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천하태평인 남편과 잘살려면

앤드류 엄마 2012. 2. 2. 01:54

 

 

 

 

 

 보기에 멀쩡한 이중창문을 업그레이드시킨다며 교체하고선

마무리 작업을 하지 않고 저상태로 있었던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에도 없다. 

우리집에 저렇게 반쯤 벌거벗은듯 있는 유리창문이 다섯개나 더있다.  

 

 

 

 구입한지 1년도 넘게 방치된 유리창문들 (설마 다음 이사갈때까지 이상태로 있진않겠지)

2010년도 정부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절약에 관계되는 물품들에 대해 특별히 세금을 공제해주어서 그해 미리 구입했다.

 

 

 2년째 공사중인 지하실 (벽면공사는 이제 한면만 남았다)

근데 남편이 마지막으로 지하실에서 일을 한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지하실 코너에 있는 가스계량기가 보기 흉했는데,

남편이 그곳에 선반을 설치하고 문을달아 벽장으로 만들었다.

그래 공사하다 만 지하실벽을 보지 않고, 솜씨좋게 잘 만든 벽장에 감탄하고 칭찬해준다.

 

 

천하태평 남편은 집안일은 취미생활하듯마음내킬때만하니 일을 시작하면 언제 끝을 맺을지 기약이 없다.친구남편은 이런 남편을 두둔하면서 저렇게 자기가 마음 내킬때 일을하게되면 일을 일로 하지않고 취미생활하듯 즐기면서 하는데,    한국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일을 벌이면 하루라도 빨리 마치려고 쉬지 않고 하기에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일처럼 여겨진다고 하면서 남편이 잘사는거란다.듣고보니 그말도 맞는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아무리 점수를 후하게 주려해도 남편은 그 정도가 많이 심하다.

 

  그러나 어찌하려 이런 남편과 가정의 평화를 이루며 살려면 

보고도 못본체하거나 이런것에 익숙하는수밖에 없다.

내가 남편이 벌인일들을 마무리할 만큼 손재주도 없고,

남편을 바꿀수도 없으니 내가 바뀌는 수 밖에.

 

예전엔 손님들이 집에 오면 좀 민망했는데,

이젠 내가 뻔뻔해 졌는지, 따뜻하게 반겨주는

내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님 친구못하고.

 

2011.  2.  1. (수) 경란

 

  • mstiger2012.02.01 13:12 신고

    앤드류네 집에 초대 받아 오시는 손님들도 전혀 이상하게 보는 분들은 안계실 겁니다.
    남편께서 이렇게 자신이 정성을 기울여 한가지씩 손질한 집을 두고
    이사하시게 되면 많이 서운하실 것 같네요.

    일을 벌여놓고 두고 보는 것도 겪는 동안은 지루하겠지만 정작 다 마무리하고 나면
    언제 그랬더냐싶게 만족감을 얻으실 수 있는 일이니까 앤드류맘께서 열심히(?) 참고
    기다리시면 (극기훈련을 한다는 마음으로) 만사가 형통입니다.

    이런 일이 아니고도 남편들 때문에 아내들로 부터 시련과 인내를 끈질기게 요구하는 것이
    부부간의 일인가봐요. (반대로 남편들도 이런 생각을 할테지만 말입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가 다른 남편하고 맞추어 산다는 것이 때로는 기적과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게
    제가 생각해도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길게 길게...죽을 때까지 이어가야 한다니...
    믿어지지가 않을 뿐입니다.

    • 앤드류 엄마2012.02.01 22:37

      저라면 하던일 밀려있슴 숙제 못한것 같이 찜찜해서
      시간날때마다 부지런히해서 하루빨리 일을 마무리할텐데,
      거실 창문앞에 티브가 있어 티브볼때 창문이 보이는데도
      제 남편눈엔 속살이 다 나와있는 창문이 보이지도 않는지
      퇴근후 아주 가끔씩 아들 숙제를 챙기고, 30분정도 성경공부를
      주도하긴 했지만, 몇시간째 티브보면서 노트북 컴퓨터와 놀고있습니다.
      성격이 너무 달라 친구도 하지 않을 사람인데 이렇게 결혼해 서로에게 맞추가며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으니 신통할 따름입니다.
      예전엔 당신같은 사람은 혼자살아야한다고 잔소리를 하기도 했죠.
      아무튼 남편덕분에 제가 도를 잘 닦고 있습니다.

