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아들과의 특별한 점심 데이트

앤드류 엄마 2011. 1. 11. 08:00

 

 

 

친정엄마는 결혼을 일찍해, 엄마나이 마흔에 맏이인 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고, 

부모님은 당신들이 너무도 힘들게 일해서 번돈이라 외식한번 하지 않기에 가끔씩 외식을 시켜드리고,

(내가 사드린것이 나와 부모님의 첫 외식이었다) 옷과 가전제품과 가재도구를 사드렸는데,

내 나이 마흔일때 큰아이는 겨우 7살이되었다.  

그때 언제 저 녀석이 취직해 내엄마처럼 자식이 사주는 밥을 먹을수 있을까 생각하니 까마득하더니, 

지난해 녀석이 고등학생이되자  드디어 축구 심판을 해서 처음으로 돈을 벌었다.

 

그래 한국에선 첫 월급받으면 가족들에게 속옷을 구입해주고, 부모님 식사대접을 하니,

너도 나한테 밥을 사라고 했다. 

남편은 벼룩의 간을 빼먹지 하는 표정이기에, 자녀가 어릴땐 부모가 뒷바라지를 해 주었지만, 

자녀들이 경제활동을 하게되면 자녀도 부모에게 사 주어야하는것을 가르쳐야 한다며,

그것은 나에게 중요한 의식이라고 말해주었다.  

남자아이들은 대체적으로 뭘모르기에 사소한것 하나하나 예를 들어 누구집에 갈때

빈손으로 가지말라는것등을 부모가 가르쳐야지 남한테도 실례를 끼치지 않고,

부모들도 아들한테 서운한일을 좀 더 적게 겪게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어릴때 아들이 자장면 먹고싶어하는데 돈이 없는 엄마는 자장면 한그릇만 시켜서는

본인은 점심먹었다고 아들혼자 먹이고, 계란이 귀할때 엄마는 계란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이들 먹어라고 했는데, 눈치없는 아들들은 정말 그런줄 안다. 

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면서 사실은 엄마가 돈이 없어 귀한 음식 아이들 먹으라고

양보한것이라고 아들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지난해부터 너무 바빠 시간이 없었기에 계속 미루어져 드디어 어제 점심때 아들과 둘이서

역사적인 점심 나들이를 했다.

녀석의 주머니 사정을 참조해 정식 레스토랑이 아닌 Panera Bread 에 가서 가장 싼 점심 메뉴인

Soup & Bread 를 주문시켰다. 

아들에게 다음에 내가 대학을 마치고 첫 정식급여를 받으면 T.G.I 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집에 있으면 여가시간에 책을 읽거나 티브를 보거나해 대화가 안되는데, 집을 벗어나니 둘이서 대화가된다.

내 어린시절 직업의 세계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버스가 타고싶어 꿈이 버스 안내양(녀석은 왜 그런사람이 필요하냐고 묻기에 그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 안내양들은 일을 마치고 회사에서 혹시 버스비 횡령할까봐 몸수색을 당했다며, 나라가 가난할땐 인권도 없었다는 것과, 

돈으로 행복을 살수는 없지만, 돈이 많음 남들을 도와줄수 있고, 좀더 쉽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수있다며

예를 들어 난 공연보는것을 좋아하는데, 어떤 공연은 입장료가 너무 비싸 내가 취직을 하더라도 2시간 공연을 보기위해 15시간 일을해야하기에 그런공연은 볼수가 없는데, 만약 내 시급이 그 공연입장료와 비슷하다면 난 부담없이 가끔씩 공연을 즐길수 있을거라고(다음에 아들이 정식 직업을 갖게되면 내 생일이나

크리마스때 공연티켓이나 레스토랑 상품권으로 사 달라라며 가끔씩 세뇌를 시키고있다) 설명을

곁들여주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성적이 앞으로 네 60년간의 삶을 결정 지을수도 있으니, 물론 나중에도 기회가

더 있겠지만, 네 아빠를 보더라도 그 시간만큼 기회의 비용을 잃게되고, 그때보다 더 힘든 과정을

겪게되기에, 60년을 위한 3년이라면 공부에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느냐며, 나의 예를 들려주었다.

