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빈약한 우리집 식단을 위한 변명

앤드류 엄마 2010. 1. 8. 05:33

 

해외여행을 다녀온 대부분의 어른들이 공통적으로 세계어디를 가봐도 한국보다 살기좋은나라가

없다고들 하신다. 

한글과 다른 언어의 불편만큼이나 낯선음식에 대한 불편함과 우리보다 훨씬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

일본을 가봐도 우리처럼 푸짐하고, 다양하게 먹지 못하는것을 아시고 하신 말씀이리라.

우린 예로부터 알고 있기를 잘 사는것은 잘 먹는것이었기에.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처럼 철따라 다양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먹을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 .  

 

미국은 넓은 땅덩어리에도 불구하고 지역특산물이나 계절식품도 별로 없기에, 냉동식품들을 많이

먹어며, 음식하는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평소엔 대부분 1년내내 같은 거의 같은 음식들을

간소하게 먹는다.

남편도 기존에 먹던것만 먹는사람이라 우리집 메뉴는 아마 15 안밖에서 1년내내 돌아간다. 

나도 결혼전까지 특별히 잘먹고 자란것이 아니라서 음식에 무던했기에 단조로운 식단에도 미국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도.

 

어릴땐 시골생활이 다 그렇듯 쌀보다 보리쌀이 더 많은 밥에 거의 자급자족식단이었고, 그당시엔

하얀쌀밥에 몽고간장하나만 있어도 밥한그릇 그냥 먹을수 있을만큼 하얀쌀밥은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하얀쌀밥과 계란후라이에 참기름과 몽고간장넣고 비벼먹는것은 언감생심이었다.  

도시락은 매일같이 멸치뽁음또는 콩자반이었는데김치 가져온 친구들이 내반찬 먹고나면 남의

반찬먹기뭐해 맨밥을 먹곤했다.  철들고나서 우리집 살림도 조금나아졌는지 기억에 가을의 갈치국,

겨울의 동태국과 물고기곰국 가끔씩 먹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집떠나 기숙사생활하다 자취를 했고,  창원공단내 회사식당중 메뉴가 가장

좋다는 회사였지만, 1 3찬에 국하나있는 식판밥을 12 먹었는데, 반찬 3개중 하나는 못먹는 것이었고,

밥은 몇년묶은 쌀을 스팀으로 쪘기에, 그냥 맛있는 아끼바리 쌀밥에 반찬하나만 있어도 밥한그릇은

먹을수 있게 되었다 (기숙사생활 오래한 남자와 결혼하면 반찬투정을 하지 않아 편하다는것을 이때

체험으로 알았다).  

 

결혼후 한국식품점도 멀었고, 나혼자 먹으려고 이것저것 하지않고 주메뉴하나에 한두가지 곁들여

먹는것이 일상이되었다.  남편은 육포와 맥주 두병으로 저녁을 대신하기도 한다.

한국음식은 웰빙음식이지만, 재료 구하는것도 쉽지않고 손이 많이가는데다 손이 느려 어쩌다

손님와서 준비하려면 왠종일 주방에서 살게되니, 더더욱 간단하게 먹게된다.

 

이젠 한상 가득한 식사 대접받게되면, 음식을 준비한 사람의 노고가 먼저 생각나서 마음이

무겁기부터 하고, 음식도 몇가지만 먹어지지이것 저것 골고루 먹질 못한다.

 

그래도 우리가족들은 과일과 야채를 좋아하기에 항상먹고,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라면보단

국수나 수제비를 끓이고, 주로 재료를 이용해 직접 만들어 먹는편이다.

 

그런데 지난여름에 우리집을 다녀간 친구 지인에게 우리가족들 먹는것을보니 불쌍해보이더라고

했단다.   2주간 지냈기에 특별히 손님접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나마 평상시보단 쬐금 나은 식단이인데.

 

하기사 이번에 한국갔을때 다들 손님왔다고 특별히 신경쓴건지 아침부터 성찬이었다.

다들 평소먹는음식에 한가지 더했다고 했지만. 

 

한국사람들은  행복의 1/3 먹는즐거움에서 온다고 생각하기때문인지 대체적으로 먹는데 관심이 많다.

그래서 결혼하신분들이 미혼남자들에게 결혼상대를 고를땐 얼굴예쁜여자보다는 음식잘하는 여자와

결혼하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미국은 결혼상대를 고를때 음식잘하는것을 고려의 대상이 아니고,

둘다 직장생활을 하기에 남자들이 음식담당을 할때도 많다.  물론 현재 한국의 청춘들도 마찮가지지만)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먹는것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잘먹으려면 음식을 잘하던지, 좋은식당에

가야하는데, 음식하는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다, 좋은식당은 비싸서 이용하기도 힘들고,

또 그래서 어려서부터 대충먹고 자란 영향때문일수도. 

 

그래 아침으로 대부분 아이들은 시리얼또는 잼들은 비스켓 팝타이즈이고, 어른들은 커피와 도넛하나로

대신하고,  점심때엔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먹거나, 사무실마다 전자렌즈가 있기에, 어제저녁에 남았던것

가져가 데워먹거나, 팝콘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미국은 점심을 제공하는 직장이 별로 없다.

막내시누는 별일 없는한 사무실에서 점심으로 스타게티를 먹는다. 

저녁또한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듯 매일 스테이크와 스프와 샐러드를 먹는것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

스테이크먹고 파스타나 닭가슴살에 야채뽁음먹거나 바빠서 페스트푸드로 때우는사람이 많다.   

 

미국 대통령도 행사없을땐 점심으로 주로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는다.   아마 빌게이트도 마찮가지리라. 

두사람다 좋아하는것 얼마든지 먹을수 있겠지만, 매일 그렇게 먹다간 건강을 해치기도하고,

어릴때부터 샌드위치를 먹었던것이 습관이 되었기에 그렇게 먹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리라.

 

그래 한국어른들의 기준으로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살기좋은 나라일것이다.

미국사람들은 그런 음식을 먹는것이 습관화되어있기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마찮가지로 우리가족들도 이젠 간소화게 먹는것이 습관화되었기에, 음식투정하는일도 없고,

한국에 가더라도 전혀문제가 없을것이다.  김치와 된장찌게에 생선하나 있으면 되기에. 

매번 잘 먹었다면 당연하게 생각할텐데, 우린 평소 잘먹지 않으니 반찬이 몇개만되어도 성찬인줄안다.

 

식생활이 간소하고 소박하니  삶도 소박해지고,  마음의 여유도 많아   쉽게 행복해지고,

작은것에 감사해지는것 같다. 

 

 Live simply, love generously, care deeply, speak kindly, and leave the rest to God. 

 

 
2010년 1월 6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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