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결혼 20주년을 맞아

앤드류 엄마 2015. 7. 27. 09:00

지난 7월 23일 (수) 결혼 20주년을 맞았다

월요일 우리집에 왔던 친구 제니스가 그날 4시즈음에 다른 친구네로 갔고,

앤드류와 데이빗은 저녁 6시에 수업이 있었어 (커뮤니티 칼리지) 

오늘 점심때서야 결혼 기념일 식사를 했다.

 

미국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기념일엔 부부 둘이서 기념을 하는데,

우린 가족이 함께 외식을 자주 하지않기에 여지껏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동안 기념일은 밖에서 식사하고, 집에서 샴페인마시고,

초코렛과 아이스크림 먹는것으로 대신했는데,

 

올핸 20주년이니 그것을 빙자해 하와이에 가고싶었다.

그래 앤드류에게 지난해부터 올해 우리 결혼 20주년이니

너 장학금으로 하와이로 여행가게

 공부열심히 하라고 몇번이나 말을 했었다.    

그런데 녀석이 장학금 날리고, 몇과목 낙제까지해 

하와이행은 물건너갔다

* 5년뒤 25주년 기념으로 갈수 있게 되길.

 

하와이행이 물건너 가 버렸기에

대신 시카고 호텔에서 하루묵고 공연 하나 보자고 했더니

울 남편 그건 자기한테 고문하는거나 마찬가지란다.

나도 파도치는 미시건호수에서 보트낚시하는것은 

고문인데 당신이 원해서 당신을 위해 갔다고 해도 나혼자 가란다. 

이럴때 내가 고집부려 억지로 데리고 갔단 분위기 망치니 포기했다.

* 평소엔 남편이 싫어하면 나 혼자 잘 가는데, 

시카고가서 밤늦게 혼자 공연보는것은 자신이 없었다.  

혼자서 결혼 기념일을 기념하는것도 그렇고.   

   

7월 23일 기념 식사는 다음으로 미루었지만 둘이서 샴페인으로 결혼 20주년을 축하했다.

 

저녁은 손님접대후 남은 음식들로 해결하고,

두녀석다 학교갔으니 둘이서 로맨틱한 영화라도 볼까 했더니

앤드류가 강사가 몸이 좋지 않아 일찍 마쳤다며 일찍 왔고,

난 오랫만에 알코올을 마셨더니 샴페인 한잔에 취해서 혼자 일찍 자러갔다.

 

울 남편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이런 작은 선물에도 난 감사해했고 행복해했다.

 

그렉에게 맞춤카드나 마찬가지였던 결혼기념일 축하카드   

 

미국은 생일을 비롯해 각종 기념일과 위문, 조문, 승진, 졸업등 종류별로 

다양하게 카드가 있고, 또 카드에 친절하게 내용도 다 들어있었어  

 서명만 해서 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동안 서명만 해서 보낸 사람들은 성의가 없어 보여 받아도 그리 반갑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그것또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으로 그 많은 카드중에

적당한 카드 골라서 생각해서 보내주었으니 고마워 한다. 

카드 살때 내용 일일이 읽어보고 선택하니 나도 그 성의와 관심에 감사해야겠다.

 

----------------------------

 

우리가 부부되어 함께 산지 20년!

그 시간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둘다 무덤덤해 깨가 쏟아지는 신혼도 없었지만

권태기도 별로 없었던것 같다.

가끔씩 다투기도 했지만, 

서로 가슴에 깊이 상처주는 일은 없었고,  

사랑을 표현하며 사는 이웃들과 비해 재미가 없는 편이지만

 이또한 남편 탓이 아니라 우리 두사람의 무덤덤한 성격탓이기에  

평온하니 잔잔한 일상에 감사하며 지낸다.   

 

가끔씩 속보이는 남편의 이기적인 행동과 덩치답지 않은 쪼잔함 

그리고 나쁜 습관들이 맘에 들지 않을때도 있지만. 

남편은 근본은 착하고 성실하기에 위안을 삼으며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마음을 다스린다.

 

그리고 또 남편을 먼저 보내고 혼자 외롭게 사는 친구들보니

남편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어쨌든지 사는날 까지 남편과 둘이서 함께 살았음 좋겠고,

앞으론 남편에게 좀더  살가워 지도록 노력해야겠다.

 

 

 

 

2015.  7.  26. (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