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에 남편이 내 생일을 물길래 난 그때 그 사람과 결혼할 생각도 없었고,
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음력생일을 말해주었다.
어쩌다 보니 현재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어느날 남편이 내 여권을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왜 생년월일이 1년이나 늦고 생일도 다르냐며
이러면 정부에서 받는 혜택을 1년이나 더 늦게 받게되니 고치란다.
그래 그것은 한국에서의 내 고유번호니 정정할수가 없고,
옛날에 한국이 가난했을때 신생아 사망율이 높아 아기들이 돌이 다되었을때 출생신고를 해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실제 생년월일과 서류상의 생년월일이 다르다고 말해주었더니
남편이 나보고 어디서 태어났냐고 물었다.
어디서 태어나긴 집에서 태어났지, 근데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동생들 모두 집에서 태어났다고 하니까
남편이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국은 지미카드 대통령 시절부터 (1930년쯤) 대부분의 아기들이 병원에서 태어나
병원에서 곧바로 출생신고를 하니까 생년월일이 정확하다.
남편이 미국에서 결혼 서류준비하면서 벌써 가족들한테 내나이와 음력생일을 말했는데다
생일은 그냥 1년에 한번 밥하지 않으면 되는거니 꼭 제 날짜에 해야 하는것도 아닌데
해마다 바뀌는 음력생일을 말해 주기도 우습고 (그땐 인터넷이 없었어 양력생일을 알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미국친구들에게도 같은날짜로 알려주었다.
그리하여 결혼해서 난 양력으로 음력 생일로 기념했는데,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또 음력생일에 맞춰 축하를 해주었다.
그런데다 페이스북이 생기고 부턴
주민등록 날짜를 생일로 알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니
내 미국친구들과 시누도 또다시 페이스북에 생일축하를 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인터넷으로 양력 생일을 찾았지만,
그 진짜 생일이 데이빗 생일과 1주일 차이고, 추수감사절에 맞물려
올해부턴 우리집 전화번호 끝번호와 같고, 응급전화번호를 꺼꾸로하면 되는
서류상의 생년월일을 내 생일로 하기로 했다.
그래 서류상 생일 하루전날 내 친구들에게 올해부턴 법적인 생일을 기념하기로 했다며
급하게 메세지를 보냈다.
남편이 현재 근무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동안은
해마다 내 생일땐 바쁠철이라 남편으로부터 그날짜에 생일 축하를 받을수 없지만,
날짜를 통일하고 나니 속이 다 홀가분하다.
미국친구들에게 내 생일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해주었더니
재미있다면서 3번 다 받으란다. 그럴순 없지.
아무튼 어제가 새로 바뀐 내 생일이었다.
남편이 바빠서 내 생일기념 가족 외식은 먼저 했고,
내 생일인데 아침부터 저녁늦께까지 바빴다.
11월 11일(일)에 생애 최초 8키로 달리기에 참가하기에
아침에 연습으로 조깅하고, 데이빗 학교가 그날 학부모 교사 면담날이라
데이빗 담당선생님들 만나고, 어제 오후에 속회모임이 있어 데이빗 피아노 레슨을 다음날로 연기해
데이빗 레슨갔다, 앤드류 칫과갔다, 쇼핑하고, 아이들과 셋이서 피자집에서 저녁먹고,
집에와서 그날밤 모임에 가져갈 쿠키구워서 모임갔다 10시가 넘어서야 생일 케익을 먹었다.
아침엔 이웃 친구들이 생일 축하를 해 주었다.
내가 일할때 앞치마를 입고 있었더니 앞치마입은 모습이 내 이미지가 되었다.
아침에 조깅나가는데,
길건너 이웃인 쥬디가 생일 축하한다며 내 사진을 넣은 인형을 만들어왔다.
쥬디는 야채 불고기 백반을 좋아하기에
쥬디 생일날마다 내가 불고기 특식을 만들어 주면 (세상에서 내가 만들어준 불고기가 제일 맛있단다),
쥬디는 내생일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사 주었는데,
요즘 그집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내 점심을 만들어 주고싶은데 음식솜씨도 좋지 않다며 걱정을 하길래
그날 데이빗도 집에있고, 바빠서 밥먹을 시간도 없다며 네 우정만으로도 충분하다고했는데
저 인형을 만들어왔다.
웃음만큼 좋은것이 없는데, 인형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기에 최고의 선물이었며 고맙다고 했더니 좋아했다.
* 우리집에서 깜짝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내가 먼저 봤다며 김샜다고.
미리 알아서면 옷이라도 신경썼을텐데.
* 뜻밖의 선물받고 웃고 떠들고, 사진촬영하느라 선생님 면담시간에 늦었다.
내 조깅 파트너 이바와 함께
이바가 내 생일선물로 "8 K" (참가비 $30) 참가신청을 해주었는데, 생일날 또 선물을 주었다.
칫과가 있는 Morris 에 마땅한 레스토랑이 없어 셋다 좋아하는 피자를 선택했다.
유명한 시카고 Deep Dish 피자가 전문인 Giordano's 가 괜찮은데
체인인데도 우리동네 집은 맛이 없었어 만만한 피자헛에서 먹었다.
남편은 생일기념으로 주말에 외식시켜주고, 생일날 가끔 꽃은 사오지만
본인이 케익을 먹지않아선지 (샘즈의 치즈케익만 먹는다), 케익을 사주지 않고,
난 남편과 아이들 생일날만 케익을 준비해 주고 내 생일땐 준비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케익이 있어야 생일같을것 같아 올해 처음으로 내생일날 케익을 사봤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한국처럼 아침에 미역국 먹는것도 아니니 앞으로는 꼭 케익을 사야겠다.
앤드류녀석이 예전 생일날에 맞춰 선물로 꿀을 샀는데,
내가 친구네가서 꿀을 왕창 사왔으니...
앤드류는 선물을 주었지만, 데이빗이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두녀석에게 생일선물로 토요일 저녁예배에 함께 참석해줄것을 부탁했다.
항상 일요일 아침 예배에 참석하는데, 하필 이번주에 내가 교회 멤버쉽 증서를 받게 되었는데
(멤버쉽 가입하려면 1년에 4차례있는 교육을 2번 받아야하는데, 교육이 있을때마다 남편이 출장중이었는데
겨우 시간이 맞았을때 남편이 멤버로 가입하지 않겠단다.
나 혼자 가입하기 뭐해 여지껏 있다, 남편땜에 나까지 객이되기싫어 근 7년만에 가입하게되었다),
일요일 아침에 8K 에 마치고 교회갔단 2부 예배 시간을 맞추지 못할수도 있어
처음으로 토요일 저녁예배에 참석해야 되었는데, 남편은 퇴근전이고 녀석들은 가지 않겠단다.
"엄마가 멤버쉽 증서받는데 혼자가면 좀 그렇지 않냐며, 너흰 생일선물로 예배 참석해주고,
난 대신 예배후 햄버그사주겠다고" 꼬셨더니, 녀석들이 기분좋게 동행해주었다.
무대에 서니 참석자들 얼굴이 다 보였다. 설교시간에 수시로 조는 날 목사님이 보셨을까?
2012. 11. 10. (토)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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