국에 유명한 모식당보단 통영에서 소문난 집의 김밥이 더 맛있었다)

 

창원, 마산과 많이 비교되는 통영의 횟집 (제주횟집)

 

사진출처 : http://cafe.daum.net/inpyungcafe/8Ja/30?docid=EMJW|8Ja|30|20080727131137

케이블카가 있는 통영 미륵사 정상에서 보는 다도해

 

다음날 이곳으로 산행할 예정이었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을것 같아 포기했다.

(벌써 몇번째 말만하고 실행하지 못해 다음번엔 꼭 가보고 싶다)

 

사진출처 : http://cafe.daum.net/photomac/bUSS/42?docid=1MgAN|bUSS|42|20111115204310

 

20년전에 가 보았던 소매물도 (여객선이 통영에서 출발한다)

지난번에 친구와 가려다 일정상 가지 못했는데 다음엔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미국친구들에게 이 아름다운 통영과 다도해를 꼭 보여주고싶다.

 

시인 유치환님을 필두로 박경리님등 수많은 예술가가 탄생한 통영,

통영에 가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될것 같다.

 

멋진 산에  아름다운 다도해가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고, 그리운 내친구가 살고있기에,

  난 통영이 너무 좋다.

 

 

2011.  12.  6. (화)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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