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응급실로 갈뻔했다

앤드류 엄마 2014. 2. 20. 12:47

 

월요일 청소차가 오는 날이라

집안 쓰레기와 재활용품 치우러 나갔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눈이 약간 덮힌 시멘트바닥에 앞으로 넘어졌다.

 

몇일전보다 온도가 좀 올라가 가벼운 겨울잠바를 입고 나갔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생각보다 추워서 집안으로 뛰어오다

 현관으로 오는 길목에 한부분이 빙판이 약간있었는데 눈에 덮혀 있었어 모르고

 위을 뛰다 미끄러진것이다.

 

슬라이딩을 한것도 아니고 중심을 잡지못해 앞면으로 꽈당당했기에

제일 먼저 앞이빨이 부러지지 않았나,

코가 깨어지지 않았나 걱정부터 되었는데, 괜찮은것 같았고,

손목이나 팔도 부러지지 않아서 Thank you, God 부터 했다.   

그리고 또 그와중에 내뼈가 아직 튼튼하다는 것이 위안이되었다. 

(2년전인가도 우리집 타일에서 미끄러져 아주 심하게 넘어졌을때도

뇌진탕인줄 걱정되었는데 얼굴에 멍만 들었지 뼈는 다치지 않았다).

 

피를 철철 흘리며 집안에 들어왔더니 남편이 깜짝놀랬다.

그날 대통령의 날이라 휴무였는데, 남편이 전날 일요일부터 독감기가 있었에

남편에게 부탁하지 않고 내가 쓰레기 당번을 맡았다.

 

 곧 지혈이 되었기에 괜찮은줄 알았는데

 최대한 조심해서 입안에서 웅얼거릴 정도로 몇마디 했는데 다시 피가났다.

 그래 남편이 상처부위를 자세히 확인하더니 상처가 많이 깊어서 기워야 할것 같다고.

밖엔 함박눈이 몇시간째 펄펄 내리고 있었기에

도로사정도 걱정스럽고 미국병원비가 워낙 비싸

(남편회사에서 올해 의료보험회사를 변경해 우리가족 각자 최초700달러는 우리가 지불해야한다) 

오늘까지 지켜보다 필요하면

내일 마침 직원워크샵이라 10시 30분까지 출근하면 되니까

출근하는길에 의사한테 들러 치료받겠다고 했더니 오늘해야 한다고.

 

남편이 깁지 않으면 상처가 아무는데 오래걸리고 흉터도 크게 남는다고하길래

난 당신과 결혼했고 턱밑이라 보이지도 않는데 흉터 좀 있어면 어때서 했더니 그래도 안된단다.  

  

내 담당의사한테 전화했더니 응급실에 가라고했다.

근데 응급실에 가면 1시간이상 기다려야하고, 또 비용도 훨씬 비싸기에 

응급실보다 빠르고 비용도 싸면서 예약없이 갈수있는 Immediate care 로 갔다.      

 

집을 나서니 눈때문에 도로가 엉망이었고, 차들이 거북이 걸음이었다.

난생 처음 살을 기웠고, 난 기우면 괜찮은줄 알았는데

입도 못벌려 남편이 만들어준 세이크를 빨대로 마셔야했고,

시간이 지나니 온몸이 다 아팠고,  

그 이튿날에도 턱도 아프고 입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왼쪽턱은 아직도 입을 벌리면 아프고 불편한데

더 지나보고 좋아지지 않으면 의사한테 가  X-Ray 촬영을해 봐야할듯.

 제발 턱이 잘못되지 않았길.

 

남편은 자기 아픈것도 잊고 내 간호하다보니 괜찮아졌다고.

 

비록 턱아래부분을 세바늘 기웠지만

남편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면서 남편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았고,

자유로이 음식을 먹을수있는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줄 이제서야 알게되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선 절대 조심해야함을 온몸으로 배웠다.

팔, 다리에 골절상 입지 않고, 이빨 부러지지 않고, 얼굴 다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Thank you, God!

 

2014.  2.  19. (수)  경란

 

 

추신 :  말주변없는 울 남편, 의사한테 갔을때 의사가 어쩌다 다쳤는지 묻자

내가 쓰레기 버리러 갔다가 뛰어오다 미끄러졌다고 하니

여의사가 근데 왜 당신 부인이 쓰레기를 버리러 갔냐고하자

(미국은 쓰레기는 남편들 몫이다.  근데 우리집은 내가 전업주부를 오래해 

내가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부탁하지 않는한 내 몫이니 내가 우리집 남자들 버릇을 잘못드렸다),

울 남편 웃으면서 "그건 이 사람일이니까"란다.

그말하고 사실 자기가 독감기가 있었어라고 말해야 하는데

엉뚱하게 오늘 공휴일이라 청소차도 쉬는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청소차가 오더라고 했다. 

그러자 눈치빠른 여의사가 남편과 청소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었다.

그래 내가 실은 남편이 어제부터 감기기운이 있어 내가 쓰레기 비워러 갔다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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