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봄엔 비가 잦았지만, 가을은 더할수 없이 날씨가 좋았던것 같은데
올 가을은 비도 자주 왔고, 기온도 갑짜기 내려가 겨울옷을 꺼내 입기도 했는데
어제부터 날씨가 더 없이 좋았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가을엔 산이 그립다.
그런데 내가 사는곳은 산은 없고
집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동네 뒷산보다 낮지만 숲으로 우거져 있고,
가을엔 특히 아름다운 Starved Rock 이란 주립공원이 있었어 그곳에 가고 싶었다.
토요일인데 남편은 일이 바빠 출근했고,
고 2 아들녀석에게 날씨가 너무 좋으니
엄마랑 Starved Rock 으로 가을소풍가자고 했더니
내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바로 "No way" 란다.
산에 가고 싶은데 녀석도 운동을 해야하기에 함께 가려고 몇번이나 부탁했는데
녀석이 요지부동이라, 장소를 바꿔 집에서 자전거로 30분 거리에 있는
McKinley Woods (구릉인데 숲이라 산 분위기 약간 난다) 로 가게 되었다.
올 여름에 덥지 않아서 그런지, 아님 가을에 비가 자주와서 그런지
누렇게 말라버린 나뭇잎들이 많았다.
한국 사는 친구가 지난주말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충북 제천으로 가을나들이 다녀왔다며
카톡으로 보내준 사진엔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참 예뻤는데, 여긴 빨간 단풍이 보이지 않았다.
토도리 나무가 많은데다 올해 도토리 풍년인지 산책로위로 도토리가 지천이었다.
다람쥐들 먹을 양식인데 너무 많아 피해 다닐수도 없고
걸을때마다 우두둑 도토리 깨지는 소리가 나 쬐금 미안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 마지막으로 보트와 제트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에다
트레일엔 자전거타고, 조깅하고 개와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멀리 가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풍이니
김밥싸서 가려고 했더니 녀석이 출발전에 라면을 먹잖다.
(내가 김밥을 자주 해주고 라면을 잘 끓여주지 않아서 그런가?)
그래 이른 점심으로 라면먹고, 물과 간식과 챙겨서 갔는데
녀석은 물만 마셨고, (그래서 빼빼한가?)
살 빼야하는 내가 그 간식들을 다 먹었네.
구름한점없는 파아란 하늘 아래로
낙옆으로 덮힌 오솔길도 좋았고,
그 낙옆들을 밟으며 산길같은 오솔길을 걷는것도 좋았고,
황금빛으로 물든 노오란 단풍잎들을 보며
가을 끝자락을 즐길수 있었어 좋았는데
아들과 함께 해서 더 좋았다.
2014. 10. 25. (토)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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