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하는것이 너무 싫어 결혼전 농부의 아들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혼하고보니 농부의 아들이었고, 취미가 텃밭가꾸는것이라 이사를 가면 텃밭부터 만든다.
부모님일 도와드리면서 배운것이 많은데다 수시로 관련 책을 읽기에 어떤 농사에 관해선
평생 농사지은 내 친정 아버지보다 더 아는것이 많은것같고 거의 프로급이다.
나 역시 농부의 딸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지만,
난 농사일하는것이 너무 싫어 부모님이 시키는 일만 마지 못해 했기에 아는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 뒤늦게서야 그때 눈여겨 보고 배우려고하지 않았던것이 후회되었다.
예전에 부모님이 늘상 "알아서 남주나" 하곤 하셨는데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세상살면서 모르는것이 약인것보다 아는것이 힘인것이 더 많고, 나자신뿐만아니라
다른사람들에게 도움도 줄수 있으니 하기싫은일이라도 대충 건성으로 하지말고
정성을 다하고, 배우고 익혀야겠다.
남편덕분에 텃밭에서 키운 귀한 한국고추와 오이, 상추등 신선한 무공해 채소와 과일을
먹으니 남편의 취미생활이 고맙기가 그지없다.
나도 이젠 나이가 드는지 흙이 좋아지고 텃밭일 하는것도 점점 좋아지고있다.
미국은 모종이 꽤 비싼편이고, 한국고추와 달고 맛이 진한 짭짭이 토마토는 모종도 구할수 없기에
남편은 대부분의 모종을 집에서 직접 키우기에 2월 중순부터 일년 농사준비를 시작한다.
그 첫번째가 씨앗의 싹을 튀우는것으로, 집안 실내온도가 낮기에 오븐에 전구불만 켜서
온도를 맞춘후 싹이 올라오면 두번째 순서로 옮긴다. (2차 묘종시 촬영)
두번째 순서로 오븐에서 싹을 튀운후 창가에 설치한 임시 형광등 아래로 옮겨 밖깥온도가 따뜻할때까지
모종을 키우며 (키커기에 맞춰 높이를 조절한다) 낮에는 불을 켜고, 밤에는 불을 끈다.
최고온도가 50 도가 넘을때 모종을 현관앞 햇살이 잘 드는곳으로 이동시켜 온도가 떨어지는 밤엔
집안으로 이동시키고, 최저온도가 50도를 넘어면 밤에도 밖에 그대로 둔다.
남편이 출장이 길어져 모종이 엄청 자라 키 순서대로 여유를 두어 배치해 햇볕을 잘 받게 해 주어야했는데,
생각없이 그대로 두었다 햇볕을 제대로받지 못한 어떤 모종은 키만 삐쩍키워 남편이 "당신 농부딸 맞아"
라고 핀잔을 주었다.
겨울이 오기전에 낙엽을 치우지 않으면 낙엽이 남아있는곳의 잔듸가 누렇게 뜨기에
꼭 낙엽을 치워야하는데, 우리는 그 낙엽을 텃밭에 보관했다, 얼은 땅이 풀리면 거름으로 사용한다.
텃밭의 흙을 부드럽게 해 주기위해 수시로 트렉터로 텃밭을 간다.
잔듸깎은것과 잡초뽑은것과 파리가 사라지고난뒤부턴 과일껍질등을 모아두었다가 거름으로 사용한다.
잡초 방지를 위해 검정 비닐을 깔았다. 우리 부모님은 비닐부터 깔고 모종을 심는데,
남편은 비닐아래 호수를 까느라 토마토를 먼저 심고 나중에 비닐을 깔았다.
미국 비닐은 양쪽으로 펴지기에 나중에 깔아도 별로 번거롭진 않았다.
오이 펜스 설치
공터처럼 보이는 곳엔 호박과 참외를 심은곳이다. 아이들이 참외를 너무 좋아하는데, 해걸이는 하는지
날씨가 맞지 않는지 어떤해는 풍년이고 어떤해는 흉년이든다.
