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에게 집을 왜 사줘야 해

앤드류 엄마 2022. 3. 20. 12:25

 

봄을 기다리며 - 지난해 봄 우리집앞 

 

한국사는 친구와 통화중에

앤드류가 대학대신 취업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친구가 앤드류는 이제

너가 집만 사주면 사는데 아무 문제 없겠네란다.

내가 놀래서 내가 왜 앤드류에게 집을 사줘야 해? 했더니 

아니 미국은 자식들에게 집 사주는 부모가 없냐고 ?

 

부모들도 대부분 결혼할때 월세로 시작해서

20년 - 30년짜리 융자금 받아

집사서 융자금 갚고 나면 은퇴할 나이인데

어떻게 자녀들에게 집을 사 주냐고.  

자식들 대학 학비 지불해 주는 부모도 많지 않다고 했더니

그래도 집을 사 주는 부모들이 있지않겠냐고.

 

정말 돈이 많은 부모들중엔

 자녀들에게 집을 사 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부모들처럼 결혼할때 월세로 시작하거나  

본인 형편에 따라 콘도나 작은집을 

은행융자금(보통 집값의 85%)으로

집을 구입하는 편이다.

 오래된 작은집을 구입해서 직접 고쳐서 사는 사람들도. 

결혼할때 위의 오래된 작은 집을 구입해서 수리해서 

신혼을 시작한 내 젊은 친구 닉 (2021)

 집을 직접 고치며 많이 행복해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앤드류가 고등학교때 

교회 고등학교 담당 목사님댁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해

파티에 갔다와서는 목사님집이 작더라고. 

우리집과 비교했나보다.

그래 목사님이 결혼한지 몇년 되지 않았으니 

작은 집에 사시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엄마, 아빠도 결혼하고 허름한 아파트 렌트로 살다

아빠가 파견다닌 덕분에 큰집에 살았고,

4년뒤에 융자금 받아 처음으로 우리집 샀을때 

지금집보다 작았다고 설명해 주었다.

 

대학재학중에 결혼해 월세도 없었던 

우리 교회 찬양 목사님은

할머니 한분 사시는 집에 방한칸 얻었고,

렌트비 대신 집안 일을 도와주었다고.

둘이 사랑해서 결혼하는데,

둘만 있으면 되지 더이상 뭐가 필요하냐고. 

사랑꾼 부모 영향인지 목사님의 네 자녀들도 

모두 아무것도 없이 20대 초반에 결혼을 했고,

엄마, 아버지처럼 다들 잘 살고 있다.  

 

미국은 전세가 없고, 다 월세인데다

또 월세가 비싸니 

집값비싼 대도시들은

방 한칸에 2,000 - 4,000 달러나 되고,

중소도시들도 1,200 달러이상에

 대학 학비도 비싸 학자융자금도 많고, 

자동차값 월부금등이 있어 

 결혼전에도 연봉이 엄청 많거나

엄청 알뜰하지 않으면 저축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결혼해서도 마찮가지라

 결혼식 비용과 학자융자금등으로 

마이너스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부부들도 있고,

평균수입으로 사는 사람들중 알뜰하지 않으면 

 여유돈 몇백만원도 없는 사람들이 50%는 되는듯. 

 

그런데다 데이케어 (영육아 돌봐주는곳) 또한 비싸니 

잘나가는 연봉센 직업군의 사람들을 제외하곤는 

어린 아이들 키울때나 아이들 학교다닐때나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대부분이 저축을 못하고,

 몇십년동안 융자금 갚으며 사는 구조라

융자금 다 갚고 난

50대 이후부턴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는것 같다.

자녀들의 대학학비와 생활비, 결혼비용, 전세비등을 

부담해주지 않아도 되니까.

 

그리고  부모님 돌아가신후 

  부모님의 집이나 콘도, 금융재산을   

      유산으로 상속받기도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안정된 상태라 

  부모 유산이 그렇게 요긴하진 않을것 같다.

 

그런데 갈수록 양로원비가 비싸져 

(한달 6,500 달러 이상) 

양로원에 오래 계시게 되면 평생 모은 재산

   양로원에 다 바치게 될듯. 

 

사람사는 일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듯

같은 돈이라도 정말 필요할때 주어야 도움이 되기에  

집살때 좀 지원해줘서

이자가 비싼 은행 융자금을 적게 빌리게 도와주거나 

입금된 은행이자로 빌려만 주어도 훨씬 도움이 될텐데, 

노후자금인데 혹시라도 자녀들이 돈을 갚지 않을까봐 

  대부분이 자녀들과 돈거래를 하지 않는다. 

 

친정아버지께서 돌아가실때 생각지도 않았는데

 유산으로 내게 천만원을 주셨다.  

내가 연년생으로 둘째를 낳았을때 

남편은 10개월동안 주 7일 하루 12시간씩 비상근무중이었고, 

겨울이 시작되었고, 난 산모인데 

앤드류는 눈만 뜨면 밖에 나가자고 하니 힘들었다.

(당시 시아버지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셨고,

시댁이 8시간 거리라 시어머님께서 저녁에 도착하셔서

다음날 하루 데이빗과 앤드류 돌봐주시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셨다).

