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문화, 예술, 방송

두 아들에게 요구한 생일선물이 준 행복했던 밤과 옥의 티

앤드류 엄마 2023. 11. 13. 12:45

내 생일이 다가왔을 때 큰아이에게 생일 선물로 
 나, 너 그리고 데이빗과 셋이서 함께
뮤지컬 해밀턴을 보고 싶어니

 티켓을 사라고 했더니 오케라고. 
그래 작은 아이에겐 저녁을 사라고 했다.
 
아들들이 뮤지컬공연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내 티켓만 한장 사주었을텐데,

내가 아들들이 뮤지컬과 콘서트등 공연 예술을

사랑하고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기회가 될때 함께 보곤 했더니 

  아들들도 뮤지컬을 싫어하지 않아서 

 셋이서 함께 같은 추억을 공유하게 되어 더 좋았다. 
 

 
뮤지컬 "해밀턴"은 2015년 2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시작 헸는데,
몇 달 동안 매진되자 6개월 뒤인
8월에 브로드웨이로 옮겨 
그해 뮤지컬 상인 토니상 16개 부분에 후보로 올라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해 11개를 수상하며
역대 최대 토니상 기록을 남겼고,

브로드웨이에서 계속 인기리에 공연중이다.  

 

그리고 수상기록 만큼이나 대단한 것은 

이 뮤지컬과 노래 가사를 만든 

Lin-Manuel Miranda 가

뮤지컬 주인공인 해밀턴 역까지 맡은 

  대단한 재주꾼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2017년부터 해마다 북미투어를 하고 있어

시카고에서도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4개월 이상씩 공연을 하고 있다.

북미 투어팀이 시카고 공연을 마치고 

   전국의 규모가 되는 도시를 순회하는데,  

시카고가 세번째 큰 도시라 보니 공연기간이 긴듯.

 
워낙 유명하다 보니 티켓 값이 너무 비쌌다. 
가장 저렴한 2층 발코니 뒷줄이 $99 나 했는데, 
(온라인으로 구입 시 수수료 포함하면 약 $125)
일찍 매진되곤 했다. 
 
티켓도 비싼 데다 
온라인 티켓을 구입하면 수수료도 비싸기에

시카고 갈때 공연중인 극장 창구에서 구매할수 있을까하고
 우리가 보러 갈 날짜 티켓 예매현황을 계속 확인했다. 

좌석이 빨리 매진되면 온라인으로 구매해야하니. 

 

그런데 가격이 싼 2층 발코니 좌석들을 비롯해 많은 좌석들을

누군가 대량으로 구입해서 더 비싸게 팔려고 하는지,
정상가로는 거의 다 팔렸고,

가격을 더 올린 리세일 좌석들이 많았다.

잘 보이지도 않는 2층 발코니 좌석을 정상가도 비싸서 

보기가 망설여 지는데 수수료 포함해 $150씩 주고는 안보고 싶었다.  

 

매일같이 예매현황을 지켜보고 있으니

1층 오케스트라 좌석 ($195 + 수수료포함 약 $240) 은

 비싸서인지  예매율이 높지 않아 남은 좌석들이 많았다. 
날짜가 다가오면 분명히 할인티켓으로 팔 것 같아서 기다렸다.  
 * 주말 공연은 더 비싸고, 날짜별로 가격이 다른데

나와 데이빗은 주말밖에 시간이 없었다. 

 미판매된 공연과 콘서트표 50% 세일 판매하는 창구
 
우리가 뮤지컬을 볼 예정인 1주일 전에
  마침 시카고에 콘서트 보러 갈 기회가 있었어 혹시나 하고,
저 사진의 창구를 찾아갔더니 해밀턴 50% 할인 티켓이 있었다.

(최대 1주일 전부터 공연 당일 미판매 티켓).


1층 오케스트라 좌석 $195 는 비싸서 절대 볼 수 없는데,
  50% 세일하니까 2층 발코니 가격으로 볼 수가 있었다.

* 내가 직접 구매했으니 인터넷 구매시 지불하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지 2층 발코니석 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했다. 


앤드류가 티켓값을 주겠다고 했으니 내 크레디트카드로 일단 구입했다.
며칠뒤 남편이 크레디트카드 내역을 보고선 깜짝 놀랐다.
무슨 뮤지컬이 $336 (세금포함된 가격) 나 하냐고. 
50% 세일해서 3장에 그 가격이라고 했더니 말을 못 했다.
 
