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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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시어머님 생신겸 1년에 한번가는 시댁에 처음으로 남편만 보내다

앤드류 엄마 2022. 8. 8. 14:30

8월 3일(수) 시어머님의 95세 생신이시라

생신 축하도 해드리고,

시어머님을 도와주신분들과 친구분들께

점심 식사 대접이라도 해 드릴겸

시어머님 생신 전후 주말에 시댁에 갈 생각이었다. 

 

시댁은 운전시간만 8시간이나 소요되기에 

일년에 겨우 한번씩 방문하고, 

시어머님이 연세도 많으시니 

 난 당연히 남편도 나랑 생각이 같은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이 올해 본가에 갈 계획이 없다고.

그래 당신 어머니시고 연세도 많으신데, 

앞으로 몇번이나 더 뵐수 있겠냐고 말하면서 

무정한 남편에게 실망스럽기도 하고해 화가 다 났다. 

 

정이 없어셨던 시어머님의 노후가 안스러웠고, 

 아들만 둘인 내 노후를 보는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시누들이 가게되면 남편도 갈것 같아서

한달전에 작은시누에게 통화할때 이야기했더니 

큰 시누가 어머님 거처에 대해 다함께 의논할 일이있다며 

 날짜를 맞춰서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 이왕가는것 어머님 생신 전.후 주말에 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몇주뒤에 연락이와서 8월 첫주에 가자고. 

 

시누들은 이번이 마지막 생신이 될지도 모른다고. 

그러면서 내가 말하기전엔 생신쯔음에 갈 생각이 없었는지?

속으로 네 엄마인데 참 모르네, 

아마 100세 생신을 맞으실거야 했지만 

그래도 사람일은 모르고,

나이드신 시어머님 뿐만 아니라

우리도 내년에 어떻게 될지 알수없는게 사람일이라 

자식들이다 함께가서 시어머님 생신을 축하해 줄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큰시누도 8월1일에 60세 생일이었기에 

겸사겸사 다 함께 축하를 해 주면 되겠거니 했는데,

막상 날짜가 가까와 오니

주말에 출근하는 데이빗이 신경이 쓰였다.

내가 어머님 생신에 가자고 바람을 잡았는데...

 

그래 데이빗에게 3일동안 너혼자 출근하고 

지낼수 있겠냐고 했더니

녀석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싫다는 뜻으로, 본인은 성인인데 

엄마한테 안된다고 하기엔 뭣하니 대답을 못한것같다).

 

녀석이 아스퍼거인데다

친정 식구들은 한국에, 시댁은 타주에 있어 

녀석을 부탁할 사람이 없었기에 

결혼후 한번도 녀석을 집에 두고

우리부부가 하룻밤이라도 집을 비운적이 없었는데다

허약한 녀석이 아침일찍 출근해서 10시간씩 육체노동을 하고선

3일씩 혼자 챙겨먹고 출근하는게 싫은듯.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사정이 아니더라도 시댁은 너가 가기 싫어면

 안가도 된다고했다. 

 

 시누 둘다 음식하고, 설겆이하는것을 좋아하지 않아

내가 주로 하지만, 일이 많지 않아

그렇게 불만스럽지는 않았고,

시댁에 1년에 한번가는거고, 

미시건 북쪽끝이라 여름엔 날씨도 좋고, 평화롭기에 

 한번도 마지못해 간적은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고생하는 데이빗을 놔두고 

시어머님과 시댁을 챙기는게

   그렇게 즐겁지가 않을것 같았다. 

그리고 또 내마음 한구석에 

이번 기회에 내 빈자리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마음도 쬐끔 있었는듯. 

 

그래 남편에게 데이빗이 혼자 지낼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안하니 안되겠다며

이번엔 당신 혼자가라고 했더니 바로 알겠다고. 

너무 쉽게 당연한듯 오케해 내가 다 어리둥절했다. 

그래 남편은 결혼후 처음으로 나와 아이들 동반하지 않고 

  혼자서 아니 누나와 여동생과 함께 본가에 갔다. 

 

큰딸, 아들, 막내딸과 함께 한 시어머님 (95세 생신)

 큰사위와 며느리, 손주들 불참 (작은사위 작고)

사위, 며느리, 손주들 다 함께 참석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케익은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생일날 케익을 주는 행사에 

시어머님께서 신청하셔서 당첨되셨다고. 

 

생신날 시어머님께 전화드리면서 

데이빗이 주말에 출근해서 이번에 못 가게 되었다며

이번엔 어머님 자식들과  잘 보내시라고 인사했더니

웃어시며 알았다고. 

 

큰시누 생일날 큰시누에게 축하인사 하면서  

사정 설명하고 그렉 혼자 가게되었다고 했더니

그럼 목요일에 자기 집으로 와서 셋이서 함께 가자고 했다. 

(두 시누는 차로 10분거리에 산다).

 

시어머님께서 금요일에 의사 진료가 있으니 

다 함께 의사도 만나보고, 

금요일엔 레스토랑에서 시어머님 생신 축하식사를 하고, 

토요일엔 킴부부와 시어머님 친구분들을 초대해 

Cookout 하면 되겠다고.

 

남편이 목요일에 출발해 큰누나네까지

3시간 30분만 운전하면 되고,

또 목요일에 다 함께 한차로 시댁으로 가면서

셋이서 이야기도 나누고,  

금요일에  다 함께 의사를 만났으니 

  남편 혼자 가길 잘 했다.   

 

  이번 생신이 시어머님의 마지막 생신이 아니기를. 

어머님이 건강하게 잘 지내셔서

내년엔 우리 가족이 다 같이 가서

  생신 축하해드리게 되기를. 

  

2022.  8.  8.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