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람들중 많은이들이 미국의 50 개주 모두 가보는것을 꿈꾸는데, 우리집 막내도 그중의 한명이다.
그래 가족여행갈때마다 녀석의 꿈을 이루어 주기위해 최대한 많은 주를 경유해준다.
이번의 동부 여행길에도 최대한 짧은 거리로 목적지에 가는것이 아니라
나선김에 동부에 포함되는 모든 주를 다 다녀오느라 차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버몬트와 뉴햄프셔 중앙에 유명 관광지가 없었던것이 남편에겐 천만다행이었다.
우리가 사는 일리노이주를 비롯 미 중.서부지역은 숲이 많지만 지면이 거의 평지라
가시거리가 짧아 주위 풍경이 잘 보이지 않고, 도로 주변엔 옥수수밭, 콩밭이 많은데,
동부는 구릉지대가 많았는데, 큰도시 인근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숲으로 둘러쌓여
비행기가 추락해도 저 숲위에 떨어지면 워낙 푹신해서 다치지 않겠다는
(비행기 기체와 승객까지 포함해 무게가 얼마인데 참) 엉뚱한 생각까지 들었다.
버몬트의 어떤 국립공원을 통과할때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다 너무 흐려 유일한 전망대에서
숲의 장관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자동차 이동거리를 감안해서 차에서 읽으려고 책을 5권이나 준비해 갔는데,
나는 차만 타면 잠이 오니 수시로 자거나 평화로운 숲을보니 너무 좋아
결국 책장 한장도 넘기지 못했다.
동부는 이 사진처럼 대체적으로 구릉지역이 많았다
대서양을 보기위해 간 쌍둥이 등대 - 메인주
메인주에 가면 수산시장을 구경하고 싶었고, 메인주의 상징 랍스타를 수산시장에서 꼭 사고싶었다.
출발하기전에 구글에서 정보를 찾아갔어야 했는데,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될거라 생각하고 준비를 하지 않아 현지인들에게 몇번씩이나 물었지만
찾지못하고, 어렵게 도매상을 찾았는데도 바가지를 썼나 여기가격보다 더 비쌌다.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난 아직도 블로그 팬들을 위한 서비스정신이 부족한것 같다)
사진 위 아래는 시댁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호수
흙탕물처럼 보이지만 물아래가 다 보일정도로 깨끗하고, 100메타 안까지 수면 깊이가 어른무릎정도다.
호수가 주변에 나무가 많았고 시원해 나무그늘에 누워 왠종일 책읽으면 시선노름이 따로 없을것 같았다.
이 좋은 호수를 그날 처음알았다. 남편은 그날까지 시집 근처에 이 호수가 있는줄도 몰랐고,
시누도 고등학교 다닐때 친구들과 딱 한번 와 봤다고. 우리시댁뿐만 아니라 이종사촌들도 간본적이 없다고
해 할말을 잃었다. 시누아이들에게 앞으론 여름에 할머니집에 오게되면 연락해 함께와서 이 호수에서
같이 놀자고 했더니 좋아했다. 이젠 아이들이 여름에 할머니집에 가는것을 좋아하게될것 같다.
남편이 혼자서 약 3.,200 마일 (5,120km) 를 운전해준 덕분에 데이빗은 동부 11개주를 추가했고,
총 35개주를 다녀왔다며 신나했다.
나나 남편은 어릴때 가족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추억들이 없기에, 우리 아이들에겐 가족들과 함께 한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고, 이왕이면 많은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나의 기대와달리,
남편이 본인이 관심없는 것은 그늘에서 쉬고있겠다면서 빠지니, 앤드류녀석도 역사에 관심없다며 보스톤,
그 먼곳까지 가서 시큰둥해하며 박물관 관람대신 아빠와 함께 나무그늘행을 택해 날 힘빠지게 했다.
아빠로서 자녀교육을 위해 본인이 관심이 없더라도 아이들을 위해서 솔선수범을 해 주었으면
좋으련만, 순간 남편에게 화가 났지만, 싫은일 억지로 강요하게되면 나머지 여행을 망치게 될수도 있고,
다음번 여행에도 차질이 생길수 있고, 이 먼곳까지 운전해 준것만으로도 고마우니 불평하지 않았다.
이런점 뿐만 아니라 먼곳으로 여행을 가게되면 다시 못 올수도 있기에 아침부터 일찍 서둘러야하는데,
남편은 휴가왔지 전쟁왔냐며 느지막히 일어나 서둘지 않으니 10시가 되어서야
하루가 시작된다. 그러니 남들 반도 못본다.
여행 초기엔 남편의 이런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아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이젠 나도 점점 남편을 닮아간다.
아이들한테 아무리 많은것을 보여주어도 자기가 좋아하는것만 보게 될테고, 또 피곤하면 여행이 즐겁지
않을테니 아이들이나 남편을 내 기준치에 맞추는것보단 모두의 행복에 맞추고 난 다음에 친구들과
다시 오기로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져 여행을 즐길수 있었다.
가족끼리 여행갔을때 좋아하는 여행지가 같으면 금상첨화일텐데, 다들 좋아하는 곳이 달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각자의 베스트가 있었어 천만 다행이었다.
남편은 잠수함 박물관, 앤드류는 나이아가라 폭포, 데이빗은 보스톤이 최고 좋았다고 하는데,
난 세사람이 좋아했던 곳과 덧붙여 블로그친구 청이님 댁 과 우드콕씨 집을 방문하고,
죠지 이스트먼씨를 알게되어 넘 좋았다.
그리나 그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내심 내가 가장 크게 기대한것은 앤드류가 두 가정을 방문한뒤
교육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것이었는데, 심혜안이 있으신 고 박사님께서
특별히 앤드류에게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여행을 다녀온후 녀석은 여행효과가 조금 있는것 같더니 또 예전대로 돌아것같다.
그런데 남편도 두 가정을 방문하고 느낀것이 많은지, 여행다녀온후 예전보다 앤드류 교육에
더 관심을 많이 보이며 챙기니 이번 여행은 참으로 유익했고, 배운것이 많았다.
우리아이들이 여행을 좋아하는것은 좋아하는 햄버그를 평소 잘 사주지 않기에
여행하는동안 햄버그 실컷 먹을수 있는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여행이 끝날때쯤 햄버그도 질리는지, 앤드류는 주니어로 사이즈가 바뀌었고.
데이빗은 반찬도 없는 집밥이 그립단다.
나도 10일이상 밥을 못먹었더니 (청이님 댁에선 초밥에 먹을것이 많아 밥을 먹지않았다)
속이 허했다. 라면 국물이 얼마나 그립던지. 다음번엔 라면이라도 넉넉하게 준비해가야겠다.
올 가을에 앤드류가 10학년이 되기에, 내년 여름에 북서부 (미네소타 놀스 다코다, 몬테나와 아이다호,
워싱턴과오르곤) 로 마지막으로 대 장정을 떠날수 있게되었으면 하고,
2년뒤엔 데이빗의 중학교 졸업선물로 둘이서 유럽가기로 한 약속을 지키게되길 기원해본다.
2011. 7. 23 (토)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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