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바쁘면 안되는 이유

앤드류 엄마 2010. 4. 19. 13:02

아침기도에 항상 오늘도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해서 오늘 계획했던 일들을 할수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이 빠지지 않는데, 거의 계획했던 일들을 다마치지 못하곤한다.

 

상법시험을 앞두곤 이주일동안 데이빗에게 한 말이라곤 엄마가 바쁘니 빨리 좀 하라고 독촉한것과

시간없다는 말뿐이라 어찌나 미안하든지...  (영어와 회계시험은 상법처럼 열심히 공부하지않아도된다)

녀석이 학교에서 처음으로 성교육을 받았던날 나한테 하고 싶은말이 많았었는데, 바쁜탓에 잠깐동안

몇마디만 이야기하고는 숙제하라며 화제를 더이상 잇지 않았다.

시험마치고 그때 생각이 나서 다시 이야기를 꺼냈더니 녀석은 이제 그때 그 기분이 아니니 그때처럼 낄낄

거리지도 않고 그냥 단문으로 대답을 했다.  말도 하고싶을때 들어주어야하는데...

 

그렉이나 나나 둘다 무든한 편이라 (믿거나 말거나) 의견충돌같은것이 별로 없는데,

시험전날 목요일날 밤에 오랫만에 말다툼을 했다.

금요일 시험도 있었지만 영어숙제가 마감이라 목요일날 최종적으로 그렉한테 문법교정을 받아야 했다.

숙제는 학기시작할때 안내문에 나오지만, 자세한 내용을 강사가 수요일날 가르쳐주어서 미리 할수가 없었다.

그렉도 금요일날 프로그램만들기숙제가 마감이었는데 갑짜기 금요일날 출장을 가게되었, 목요일날 숙제를

마쳐야해 퇴근하자마자 엄청 바빴다.  둘다 11시가 넘어서야 숙제를 마쳤는데, 그렉이 먼저 숙제를 마치고

자러가려고해 내가 내 숙제 봐주어야한다고 했더니짜증을 내길래, 난 숙제를 수요일날 받았지만,

자긴 미리미리 하지않고 느긋하게 티브만 보더니 꼭 내가 뭘 부탁할때마다 바쁘다면서 남편맞냐고 한소리했다.

그렉은 이번학기에 대학원과정으로 컴퓨터 프로그램만들기 하나만 신청해 인터넷수업을 듣기에 예전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아 티브 시청시간이 점점 늘어났고, 어제까지도 느긋하게 티브를 보았다.

우리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아무일도 아니었는데, 바빠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에 사소한 일에

목소리가 올라간것같다.

 

그날밤 화가나서 난 데이빗방에서 자고, 그렉은 다음날 출근하면서 Have a good day! 하길래 얼굴도 보지않고

그냥 인사만 하고 보냈는데, 왠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1시간 40분거리라 당일출장인데, 혹시 무슨일이 생기면 평생 후회할테니 제발 아무일도 없어야할텐데

하는 마음뿐이었다.  다시는 부부싸움이든 말다툼을 하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다.

 

내 가족외에 도와주어야할 사람들이 많은데, 시간이 없어 늘 미안하다.

근처에 사는 강경희씨도 한번 만나자고 하는데, 다음에 시간날때 연락드리겠다고 하곤선 연락을 못하고있기에

늘 미안하다.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한테 시간을 나누어주는것또한 이웃과 친구에 대한 사랑인데.

사람도리하면서 살려면 금전적인 여유도 있어야겠지만,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야 가능한것 같다.

그 도리를 하지 못하니 늘 마음만 무겁다.

 

몇일전 날씨가 너무좋아 도서관과 우체국볼일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갔었는데,

가서보니 지갑을 가져가지 않았다.  

운전해 갔다면 면허증때문에 지갑부터 챙겼을텐데, 자전거타고 가니 깜빡한것 같다.

그때 바빴더라면 나 자신에게 화가 났을텐데, 바쁘지 않았기에 주님께서 내가 운동을 하지않아

운동하라고 하셨나보다 하면서 Thank you God! 이라 했다.

바쁠때와 바쁘지 않을때 이렇게 달라지니 앞으로는 제발 시간에 쫒기지 말고,

내가 시간을 조절하면서 살아야겠다.

 

오랫만에 데이빗과 테니스도 치고 닥달하지않고 숙제봐주고나니 

제대로 엄마노릇한것 쬐금 마음이 가볍다. 

 

2010. 4. 18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