저 할인티켓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이 나를 알아봤다.
JJC에 다녔던 학생으로 내 매장 옆에 있던
사무실 학생직원으로 일을 했던 Terry였는데, 
 그녀가 너무 많이 변해서 난 처음에 못 알아봤다. 
본인도 자기가 너무 많이 변해서 다들 못 알아본다고. 
(학생 때 평균의 체중에 머리가 곱슬 긴 단발 검은 머리였는데,
짧은 머리에 오렌지 색으로 염색을 했고, 체중이 많이 불어있었다)
그녀가 내 페북 친구라 예전에 한 번씩 동향을 올렸고, 
그때 연극을 했던 것이 기억나서 물었더니
연기는 그만두고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치고,
그곳에서 또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오랜만에 아는 이를 만나니 반가웠다. 
테리가 남은 좌석들 중에 가장 좋은 좌석을 주었다.
 데이비드가 왜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하는지 알았으면.
 

 

데이비드는 우리 좌석에 자리 잡고 앉아서는 움직이길 거부해 앤드류와 둘이서.

1부 공연 때 보니 우리 좌석보다 더 비싼 좌석이 빈자리로 남아 있었다.
휴식시간에 앤드류와 데이비드에게 자리 옮기자고 했더니 
데이비드는 우리가 그 좌석티켓을 산 것이 아니니 옮겼다간 
쫓겨 날것이라고 거부하고,
앤드류는 우리 좌석도 충분히 잘 보인다고 거절했다. 

얼마나 아쉽던지. 
데이비드에게 함께 사진 찍자고 했더니 또 노땡큐라고.
그런데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자리를 옮기지 않아 
그 좋은 좌석들이 빈자리로 그대로 있었다. 

공연장이 커서 가격이 가장 저렴한 2층 발코니 뒷좌석에 앉으면
(2층 발코니도 가격대가 다르다)
무대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출연진들이 너무 작게 보인다. 

엄청 유명한 데다 평점도 높고  (4.8/5)

이웃의 샤론은 이 비싼 공연을 3번이나 봤다고 해 기대가 컸는데,

 뮤지컬 음악이 랩으로 시작해 랩이 많았고,

 너무 빨라서 다 들리지가 않았다.

(보러 가기 전에 내용을 읽고 갔어야 했다).

그런데 해밀턴은 전달할 내용이 많기에 랩이 가장 적합하기도 했다.

남자들의 웅장한 합창도 좋았고, 댄스도 좋았지만,

랩이 좀 불편했다. 

앤드류와 데이비드가 나보다 더 좋아해서 기뻤다.

뮤지컬 덕분에 해밀턴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네. 
  

내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인데,

너무 크게 확장해 예전의 아늑한 분위기가 없었다. 

 
웨이트리스에게 사진을 부탁하면서 아들들과 내 생일기념으로 왔다고 했더니 

케이크를 서비스로 주었다.

웨이트리스가 엄청 친절했는데다, 케이크도 서비스로 주었으니 

식사값 계산하는 데이비드 녀석에게

앤드류와 내가 팁으로 $20를 주라고 했는데, 

녀석이 영수증에 $19.40로 적어 웨이트리스에게 엄청 미안했다.

 내가 5달러쯤 지폐가 있었음 테이블에 두고 왔을 텐데.

공연 볼 때도, 집에 올 때도 그것이 걸렸다.

다음에 가게되면 팁을 따로 줄까 생각중.

데이비드 녀석이 청개구리도 아니고. 

말을 해주면 좀 들으면 좋을 텐데, 꼭 자기뜻대로 하니. 

 

자정이 넘은 시간 시카고 다운타운

겨울엔 저녁 7시만 되어도 사람도 차도 잘 다니지 않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 살다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어니 너무 좋았다. 

 

 해밀턴이 바람을 피우지 않았으면

하나뿐인 아들이나 본인이 결투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고, 

사람들과 잘 타협을 했더라면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해밀턴을 많이 도와주었으니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터라 

많이 안타까웠다. 

앤드류와 데이비드가 그의 삶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생일 기념으로 아들들과 함께 보고 싶었던 뮤지컬도 보고, 

좋아했던 레스토랑에서 셋이서 함께 식사도 하고, 

       운전해 줘서 편하게 시카고도 다녀오고 호강했다.

 

남편은 사람많은것도 싫고, 뮤지컬도 싫고,

시카고 가는것도 싫어서

내가 뮤지컬 보고 싶어해도

 절대로 함께 보러가지 않는데 

       아들들이 성인이 되니 남편보다 나을 때도 있네.

 

    그래 앤드류와 데이빗에게 저 말을 전해주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너희들은 결혼하면 아내와 뮤지컬도 함께 보고, 

 아내가 좋아하고 원하는것을 해주라고 말해주었다.  

 

     내 생일 땐 함께 뮤지컬보고 저녁 먹는 것으로

   연례화 되었으면. 

 

2023.  11. 12. (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