  

우리집은 여자자 공부잘하는것이 자랑이 아니기에 공부보다 집안일이 우선이었고, 네 할아버지,

할머니는 한번도 나한테 공부하라고 말 해본적이 없었지만, 공부를 열심히한것은 시험을 못치면

선생님께 부끄럽고, 공부잘하는 아이들과 친구하기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운좋게 시골학교인

우리학교에 처음으로 대기업인 우리회사와 연결되어 취직이 되었고, 회사에서 앨리트들과 일하면서 

그들에게 인생에 대해 많은것을 배우고, 또 회사덕분에 일본연수를가서 다른나라에 호기심을

가지게되어 영어공부를했고, 결혼전 미국을 와 봤기 때문에 네 아빠와 결혼을 해 이렇게 살고 있는데,

지금 내가 있기까진 주어진 일을 열심히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시작은 고등학교때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것 같다.  그러나 만약 내가 고등학교때라도 공부를 잘 하면 무엇이든지

내가 원하는일을 할수있다는것을 알았다면 난 공부를 더 열심히 했을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여자들에겐 교사외 다른직업이 있을줄 몰랐고, 난 사람들앞에선 말한마디도 못했기에 교사가

될수 없다는것을 진작에 알았기에 고등학교때까지 난 정말 아무런 꿈도 없이 막연히 졸업하면 취직해

집을 나가 살수있다는것에 좋아했다.  

 

그리고 공부를 하는 목적이 좋은대학가서 좋은곳에 취직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네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어디 가서 무엇을 먹어야 좋을지등등 사람은 하루에 몇번씩 결정을 내려야하는데다,

내가 너희 아빠와 결혼을 결정한것처럼 (사랑하면 결혼하는것이 생각하는 아이에게 난 결혼은

사랑만으로만 할수없기에, 결혼할수 있을 사람과 사랑하라는 현실적인 말을 해준다) 어떤결정은

평생을 좌우할수도 있는데,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평균적으로 그 결정을 좀더 현명하게 내릴수 있고,

좋은 직장을 구하는것 보단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네가 먼저 자격을 갖춰야하고 또 네가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거나 결혼하는것도 네 능력이 없으면 어렵기에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 열심히하라고 강조하는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이런말이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지만, 그땐 다른때보다 좀더 진지하게 들었다). 

 

한국에선 부모님 60살 생신때 자녀들이 해외로 효도관광을 보내주는데, 그 분들은 생전처음

해외에 간데다 말이 틀리니, 혹시라도 가이드 놓쳐 길 잃게될까봐 가이드만 쳐다보며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시는데, 그래도 자녀들이 해외에 보내주었기에 다른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는데, 이런것이

부모마음이라며, 나도 너가 점심산것 내 친구들에게 블로그로 자랑할꺼라고 말해주었다.

(한국의 앤드류또래는 이제 중 2이고, 대학졸업할때까지 부모에게 용돈받아 쓰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렇지만 자식자랑도 이런경우처럼 누구나 할수있는 일은 자랑을 해도 무관하지만,

아무나 할수있는 일이 아닌 일은 (공부 1등) 자랑하면 안된다고 말해주었다.

녀석도 아버지를 닮아 사회성이 떨어져 대화를 잘못하니 조심할것등을 훈련 시켜야한다.

 

비록 좋은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 먹은것은 아니지만, 평소와 달리 녀석도 학교와 친구이야기를

하며 분위기가 좋았기에, 엎뜨려 절받은 아들과의 역사적인 데이트를 즐겼다.

집으로 돌아올때 녀석이 아빠와 동생을 위해 쿠키와 서너먼 롤을 구입해 더 흐뭇했다.

부모가 원하는것은 너가 좋아하는 일하면서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해, 정직하고 성실하며,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가는거란다.

아들아 엄마의충고와 가르침을 기억해다오. 

 

2011. 1. 10.(월)  경란  

 

추신 : 사랑을 받은사람이 사랑을 베풀줄 안다는 말도 있지만, 사랑을 받기만해서 주는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기적이라 그런사람도 있지만, 몰라서 그런사람도 있기에

          알겠거니 하지 않고 자녀들에게 하나하나 가르쳐 엎뜨려 절받는것도 반복하다보면

          당연시되면서 다른이들에게, 부모에게 마음뿐만아니라 물질적으로도 사랑을 행하며

          살게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