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아들의 생일을 위한 내 수고를 알아준 아들의 여친

앤드류 엄마 2024. 4. 24. 20:44

어제 화요일 앤드류의 생일이었다. 
어제 앤드류는 휴무지만,
앤드류 여자 친구를 비롯해 
나머지 가족들이 스케줄이 맞지 않아
 일요일에 집에서 생일 저녁을 먹었다. 
 

차린것에 비해 시간 소요가 엄청 많았던 생일상 
 
토요일 낮엔 집안일하고, 저녁때도 바빠서 
밤늦게 치즈케이크 만들고, 불고기 고기 썰어서 재우고 나니 
밤 2시가 넘었다. 
그리고 앤드류가 부추 겉절이와 부추전을 좋아하기에 
다음날 일요일엔 교회 갔다 와서 
 우리집 텃밭에서 난 초벌부추를
 몽땅 다 베어서 몇 시간 걸려 손질해서  
부추, 양파, 오이 겉절이 하고,
 나머진 부추전을 만들었다.
* 월-목은 내가 10시부터 6:30 까지 근무해  
    부추 손질할시간도 없고, 먹을 시간이 없기도.  
*간헐적 단식중이라 도시락 2개 준비해 가서
  점심과 저녁을 학교에서 먹고온다.
 
치즈케이크와 불고기, 부추전 만드는데 
8시간쯤 소요되었는 듯. 
 
아들이나 남편이나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내가 그들을 위해 
얼마나 수고를 했는지 알지 못하니 
공치사가 필요하다. 
그래 아들에게 본인 생일저녁을 준비하느라
수고한 시간을 말했더니 "땡큐"라고 했다. 
 아들의 여자 친구가 아들의 대응을 듣고선 
아들에게 네 엄마가 너를 위해 저렇게
많은 시간을 수고를 했는데,  
그냥 "땡큐"만 하냐고. ㅎㅎ
표현력 없는 우리 집 남자들에게  
   그 이상을 원하는 것은 무리인데... 
 
조미김을 좋아하는 미국인들도 많지만, 
여긴 가장 가까운 바다가 13시간이나 떨어진 내륙이라
 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 이웃들 중 조미김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미역국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이 여자 친구가 미역국까지 먹었다.
그래 미역국을 비롯해 부추전과 불고기를 나눠서 
  아들과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다 싸주었다. 
  보내고 나니 생선 전 남은 것을 깜빡했다. 
 
뉴욕주에 살았던 내 친구가 
내게 자기 옆집 미국 할아버지가 미역국을 좋아하더라며
나보고 미국인들 초대하면 미역국도 끓여줘 보라고 권하길래
내 이웃들을 초대했을 때 미역국 끓였는데,   
한번 맛보고는 다들 바다냄새난다고.
뉴욕주는 바다와 가까워서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긴 내륙이라 해산물은 연어와 대구와 메기 생선튀김과
새우정도 좋아하는 듯. 
 

 
아들이 치즈케이크를 원해서 만들었는데,
집에서 만든 치즈케이크는 자를 때 깨끗하게 되지 않기에 
남편이 그냥 샘즈에서 냉동 케이크를 구입하면 될 텐데  
바쁘면서 굳이 만들었다고. 


냉동 케이크는 잘라져 있어 
장식하기가 불편하고,
앤드류는 아빠랑 달리 내가 직접 만들어 준 것에 더 고마워함. 
 
수고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선 수고할 필요가 없기에
남편에겐 치즈케이크를 그냥 사준다. 
그런데 남편은 또 당근케이크를 좋아하기에 
생일 때 당근케이크를 만들어준다.  
 

 

생일 식사는 미리 했지만,

그래도 생일인데,

 여자 친구가 휴가를 못 내니 

어제 퇴근 후 아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앤드류와 한 번씩 갔던 한식당이 앤드류 아파트 인근에 있었고, 
앤드류가 그곳을 원했다. 
난 평소보다 저녁이 늦었기에 
고기 먹으면 어쩌나 했는데
 (고기는 2인분 이상이기에)
고기 굽는 테이블이 아니라 일반석에 앉겠다고. 
 
  해물 파전과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웬 김치찌개.
 집에 오면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생각해 보니 김치찌개 해 준 적이 별로 없었네. 
난 우거지 해장국.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은 해물 파전뿐만 아니라
김치찌개와 우거지 해장국을 따로 포장해 왔다. 
 

생일 케이크 대신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가게를 검색했더니 
근처에 멕시칸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었다. 

호기심에 갔는데, 

앤드류의 망고 아이스크림은

 네겐 신맛이 너무 강했다.

 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외식값만 비싼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도 비싸네.
저 아이스크림 2개가 $12.97


아들의 생일에 아들의 여자 친구가 근무한 덕분에 

두 번이나 생일 축하를 함께 할 수 있었어 

좋았던 것은 뭔지?ㅎㅎ

돈 뿐만 아니라 바쁜 내 시간을 몇배로 사용했는데.

 

앞으로 점점

아들과 함께 할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을 건데

아들과의 애정 통장 잔고가 빈약하니  

아들이 시간을 줄 때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어 

부지런히 애정 통장에 잔고를 쌓아야겠다.

 

 아들이 여자 친구으로 인해  

내 수고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더 갖게 되니 

   내가 아들 여친 덕을 다 보네.

 

2024.  4.  24.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