전가족이 오이킬러라 오이를 많이 심어야 한다. 남편의 출장이 길어져 오이를 늦게 심어 아삭아삭한
오이먹어려면 많이 기다려야 할것 같다.
씨앗을 받으려고 한것이 아닌데, 먹는 때를 놓쳤는지 씨앗이 잘못되었는지 먹어려고 했더니
벌써 꽃이 피었다. 그래 채소밭이 꽃밭이 되었다.
완두콩 먹을때가 되고부터 남편은 퇴근하면 바로 텃밭으로 가서 토끼처럼 풋완두콩을 따 먹는다.
남편은 꼭 완두콩을 생으로만 먹는데, 풋콩일때가 가장 맛있고, 더 지나면 단맛이 없어진다.
지난주 남편이 출장가서 완두콩을 따놓았더니 데이빗 녀석이 혼자서 다 먹어 버렸다.
자연에서 사는 것도 좋지만, 토끼와 사슴등이 텃밭과 꽃밭에 눈독을 들여 하나도 반갑지 않다.
사슴은 꽃이 핀것만 먹는데, 고추꽃을 유독 좋아하는것 같다. 텃밭의 펜스를 얼마나 높게 했는데도
사슴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벌써 내 고추 머리부분을 땡강 잘라 먹고는, 집뒤 화단에 가시가 있는 장미꽃
까지 싹뚝 먹어 나와 이웃의 베버리를 화나게 만들었다.
2011. 6. 20. (월) 경란
참으로 착하고 성실한 친구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혹시 창원 인근지역에 화한이 필요하신 분들은 제 친구 가게에 문의해주세요.
나누미 쌀 화환 경남 총판 T.281-1032, 1599-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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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ccup2011.06.21 17:53 신고
안녕하세요? 대구에 사는 아낙입니다. 경란님의 블로그를 알게 된 지는 몇 달 되는데, 우연히 검색하다 찾아들었습니다만 너무나 재미있고 행복한 일상들이라 즐겨찾기를 해 놓고 매일 매일 몰래 훔쳐보았습니다.
저도 남편 직장 때문에 창원에 십여년 살다가 요전에 고향 대구로 이사왔습니다. 또 아들이 둘이란 점도, 교회에 다닌 다는 점도 같고...
그래선지 왠지 경란님이 남같지가 않네요.^^
하루하루 성실히 써가시는 일상의 기록이 나중엔 큰 재산이 되실 것 같아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소중한 이야기, 많이 써 주세요. -
옛날 그렉 창원에서 퇴근해서 걸어 오면서 남의 밭에 완도콩 열린것 보고 가서 사오라고 하던게 생각나네^^
캐시는 메일 보내고 페이스북에도 글 남겼는데도 연락이 없는걸 보면 휴가 떠난 것 아닐까??.. -
가을하늘2011.06.21 19:39 신고
웬간한 한국아줌씨보다 농사를 골고루 더 잘 짔는구만...
난 어제도 시골생활이 싫다면 절대로 시골에 가지 않겠다고 남편한테
이야기 했는데...
상추,부추 여러가지 채소류를 조금씩 심어 날마다 관찰하고, 열매맺고
텃밭가꾸는 재미도 쏠쏠하겠는걸..
근데 싹을 틔우기까지는 관심이 대단한걸...
여러가지 모습들 너무 보기가 좋네... -
언니 땅이 정말 기름지네요.
씨앗뿌려 싹이 터고 모종하고 키우는 재미도 솔솔하죠
행복이 묻어나는 일상이네요
저도 농사가 징글징글해 맞이도 싫고 농사짓는 부모님 계시다는 총각은 결혼순위 제로였어요
오빠들 공부하러 외지로 떠나고 부모님 연로하셔 난 큰 일꾼이었답니다
지금 너무 좋아요
농사철이라도 신경을 안쓰도 되니까
상추도 열무도 부추도 모두 맛나보여요
아저씨와 앤드류 일 하는 모습 인상적이고 사슴이 뛰어다니는 모습 평화로와요텃밭을 가꾸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묘판까지 만드는 것은 처음 들었읍니다.