  • 가을하늘2012.02.01 20:31 신고

    그래 맞다 언니야.. 상대를 바꿀수가 없기에 내가 바뀌는게 살아가는데 더 좋겠지...
    그런데 천하태평 남편을 잘 이해하고 살아가는 언니의 모습이 정말 좋다...
    난 구박하고 짜증을 내고 난리를 떨었을텐데말이다..
    집안일이야 급할게 뭐가 있노.. 취미로 예쁜 선반도 잘 만들어 놓았구만도...
    좋은것만보고 기억하도록 하자. 언니 홧팅!!!!

    앤드류 엄마2012.02.01 22:42
    • 한국에 살았으면 스트레스 좀 받았겠지.
      한국사람들은 워낙 남의일도 자기일인냥 잔소리도 많고 관심도 많으니까.
      구박하고 짜증내었다간 소심한 울 남편 스트레스 받아 제 명에 못살수도 있으니
      마음 넓은 내가 그러려니 해야지. 그래도 남편의 역할이 크니 오래오래 함께 살아야하거든.
      너 다음에 우리집에 오거든 너도 한눈은 감아라.
      • 나 자신도 바꾸기 힘들고, 어린아들도 안바꾸려고 하는데,
        오십다되가는 남편 바꾸려다간 집안이 평안할 날이 없겠지요.
        참고 사는것이 아니라 남편처럼 천하태평으로 사는것이
        실은 맘도 몸도 편하니 저도 점점 천하태평이 되네요.
        전 형님처럼 솜씨가 없어서 그냥 블라인드를 사용합니다.

        •  
    • 달진맘2012.02.01 22:58 신고

      그래도 잘생각하셨서요
      남편을 바굴수도 없고 바꾸어봤자 또 다른문제가 있슬듯...그냥 맞추면서 사는게 낳지요
      그래도 어느세월엔가는 하시겠죠,,
      하실려는 자세에 점수를 드립니다.
      앤두류 엄마가 창문에 이쁜커튼을 만들어 다셔요...

      앤드류 엄마2012.02.02 11:49
  • yale10042012.02.02 01:14 신고

    그래도 님의 남편은 시도는 하시네요.
    제 남편은 시도조차 안하는데...
    저도 창문에 달 스크린 을 사긴 했는데 달 줄을 롬라서 아들보고 해 달라고 했는데, 여전히 못 달고 있네요.
    아들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엄마, 나 이거 할 줄 롤라 엄마."
    하길래, " 오래 된 거 그냥 떼어내고 새 것 달면 돼 ." 했거든요.
    여전히 창고에 있답니다.

    앤드류 엄마2012.02.02 11:54
    미국남자들이 집안 잔손질을 잘 하는것은
    남의 손쓰려면 워낙 비싸니 직접하는 아버지를 보고 배워서
    그런거고, 저희남편도 아끼려니 직접 하는것이죠.
    돈있는 사람은 돈으로하고, 돈없는 사람은 직접해야죠.
    루시님 아이들 아버지께선 능력이 출중하신데,
    그런분께 이런 잔손질까지 하길 원하시면
    루시님이 욕심이 많으신거죠. ㅋㅋ조그만 아파트에 세든 할머니댁 형광등이 너무 오래 된듯싶어 조금 나은듯한 것으로 바꾸자고했더니
    뽀르르 강기사(우리 가게 전기에 문제가 있으면 부탁하는 기사)를 호출한다.
    남자는 우짜든지 공고를 나오든지 공대를 나와야 된다고 호들갑을 떠니 강기사왈 우린 뭐묵고 살아요?한다

    뭐든 인생이 분업화 되어 있어야 되지만 매사를 다른 사람손을 빌려야 할때는 그 높은 비용으로 속이 쓰려지는건
    어쩔수가 없다 인간이다 보니

    무슨 일이 벌어지면 일을 겁네는 신랑이다보니 내가 선 머슴처럼 덤빌때가 많았는데
    이젠 그나마도 나도 나이가 드니 힘이부치고 꾀가 날때가 많다.

    해서 너거 신랑이 부럽다.
    •  
  • 통영2012.02.03 23:56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