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에게 미안했던 날

앤드류 엄마 2022. 7. 12. 00:37

지난 토요일에 근 3년만에 크리스티나를 만났다.

(코로나가 아니었슴 1년에 한번씩은 만났다).

그녀는 내가 예전에 학교 매점에서 일할때

만난 늦깍이 학생으로 내가 코리안이란 것을 알고는

자기 아들 친구중에 최근에 한국에서 온 학생이 있다며

내게 급 호감을 보였다. 

 

그리곤 몇달뒤에 아들의 한국인 친구 가족들과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주었고,

그 이후에도 몇번 초대를 해 주었다. 

 

그녀는 브라질 출신으로 나처럼 맏딸에

미국인 남자와 결혼해서 이곳에 살고있고

(친정 가족들이 모두 브라질에 있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며, 아들 하나둔 엄마로

   우린 비슷한 점도 많고, 이야기도 잘 통했다. 

 

결혼전 브라질에서 변호사였다길래,

법 공부를 다시하지 했더니 

자신의 영어를 미국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면 

(브라질은 포르투칼어를 사용)

 챙피하고, 당혹스러워 자신감이 확 떨어지기에

 미국에서 법학을 공부할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지난달에 내가 달라스 방문했을때

 사진들이랑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자긴 브라질에 와 있다면서

  7월에 만나자고 했다.

 

개학하면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는 아들이  

포르투칼어를 하는데,

여름방학때 브라질에 가길 원해서 

남편과 아들과 함께 세 가족이 

6년만에 브라질에 갔다고. 

 

그런데 친정엄마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브라질에 도착한후 이튿날

방역당국으로부터 크리스티나 세가족 모두

호텔에서 일주일 간 격리하라고 통보를 받았다고.  

 

크리스티나와 아들은 3주 일정으로 갔지만,

남편은 10일 일정이었기에 

남편은 호텔에서 격리하느라 다 보냈다고.

한달쯤 있다 오고 싶었는데,

직장때문에 3주만에 돌아와야 해 서운했다고.

난 3주라도 갈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자랄때부터 친정엄마가 여동생을 편애해서 

크리스티니가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심리상담을 통해 엄마를 바꿀수 없기에 

자신이 엄마를 이해하기로 했더니 

우울했던 자기 내면도

  엄마와 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고.

 

몇주 전에 약속을 정할때 

크리스니타가 자기 집에 오라고 했으나

크리스티나 집에 갔다간 하루가 다 갈텐데다 

그녀집 주위엔 걷거나 자전거 탈만한 곳이 없기에 

계속 앉아서 이야기만 해야 할것 같고,

크리스티나가 우리 트레일을 좋아하기도 해  

우리 트레일에서 자전거도 탈겸

우리집으로 오라고 했다.

 

목요일까지 몇일 많이 더웠는데, 전날 비가 오더니

토요일날 마침 날씨가 엄청 좋았다. 

점심에 합류한 명옥씨와 함께 

*  옆집 젝에게 사진을 부탁했더니 준비가 덜 되었는데 급하게 찍혔다. 

 

 명옥씨는 우리집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사는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이 사는 한국인 친구로

(명옥씨도 내가 매점에서 일할때 내친구가 자기가 한국학생을

한명 안다면서 내 매점으로 데려와서 소개를 시켜주었다)

서로 근무 스케쥴이 다른데다 

명옥씨는 한국계 사모님들과의 골프모임에 참석하고 있었어

1년에 한두번 만나는듯. 

 

몇년전에 크리스티나 부부와 명옥씨 부부 (셋다 미국인 남편)를

우리집으로 저녁식사 초대 한적이 있었어 두사람은 구면이다. 

지난 화요일에 명옥씨와 통화했을때 

토요일에 크리스티나가 우리집에 올거라고 했더니 

토요일 오전에 명옥씨가 전화를 했다. 

일이 있어서 OFF 를 했다며 크리스티나 왔냐고. 

