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대학기숙사 생활하는 아들이 가장 그리운 한국음식

앤드류 엄마 2014. 10. 19. 13:39

이번 주말 앤드류 학교에서 Family weekend 행사가 있어

앤드류에게 왔다.

 

녀석이 지난 9월 첫째주 노동절 연휴에 집을 다녀간후 7주만에 만남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긴 처음이라  (내년 봄학기땐 더 오랫동안 못보게 되겠지만)

 녀석이 집밥이 그리울것 같아서   

앤드류에게 가져다 줄 음식들을 만들면서 꼭 군대간 아들 첫 면회 가는 기분이었다.

* 아들을 군대 보낸 부모님들께선 이 표현이 어불성실이겠지만.

 

10월 들어 이번 주말을 기다리며 녀석에게 먹고 싶은것을 물었더니

좋아하는 갈비가 아니라 김치를 부탁했다.

미국 대학으로 유학온 사촌의 아들도 입학후 몇달뒤 김치를 부탁했었다.

그 녀석은 집에서 김치를 좋아했던 아이도 아니었는데.

그런데 미국은 한국처럼 편리하고 빠른 택배서비스가 없기에

 빠른 소포를 보내도 거리가 멀어서 3일후에 도착해 김치가 쉬어서 냄새가 진동했다고.

 녀석이 2시간정도 소요되는 대학에만 다녔어도 

내가 한달에 한번씩은 김치와 갈비구워 방문할수 있었는데... 

 

집에 지난 봄에 담았던 김치밖에 없었어

지난주 한국슈퍼가서 알타리무우와 백반석 오징어 구이를 비롯해

한국과자와 갈비와 불고기 고기, 당면을 사서

목요일 저녁에 갈비, 불고기, 잡채를 만들었다.

(갈비값이 너무 올라 앤드류 기숙사 친구들용으로는 불고기를 만들었다)

 

 금요일 남편이 급히 출장을 가야해 계획보다 늦게 도착했는데다 녀석이 레스토랑 음식보단

갈비와 김치가 더 먹고싶을것 같아서 외식은 토요일에 하기로 하고,

금요일 저녁은 숙소에서 내가 만들어간 음식으로 했는데 녀석이 얼마나 많이 먹든지...

대학가면 비로서 엄마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더니

녀석도 그랬다.

특히나 녀석의 학교주변엔 한국 음식점도 없고,

(있어도 비싸서 먹을수도 없겠지만),

김치는 냄새때문에 기숙사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을수도 없으니

녀석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데,

 김치가 그리울수록 가족도 그리울것같아 은근히 위로가된다.

 

김치 냄새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한국에 살면서도 김치 먹지 않는 아이들도 많은데

우리 아들들이 김치를 좋아한다니 다들 놀래는데

남편만 아내하기 나름이 아니라

아이들도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나 버릇들이기 나름이다.

 

녀석이 갈비도 좋아하지만 기름기가 많아 어쩌다 만들어주어서 그런지 

김치가 가장 먼저 생각난것 같은데

이렇듯 특별한 음식보단 매일같이 먹었던 익숙했던 음식을 먹지 못할때

그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큰것 같다. 

 

미국에 살면서 김치에 중독되었으니 우리 아들들이 집떠나면 음식때문에 고생을 하게 될테니

녀석들에게 미안한데,

또 한편으로 김치때문에 우리집에 더 자주 방문할수도 있고, 내가 방문하더라도 더 반가울수도.

 

어제도 앤드류 녀석이 우리를 만나 많이 반가와했는데,

가족을 오랫만에 만나 반가왔는지?

우리가 한국음식을 비롯해 자기가 좋아하고 필요한것을 잔뜩 가져왔기 때문에 더 반가왔는지?

 오랫만에 가족을 만나니 반가왔으리라 믿는다.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오래되면 냄새날테라 걱정했더니

금요일 저녁 한끼 먹었는데 반을 먹어버렸다.

데이빗 녀석이 김치 쬐금만 먹어면 좋을텐데

녀석이 눈치도 없이 평소만큼 먹었고,

앤드류는 갈비와 잡채보다 김치를 더 많이 먹었다.

 

지난주 내내 바빴기에 배추김치 담을 시간이 없을것 같아 알타리 무우만 샀는데 

김치 고팠던 녀석과 저녁을 먹어면서 배추 몇포기라도 샀을걸하고 뒤늦게 후회했다.

 

2014.  10.  18. (토)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