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11/28) 쌩스기빙데이였다.
매년 쌩스기빙엔 남편이 비상근무를 마친후라
피곤해서 시누네에 가지 않고,
이웃들이나 친구들의 초대를 받아 함께했었다.
초대받아 갈 때 주인과 음식을 의논해서
몇 가지 음식을 만들어 간다.
그런데 올핸 우리 가족을 초대해 주었던 사람들이
다들 초대를 받아갔고,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명절이라
큰 시누가 초대를 했는데,
(해마다 땡스기빙은 큰 시누네,
크리스마스는 작은시누네에서 모인다)
김장도 해야 하고,
큰 시누네 가고 싶지 않아서
바쁘다고 사양했다.
땡스기빙부터 일요일까지
4일 연휴지만 전날 정상근무에
근무 마치고 장을 봐야 하니
시간이 없는데
쌩스기빙은 함께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분위기도 나고 오랜만에 함께해
밀린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니
이왕 음식을 하는 김에
올핸 우리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할까 하는 오지랖이 발동했다.
타운의 유일한 한인 친구가 멀리서 온 아들과
셋이서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해 초대를 했더니
아들이 그날 집에서 할일도 많고,
아들이 집에 있을동안 한국 음식 많이 먹이고 싶고,
또 갈때 싸줄 음식 만들어야 하니
자기 가족들끼리 조용해 보내겠다고 사양했고,
두번째 친구도 그날 어떻게 될지 알수없지만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사양했다.
두 지인들이 내 초대를 사양한 후,
다시 생각해 보니 손님들이 오시면
집 청소도 해야 하는 데
남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김장도 해야 하기에
손님초대가 무리인 것 같았다.
그래 더 이상 초대할 사람들을 찾지 않고,
우리 가족들끼리 보내기로 했다.
파트타임으로 일할 땐 휴가는 없었지만,
무노동 무임금이라 쌩스기빙 전날 쉬었는데,
지난해 풀타임 되고부턴 전날 쉬려면
며칠 안 되는 휴가를 사용해야 되기에
여행 갈 때 휴가를 사용하기 위해 근무를 했다.
퇴근 후 김장배추를 비롯해 재료들 구입하기 위해
한국슈퍼를 비롯해 마트 4곳 들렀다가
집에 오니 밤 10시 20분이었다.
아침 7시 15분에 출근했으니
근 15시간만의 귀가였다.
장 본 것 정리하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고,
우리 가족끼리라 부담이 없었어였는지
쌩스기빙날 늦게 일어났다.
독박 쓴 쌩스기빙 식사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음식 가짓수가 많아져 더 풍성했을 텐데.
양대 명절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한 달 사이라
가족이 멀리 있는 사람들은 쌩쓰기빙을 친구들과 보내
프렌즈기빙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고.
쌩스기빙에 다 함께 음식을 만들면 좋을 텐데,
남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데이비드는 그날 생일이라 일 시키기가 뭣해 놀게 두고,
앤드류에게 도와달라고 할 참이었는데,
앤드류는 전날 친구들과 배구를 하다
하필 오른손 검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다쳤다고.
우리 식구끼리만 해서 터키(칠면조) 대신 햄을 구입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쌩스기빙 탑 5에
오븐에 구운 마카로니 치즈가 들어가 만들어봤다.
앤드류가 부탁한 그린 빈 어니언 케스롤에
우리 집 세 남자가 좋아하는 치즈 포테이토 케스롤
냉동 감자대신 생감자 삶아 껍질 까고 깍둑썰이해서 만들어
시간소요가 많았다.
먹을 때 보니 남편이 좋아하는 스타핑이 빠졌네.
남편이 늘 직접 만들어었다.
진짜 게살로 만든 김밥도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었어 포기.
남편도 데이비드도 파이를 좋아하지 않아
데이빗 생일 치즈케이크로 대신.
27살 생일을 맞은 데이비드
나이를 알고 깜짝 놀랐다.
아들 나이도 몰랐다니...
아들이 한창 나이에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다 소비하지 말고
자기 개발을 좀 했으면.
만든 음식은 몇 가지 안 되는데 설거지는 얼마나 많은지?
설거지까지 독박했더니 하루가 다 갔다.
세 남자들에게
나 혼자 음식 하고, 설거지까지 하는 독박은
이번 쌩스기빙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직장 다니는 내가 오지랖이 발동해 초대를 했는데,
(초대한 두 지인은 1명은 은퇴했고, 한 명은 전업주부)
그분들이 사양하지 않고,
가족들이 오셨으면
일찍 일어나서 청소하고 준비하느라
많이 피곤할 뻔했다.
그렇지만 쌩스기빙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쌩스기빙 분위기도 나고 은혜롭기에
단출했던 쌩스기빙이 약간 아쉬웠다.
만약 내년에도 우리 식구들끼리
쌩스기빙을 맞게 될 땐
미리미리 준비해서 손님을 초대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2024. 12. 1. (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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