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뒤뜰 한쪽에 있는
텃밭에서 가꾼
상추를 시작으로 오이,
토마토, 피망, 고추, 애호박등이
우리 가족들에게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었는데
이제 거의 끝물에 다다랐다.
거의 파장인 텃밭(지난 주말의 모습)
올핸 씨앗으로 모종을 키울 시기에
남편이 건강에 이상이 생겨 늦었는데다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
텃밭 농사 23년간 가장 흉작인 듯
텃밭 끝물 수확
남편이 제법 농사를 잘 짓는 편인데,
오이가 씨앗이 오래되어서인지 더 커도록 두었다간 금방 노각이 되었다.
해마다 참외도 제법 많이 따 먹고, 이웃도 몇 개 주고 하는데,
올핸 벌레먹은 참외 하나뿐이네
밖에서 햇볕에 며칠 동안 1차로 건조하고
고추 깨끗이 닦아서 반등분해서
건조기로 2차로 밤새 건조해
분쇄기 (food processor)로
고춧가루를 만들었다.
햇볕에 있는 기간과 고추 건조기 온도가
맞지 않는지
엄마가 주신 고춧가루보단 색깔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위생만큼은 최고일듯.
건고추는 겉보기에 괜찮은것 같은데도
안에 곰팡이가 핀 부분들도 있고,
밖깥부분이 쪼끔 상했는데
안은 바깥보다 더 많이 상한 것들이 있기에
철저하게 확인해서 깨끗한 부분만 사용했다.
고춧가루만큼은 슈퍼에서 파는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그동안 한국에 계신 친정 엄마가
고추농사 지은 것으로 만든
고춧가루를 얻어서 사용했다.
그런데 이제 엄마가 농사를 거의 짓지 않기에
김장 김치 약 50 포기와
1년 내 먹을 고춧가루를 자급자족할 계획이다.
한데 남편이 올핸 고추를 적게 심었는데
유달리 병든 고추가 많아
자급자족이 가능할런지?
끝물인 토마토
올핸 토마토도 벌레 먹고, 상한 것들이 많아서
살사와 소스, 타코 만들 때 시간이 더 오래 소요되었다.
그동안 매주 토마토를 많이 따었다.
매 주말마다 살사를 위 사진보다 더 많이 만들어서
먹고 또 주변 사람들에게 주었다.
깻잎 장아찌도 담고 (첫날)
더 일찍 담았어야 했는데 바빠 시기를 놓쳤다.
질기면 먹을 때마다 전자 레인지에 익혀봐야겠다.
남편이 올해 처음으로 단호박을 심었다.
익어면 누렇게 변하는 호박과는 달리
단호박은 초록색이라
익은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남편이 덜컥 따 와서
전자렌지에 통으로 넣어 약간 익혀서
조각으로 잘라 다시 전자렌지로 익혔다.
수확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한국슈퍼에서 구입했던 단호박보다 더 맛있었다.
아침마다 몇 조각씩 데워먹고 있다.
내가 냄새 치라 신선한 맛을 모르는 게 아쉬웠다.
시간이 없었어 부추는 올해 딱 2번 먹고
다음에 다음에 하다 부추 꽃밭이 되어 버렸다.
대파를 너무 늦게 심어
쪼끔 밖에 자라지 않았다.
아직 하나도 먹지 못했다.
바빠서 고춧대 세울 시기도 놓치고.
오래된 씨앗을 사용했는 건지?
씨앗을 잘못 구입한 건지?
긴 호박이 수확할 시기를 조금만 놓치면
씨앗이 있는 안 부분이 금방 커지고,
먹을 수 있는 속살 부분이 지극히 적었다.
아까와서 버리지 못하고 아주 적은 살이나마 취했다.
텃밭의 울타리에 있는 포도가 익었다.
알맹이는 작지만 당도는 아주 좋다.
몇 년 전에 심은 배나무 두 그루에서 마침내 작은 배를 수확했다.
일찍 수확한 배 한 그루는 괜찮은데,
사진 위의 배나무는 모과처럼 배들이 울퉁불퉁했다.
그 배는 이곳저곳에 심 많아서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내 제부가 미국 출장길에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제부가 미국은 집집마다 저렇게 뒤뜰이 넓은데
왜 사과나무든 과일나무를 심지 않느냐고
의아해하셨다.
미국의 시골엔 사과나무라도
몇 그루씩 있는 집들이 많은데,
다른 곳에선 왜 과일나무를 심지않는지?
시골에선 집에서 딴 사과로
애플소스와 애플파이를 많이 만들어서
냉동보관해 두고선 오랫동안 먹는다.
작은 토마토 만한 배
첫해라 언제 따야 할지 몰라
때를 놓친 배들은 너무 익어 불고기 절일 때
사용하려고 배효소로 만들고,
입가심으로 하나씩 먹고 있다.
뒷뜰과 텃밭 울타리에 심은 과일나무 덕분에
집에서 딴 복숭아를 시작으로, 배, 포도를 먹고,
몇달후면 골프공보다 적지만
달달한 홍시도 먹을수있다.
배 효소 - 불고기 절일 때 사용할 예정
주말에 고추 작업하고, 살사, 깻잎 장아찌, 배 효소 만들고,
버렸을 호박들 살만 취해서 호박볶음 만들었더니
하루가 금방이다.
한국 방문했을 때 친구엄마를 만나 인사를 드리고, 안아 드렸더니
손에 뭘 쥐고 있었어 네 인사를 제대로 못 받는다고.
그래 손에 쥐고 계신 게 뭐냐고 여쭈었다니
쑥스러워하시며 손을 펴셨다.
완두콩 3알이었다.
길에 이게 떨어져 있더라고.
길에 떨어진 완두콩 한 알도 줍는 게
농부의 마음인듯.
내 친정아버지께서 살아계셨을 때
아버지의 옷들을 세탁하기 전에
윗옷 주머니를 확인하면
콩한두알이 나오곤 했다.
일하시다 밭에 떨어진 콩을 주워
주머니에 넣어두신 것이었다.
나 또한 그런 농부의 딸로
부모님의 농사일과
남편의 텃밭 농사일을 도우며
노동과 땀과 콩한알의 소중함을
또 감사함을 알기에
벌레 먹었거나
때를 놓친 농산물들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먹게 된다.
여긴 서리가 빨리 오니
이제 텃밭농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텃밭과 텃밭에서 나오는
고마운 것들이 더 소중해 지네.
한번씩 잡초를 뽑아줘야 하니
덥고, 시간없을때 반갑지 않지만,
우리 텃밭에서 난 상추와 오이와 토마토, 호박, 고추...
슈퍼에서 구입한 것들과는
비교 불가이기에 텃밭이 고맙고,
직장다녀며 텃밭을 잘 가꾸어 준
남편이 고맙다.
2025. 9. 18. 목요일 밤에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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