정말 프로농사꾼인 남편을 두셨군요.
님은 부모님이 농사일을 하시는 것을
옆에서 거들면서 그렇게 싫어 하셨다는데
남편이 텃밭을 프로급으로 하시는 것을 옆에서
도우면서는 오히려 그 옛날 부모님으로 부터
좀 더 자세히 배우지 않은 것을 후회하신다는 말씀에
자식 다~ 소용없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읍니다.ㅎㅎ
텃밭이 얼마나 정성스레 손이 간 곳인지 잘 보여 주고 있네요.
싱싱한 채소로 식탁을 풍성하게 차려 가족 모두가
맛나게 식사를 하는 모습이 절로 그려집니다.
담소실 글에서 읽었는데 휴가를 나이아가라 폭포로 다녀오실
예정이시라고요. 청이님이 고대하며 님의 가족 만나기를 기다리신다고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겠읍니다. -
마영수2011.06.29 00:34 신고
앤드류 엄마 안녕하세요.
이국땅에서 알콩달콩 즐겁고 행복하게 사시는걸 보니
마음이 즐거워 집니다.
오늘 처음으로 들르게 되었읍니다.
회사에서 여기 올라와 있는글 다 읽다보면
회사에서 쫓겨나겠읍니다.
저는 가을하늘님의 남친입니다.
누군지 모르시죠?
이름만 대면 아~~~ 그이? 할텐데....
가을하늘님능 통해 얘기 많이 들었읍니다.
어제(6/28) 전화통화하다 제가 가입되어 있는 KHICAC 블로그
얘기가 나왔구 그러다 앤드류 엄마 블로그 주소를 지금 막 받아서
이렇게 들어 왔지요...
여행중이시라구요.
건강하고 즐겁게 가족들과 여행 하시고
또 들르겠읍니다.-
앤드류 엄마2011.07.05 17:18마영수씨! 무지 반갑네요.
누군지 모르다니 무슨 말씀을.
그리고 또 가을하늘의 남친이라니,
마영수씨는 누구누구뿐만 아니라 대부분 한중여사원들의 남친이었거든요.
여전하시죠?
바쁘신와중에 이렇게 절 찾아주시니 영광입니다.
여행중에 댓글읽고는 마영수씨와 산악회멤버들
자동차로 미국일주 캠핑여행다니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에 한번 계획해 보세요.
제가 도와드릴께요. -
세상에 텃밭 가꾸려면 저렇게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 하는군요
yale10042011.07.23 21:04 신고
여기는 화분에 담겨있는 싹을 받아다 심기만 해도 되는데
게으른 우리는 뒷마당에 잡초만 잔뜩입니다
다른 것은 못해도 상추는 꼭 대형분에라도 심어서 연한맛을 보고 싶은데
매년 친구엄마가 싹 가져가라 하셔도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완두콩 부추 오이 호박 ~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사슴은 왜? 꽃만 똑똑 따 먹는지 우리집 동네 꽃들은 예쁘게 필 찰나에 그만
밤비들 입으로 쏘~옥 들어 갑니다 그러다 코요테 한마리가 나타나더니
이웃집 장미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제 코요테가 사라지면 또 꽃몽우리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 질 겁니다
이렇게 블로그에서 뵈니 담소실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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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 밭 열심히 잘 가꾸고 계시네요.
저는 텃밭이 거의 없고 농사도 잘 지을 줄 몰라서
화분에 조금 키운 답니다.
다행히 깻잎은 저절로 잘 자라니 매일 따 먹고 있어요.
상추도 조금 키웠었는데, 동물들이 다 따먹어서 포기 했어요.
저 혼자 담치기도 어렵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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