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몇일전에 이웃들과의 모임갔더니
우리 이웃에 사는 제키가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제키도 그날 모임에 참석한다고 했는데
치료받으러 가는날이라, 참석치 못하게 되었다며
그날 아침에 제키가 샌드위치를 주고 갔다고.
그녀는 고등학교 교사인데,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었어
이웃들과 교류가 많지 않고,
1년에 몇번씩, 이웃들 모임에서나 가끔씩 만나기에
이웃들도 다들 그날 처음으로 그녀의 투병소식을 알게되었다.
그날 이웃들이 10달러씩 내어 단체로
카드와 꽃과 선물을 보냈지만
크리스마스때 개인적으로 찾아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었어 못갔다.
그녀가 크리스마스 쿠키 구울 컨디션이 아니니
쿠키를 주고 싶었는데 쿠키 구울시간이 없었기에.
새해 첫날 그녀를 방문했다.
제키는 유방암 2기인데다
시카고에서 가장 유명한 유방암 전문의 (노스웨스트 의대)에게
치료를 받고 있었어 완치에 대한 확신으로 생각보다 많이 밝았다.
그래 암환자 위로방문이 어색하지 않고, 유쾌해서 좋았다.
이야기도중에 그녀의 대학원 수업에 대해 물었더니
지난 여름에 졸업했다고.
그래 축하 인사를 하고선 너무 다행이라고 했더니
그녀왈 바로 박사과정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유방암 진단을 받아 못했다면서
올핸 박사과정을 시작해야겠단다.
내가 놀래서 공부하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할텐데
넌 스트레스받으면 치료에 좋지않으니
당분간 네 치료에 전염하면서,
그동안 시간이 없었어 못한것들과
좋아하는 일들 하며 지내지 했더니
자기 나이가 벌써 56세인데 지금도 늦었기에
더 늦출수 없단다.
그래 내입에서 대뜸 So what? (박사 못하면 어때서)했더니
자기 아이들 학비도 도와주어야하고,
(딸과 아들이 동부에 있는 비싼 사립대와 대학원 재학중이다)
교사일이 특히 특수교육쪽이라 스트레스가 심한데
박사학위 받으면 훨씬 더 수입도 많고,
교장를 할수있다고.
(교장은 한국처럼 진급하기보단 교육위원회에서
후보중에 임명하기에 자격이 있는거지 보장되는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렇지 ...
그러다 건강이 악화될수도 있고,
박사학위 받으면 60 인데 얼마나 더 일할려고...
자식들도 엄마가 아프면 본인이 알아서 해야지...
그렉은 제키보다 4살이나 젊고, 건강한데도
오십넘어니 공부가 버급다고 했는데.
그리고 박사하지 않아도
다른곳에서 지금보다 연봉 50%를 더 준다고 했는데도
나와 데이빗을 위해 포기했다.
그곳은 평지인 이곳과 달리 경사가 심하기에
겨울에 눈오면 내가 운전 할수 없을것 같고,
데이빗이 전담 보조교사 지원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기에.
20년전 결혼했을때부터 회사에서 진급하라고 했을때
관리자는 자기 성격상 맞지 않는다고 거부해
남자가 야망이 없었어 속상했는데 살면서 보니
돈보단 자기랑 맞는 일을 하는것이 옳은것 같았다.
나도 학교 매점에 근무한지 2년 6개월 지났고
학교에 아는 사람들도 많아
매점보다 시급이 더 높은 급여담당이나
편입관련 일을 하면 현재보다 시급이 30%는 더 받을수 있지만
그 일은 사람들과 교류도 별로 없고, 재미가 없기에
비록 학교에서 시급은 가장 낮지만
학생들과 교직원들과 이야기도 하고,
친구들도 사귈수 있는 매점 아줌마일을 계속하고 있고,
무급휴가가 6개월쯤 되니
한해 수입이 제키 한달 급여밖에 안되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것이 다르고
각자 삶의 기준과 지향점도 다르니
다른사람의 삶에 대해 뭐라 할수 없지만
56살에 항암치료 받으면서
더 많은 수입과 더 나은 직업을 위해서
박사 공부를 할거라는 제키를 보면서
남편이나 내가 재물에 욕심이 없는것이,
우리아들들이 유명대학에 대한 욕심이 없는것이 (^^)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2016. 1. 10. (일) 경란
추신 : 그녀는 남편과 둘이 사는데 집이 우리집 2배정도되고,
부부 둘다 일을 하니 그 넓은집은 늘 개들(2마리) 차지니
필요하면 난 집을 줄이겠다.
* 미국은 재산세가 많아서 그녀는 집 재산세만으로도
1년에 만달러이상 (한화 천이백만원이상) 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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