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반가와서 집으로 초대한 남편의 군대친구

앤드류 엄마 2020. 10. 12. 11:58

36년전에 남편이 잠수함에서 복무할때

같은 잠수함에서 약 3년간 함께 근무했던 월트가

  우리집에서 약 1시간 떨어진

오로라에 와 있다고 남편에게 연락이 왔다.

(전화번호를 몰라도 페이스북 친구면

메신저로 연락이 가능하다)

 

남편은 조심성이 많아서 

코로나 규칙을 잘 지키는 편인데

오랫만에 만날 친구가 많이 반갑든지 

우리집으로 초대해 뒷뜰에서 바베큐로

식사를 하면 어떻겠냐며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월트가 바베큐보단 한국 음식을 

더 좋아할수도 있을거라며

 월트에게 물어보라고 했더니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남편은 내성적인데다

전교생이 100 여명쯤 되는 

미시건 북쪽의 작은 시골학교를 다녀

인근에사는 초.중.고 동기동창도 없고, 

직장에서도 혼자 사무실을 사용하기에  

가까운 동료도 없고해 

우리집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내손님들이라 

 남편의 군대 동료인 월트를  

  집으로 초대하게 되어 반가왔다.

 

100 여명이 인원이 그 좁은 잠수함에서

2-3년씩 함께 근무하면 

다들 가족처럼 친할것 같은데,

그렇지만도 않는지, 

 20년동안 6개의 잠수함에서 근무를 한 월트도

6년간 2개의 잠수함에서 근무했던 그렉도 

두사람이 함께 근무했던 릭오버(잠수함 이름)가

 분위기가 가장 좋았다고. 

 

잠수함에 근무했던 다른 사람들도 생각이 같은지

릭오버 출신들은 학교 동창회하듯 

5-10년에 한번씩

부정기적으로 한번씩 모임을 갖곤해 

 남편도 두번이나 참석했다. 

 

월트는 버지니아주에 사는데

부인이 건강이 좋지 않아

자동차로 23시간 떨어진

미네소타주에 있는 메이오 클리닉에서 치료받느라 

 일리노이주 오로라에 있는 

  처제네에서 지내고 있다고.

 

 부인이 병원 치료후 여동생 집에서만 지내,

바람도 쏘여줄겸해 함께 오겠다고해

펜데믹 기간이라 걱정이 되었는데,

 그날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부인이 밖에 앉아 있기가 어렵다며  

그날 아침에 혼자온다고 연락해 한시름 놓았다. 

 

 월트는 그렉과 달리 말하기를 좋아해 

그렉도 등달아 말이 많아졌다. 

두 남자(주로 월트)는 34-35년전의 일들이 어제같은지,

 끝없이 그때의 에피소드들을 풀어놓았다. 

 

월트가 우리집을 방문한 첫 군대동료인데다

또 한국군인들과 달리 외국 방문도 많았고 해 

길고긴 두남자의 수다가 지루하지 않았다.

 

군대 제대후 남편과 월트와 릭오버 출신들 모임에서

한번인가 만났지만,

그땐 다른 참석자들도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간단히 안부만 교환했었기에

이날 부인의 병세와 사업체와

본인 가족들과 태국계인 처가 가족들등등

  이야기가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태국 출신의 부인이 6살 연상이었는데, 

부인이 시부모에게 얼마나 잘했던지

월트 부모가 아들에게 

만약에 너가 이혼을 하면 우린 너를 쫒아내고,

며느리를 가족으로 인정하겠다고 했다고.

 

곧 92세 되시는 월트의 아버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90세 생일기념으로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것을 보시곤

당신의 90세 생신때 스카이 다이빙을 하시곤

부시 대통령의 기록을 깨겠다며 

지난해 또 91세 생신때 스카이 다이빙을 하셨다며

영상을 보여주었다. 

 

아들이 일본에서 몇년 근무하게 되어

월트가 아버지를 모시고,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2주동안 일본을 여행했는데,

(딸은 결혼했고, 부인은 사업상일로 동행하지 못했다고),

자신이 여행한 나라중

일본이 최고였다며 일본의 좋은점들을 나열해

일본까지 간 김에 한국도 방문하지 그랬냐고 했더니 

아들이 울산에서도 6개월 근무했는데,

 울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그날 흐리고 바람이 불었는데, 빗방울까지 뿌려

집안으로 옮겼다.

바람이 부니 음식이 금방 식어서 좋지 않았다.

 

불고기, 잡채, 군만두, 오이무침

셀러드를 할까 하다 메운음식 좋아한다길래

 메콤,달콤,세콤한 오이무침을 했더니 맛있다고. 

 

내가 음식을 테이블에 세팅을 시작하니

 집에 김치가 있으면 김치를 부탁했다.

동료중에 한국인 아내가 있어 

가끔씩 김치와 한국음식을 먹었다며,  

 신맛이 나지 않는 신선한 김치를 좋아한다고.

    담은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시진않아 다행이었다.

 

부인이 병원에서 2주간 진료받을때

호텔에서 지내며 레스토랑 음식먹느라 힘들었다며 

가정식을 많이 반가와했다. 

 

팬데믹이 아니었슴, 

부인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텐데.

 

 부인이 동양인이니 한국음식을 좋아할것 같아

          불고기와 잡채를 싸주었더니 

        내가 준 음식을 먹어며 찍은 사진과함께

       맛있고, 고맙다는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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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친했던 사람들중 연락이 끊겼거나

또 그렇게 친하지 않았지만

한번씩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야 미국땅에 떨어져 지내니 

우연히 길에서 만나는 행운은 기대할수 없겠지만, 

연락처를 알면 연락해서라도 만나서 

함께 그시절을 추억하고 싶다. 

 

월트가 비록 부인 치료차 일리노이에 오게 되었지만,

남편에게 연락을 주어서 

두사람이 35년전 그시절로 돌아가 옛추억을 기리고

   다시 또 연결되어 반가왔다. 

버지니아에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고.

 

부인이 치료를 잘 받고, 

또 팬데믹이 종료되어 

다음엔 부인과 함께 우리집을 방문하게 되기를.

 

당연한건데, 남편이 많이 고마와해

  내가 꼭 큰일한것 같았다.ㅎㅎ

 

2020.  10.  14. (수)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