그래 점심식사에 합류하라고 했더니 오셨다. 

명옥씨가 가져온 양고기와 함께

 

크리스티나에게 샐러드와 군만두와

새우 김치 뽁음밥을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

크리스티나가 해산물을 못 먹는다고.

그래 피자를 구웠다. 

군만두는 크리스티나 에피타이저로

 내가 음식만드는 동안 주방에서 먼저 먹었다. 

 

4시쯤 크리스티나는 저녁에 남편과 행사에

가기로 했다며 돌아가고, 

 명옥씨와 난 5시 15분전에 골프장으로 갔다. 

 

명옥씨는 홀인원을 몇번씩이나 했고,

골프리그에서 가끔씩 우승도 하는 골프 고수이고,

 쉬는 날이 나랑 달라서    

그녀와 골프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그날 그녀가 다른 스케쥴이 없었는데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토요일은 오후 5시부터 골프장 사용료가 9달러밖에 안되고, 

무엇보다 내가 한수 배울수 있을 좋은 기회였기에  

미리 생각했더라면 골프함께 쳤으면 좋았을텐데 했더니 

 트렁크에 골프채를 비롯해 필요한것 다 있다며 

골프 칠수 있다고했다. 

 

그래 계획에도 없었던 골프장행을 갑짜기하게 되었다. 

덕분에 어떤 골프채를 사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쳐야 하는지 배웠고, 

난 5,6년에 한번씩 가니 9홀도 못마치는데, 

(올핸벌써 2번이나 갔으니 기록세웠다.ㅎㅎ)

 10홀과 18홀 골프코스도 경험했다. 

난 시작만 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그녀의 공 위치에서 쳤다.ㅎㅎ

 

시간가는줄 모르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어 

시계를 보니 7시 50분이나 되었다.  

갑짜기 데이빗이 저녁은 먹었나 걱정이 되어서    

집에 전화를 했더니 데이빗녀석이 

 물류센타에서 10시간 육체노동후 많이 힘들었던지

기운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앤드류와 데이빗과 난 점심 도시락도 가져가야하고,

내가 오후 근무조일땐 저녁 8시30분에 집에 오니 

음식할때 일부러 넉넉하게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기에 

냉장고에 음식이 몇가지나 있었지만,

 데이빗 녀석은 입이 짧아 같은 음식을 잘 먹지 않는데,

녀석이 먹고 싶은것이 없었던지 아직 저녁 식사전이었다. 

남편과 앤드류와 난 같은 음식 얼마든지 계속 먹을수있다. 

 

녀석이 24살이나 되었으니

미국에선 본인이 알아서 챙겨 먹는게 당연한데,

난 어쩔수 없는 한국엄마라서 그런지 

순간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점심때 피자 만들면서 데이빗 피자도 만들었슴 좋았을텐데...

피자도 갑짜기 만들게 되어 

미처 생각을 못했다. 

 

그래 "엄마가 바로 가서 저녁 챙겨줄테니 

우선 냉장고에 있는 과일부터 좀 먹어라"고 했다. 

퇴근한지 1시간 40분이나 되었는데 

물만 마셨는지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근무를 했거나 집안 일로 바빴더라면

그렇게 미안하지 않았을텐데,

오전부터 하루종일 친구들과 노느라 깜빡했고,

또 데이빗이 앤드류처럼 건장하다면 덜 미안했을텐데, 

데이빗 녀석은 허약한데다 아스퍼거가 있는데,  

엄마가 되어서는

그런 아들이 10시간씩이나 힘든 노동을 하고 왔는데,  

 친구들과 노느라 일하고 온 아들의

저녁준비를 생각치 못했던것이 

  아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정말 미안했다. 

 

2022.  7.  11. (월)  경란

 

추신 :  내 미국 친구들에게 물어봐야겠다.

 그들이 내 경우이면 나만큼 정말 미안할지?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아래 왼쪽에 위치한 하트 클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