 

 그때 아버지께서 유산 대신

 이백만원쯤 도와주셨다면

앤드류를 잠시 데이케어라도 보낼수 있었기에 

   정말 정말 고마왔을것 같다. 

 남편이 휴일도 없이 12시간씩 일하고 있는데

남편에게 힘들다고 말하기 미안해서

말을 하지 않았던 내탓이기도 했지만.

 

그래 남편에게 위의 글에 대해 설명해주고는 

도움을 줄때 타이밍이 중요하고,

우리가 죽을때 앤드류와 데이빗에게 분명 유산을 줄텐데

앤드류와 데이빗 집살때 도와주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앤드류가 1년에 얼마나 많이 버는데 

집 살려면 저축해서 충분히 살수 있단다.

 

남편과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둘다 고등학교 마치고 부모님으로 부터 자립해서 

결혼후 여지껏 양쪽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거라곤

결혼할때 시부모님께 받은

실버세트 (포크, 나이프, 스푼세트) 한세트가 전부다. 

 

나는 맏이라 결혼전에 동생들과 함께 살때

 모든 생활비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을 비롯해

   일체의 살림살이를 내가 다 준비해야했고,   

또 동생들과 함께 살았던 아파트를

구입할때 60%를 부담했고, 

(생각없이 아버지 명의로 했다 날아갔지만)

결혼식 비용을 포함해 모든것을 내가 저축한 돈으로 했었다.

(직장동료들과 내 친구들이 준 결혼 축의금도 부모님에게 드렸었다),

 남편이 아무것도 필요없다고해서 저축한 돈이 많아서

내돈은 필요없는줄 알았다.^^

 

결혼해서 보니 남편은 연금외에

은행잔고와 금융자산포함 총 재산이 삼백만원인가 밖에 없었다.

남편이 자기처럼 나도 돈이 없는줄 알았는듯. 

남편에게 여지껏 직장생활하며 번 돈 다 어디갔냐고 했더니

결혼 반지사고, 한국올때 썼단다. 

 수천만원짜리 반지를 산것도 아닌데.

 

난 13년간 큰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생들 셋과 생활비까지 모두 부담하며 살았슴에도

엄청 알뜰하게 살았기에 

꽤 저축을 했었고, 퇴직금도 많았었다. 

(남편은 퇴직금이나 적금 대신 연금을 있긴 했다).

 

그런데 대우그룹 계열 주식을 팔지않고왔다가  

 IMF 때 대우그룹이 부도나 2,000 만원 이상 날렸고,

사촌에게 빌려준 돈을 받게되어 

여동생에게 96년에 삼성전자 주식 사라고 했더니

삼성전자가 계속 올랐다면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증권사 직원말 듣고

작전주를 사고선 또 700만원을 날렸다. 

결혼할때 남편이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주식 팔아서 날리지 않았을텐데.

 

살면서 돈때문에 고생했더라면 

주식으로 날린돈 엄청 뼈가 아팠을듯.  

 

아무튼 우린 남편돈 삼백만원에 

내가 가져온 돈 백몇십만원으로

신혼인데 남편이 결혼전에 사용하던 살림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미국은 다들 부부 둘다 직장생활을 하는데,

난 초기엔 영어를 잘못해서 

그리곤 아이키우느라 또 한국가서 5년 살게되었고,

돌아와선 커뮤니티 칼리지 다니고 하느라 

  18년간 전업주부로 살았다. 

그리고 첫직업으로 교내 매점에서

최저임금인 파트타임 일 5년하고

(여름방학, 겨울방학, 공휴일 제외하니 1년 근무가 6개월정도)

최저임금을 면한 지금의 일을

 파트타임으로 3년 넘게 하고있으니

난 우리 가정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남편이 결혼후 2년간 국내 파견근무와

(파견가면 렌트값과 전기세등등과 이사비용을 회사에서 지불해주는데다,

주말없이 하루 12시간씩 일을해 급여가 두배쯤 되었고,

남편은 이사갈때마다 회사에서 지불해준 이사비용을 

남기려고 이사짐 트럭을 빌려서 혼자서 이사를 다 했다

그때는 힘이 장사급이었다),

한국에서 5년간의 해외근무와 주식투자를 잘 한 덕분에 

이젠 어느정도 여유가 생겼다. 

      (알뜰한 우리 수준에서의 여유겠지만).

    

그래 앤드류가 알뜰하고,

또 아뜰한 배우자를 만나게 되면

   앤드류가 집살때 융자를 받게되면

  적어도 얼마쯤은 도와줄수는 있을것 같다.

  대학 학비도 아꼈고.

 

  그리고 우리가 유산을 남길 시점엔

앤드류와 데이빗이 어느정도 안정적일터니 

유형 재산 대신 

  한번씩 가족여행을 즐기며 

좋은 추억을 유산으로 주자고 해야겠다. 

   그러려면 건강관리 잘해서 양로원 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인생이 계획처럼 되지 않겠지만,

우리 부부 둘다 양로원엔 가지 말아야지.

 말이 씨가 된다니 제발 그러기를^^ 

 

허름한 월세 아파트에서 오백만원도 되지 않은 돈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노후준비도 마쳤고,

 아들이 도움이 필요할땐 도와줄수 있는

지금의 작은 여유가 감사하다.   

 

2022.  3.  20. (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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