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야 할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이 80통씩되니
12월이 시작되면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뭘하느라 바빴는지
지난 일요일에서야
부랴부랴 카드에 넣을 가족사진을 찍고,
카드를 주문했다.
미국내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 52장은
토요일까지 발송해야 크리스마스전에 도착할텐데
하필이면 이번주에 동료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추가 근무에다
수, 목요일에 재택근무하다 출근을 해야했다.
그런데다 기말고사 기간이라 평소보다 바빴고,
전화도 많이왔는데다
신체리듬이 바뀌어서 그런지
퇴근후엔 피곤해서
수요일까지 카드를 몇장밖에 적지 못했다.
목요일 퇴근후에도 피곤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에 만사 재쳐두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쓸 계획이었다.
그런데 퇴근해 오니 앤드류가 밝게 웃으면서
자기가 우리가족들에게 저녁을 사겠다며
(4월 4일까지 군에서 급여지급)
어디 가고 싶냐고 물었다.
그래 크리스마스 카드 적어서
토요일 1시 까지 보내야하니까
오늘 내가 너무 바쁘다며
불고기 절여 놓은것도 있으니
불고기 먹던지 아님 Take out 해서
집에서 먹자고 했더니
녀석이 그럼 가까운 레스토랑에 가는것은 어떻냐고?
앤드류가 사춘기때부터 군대가기전까지
내가 앤드류에게 점수를 많이 잃어서
녀석이 집에 있을동안 잃은 점수를 만회할
좋은기회라 노력중인데
하필이면 내가 바쁠때 녀석이 이런 제안을 하니...
생각해보니 앤드류 녀석이 15살에 축구 보조심판해서
난생 처음 번 돈으로
내게 Panera Bread 빵과 스프를 사준이후
(내가 한국의 관습에 대해 말해 주고
엎뜨려서 절받은 격인데,
남편은 이런 날 벼룩의 간을 빼먹는사람처럼 한심해했다)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저녁를 사주겠다 한건데...
그래 꼭 레스토랑에 가고 싶어면
토요일날 저녁이나 일요일날 가면 안될까했더니
엄마가 자기 기분을 다 깬다고.
한번 더 생각해보니
크리스마스 카드보단 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했고,
아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시간이나 기회가
앞으로 많이 있을거란 보장도 없었기에
레스토랑에 가자고 했다.
앤드류가 나보고 선택하라고 했지만
주중인데다 내가 멀리까지 갈 시간도 없고해
앤드류보고 정해서 서프라이즈하라고 했더니
아들과 남편이 의논해서 Chili's 로 갔다.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인지
목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앞에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30분이나 기다려야했다.
* 요즘 레스토랑마다 구인난을 겪고 있어
주문후 음식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빈자리가 있는데도 손님을 다 못받는듯.
그곳에 오랫만에 갔더니 메뉴가 다양해졌고
몇가지 함께 나오는 캄보 메뉴가 있었어 반가왔다.
앤드류는 자기가 사고, 또 운전할테니
모두 마가리타를 주문하라고.
에피타이저를 주문하더니
풀 코스는 디저트도 먹어야한다며
디저트까지 주문하려는것을
다음에 네가 돈 많이 벌면 그때 디저트시키겠다며
오늘은 집에 가는길에 월마트 들러서
아이스크림 사서 집에 가서 먹자며 만류하고선
아이스크림 사서 집에 와서 먹었다.
남편은 아들이 저녁을 사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고,
다들 평소보다 화기애애했다.
계산할때 남편이 지갑을 꺼내길래
아들이 군에서 번 돈으로 내는게 안타까와서
남편이 계산하려나 했더니
레스토랑 크레딧으로 받은 $10 미만의 쿠폰을
앤드류에게 주었다.ㅎㅎ

하필 내가 먹고 있을때 사진을 찍게되어 볼이 부었다.
앤드류에게 네가 처음으로 가족들을에게
한턱 낸 역사적인(^^) 저녁인데
음식사진을 깜빡했다고 했더니 웃었다.
녀석이 한턱 내었는데, 기분좋게 해 줘야
다음에 또 살테니(^^)
내 덕분에 좋은 시간되었다며
가족을 생각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얼굴 표정까지 약간 오버해서 했더니
녀석도 기분이 좋은듯.
돈은 내가 나를 위해 사용할때보단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쓸때
그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며
기분이 더 좋고, 돈 번 보람도 있기에
앤드류도 이것을 느끼게 되었기를.
크리스마스 카드를 어제 토요일에 다 보내진 못했지만,
아들 기분 맞춰주길 잘 했다.
2021. 12. 19. (일) 경란
추신 : MZ 세대에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신조어로 "스불재" (스스로 불러온 재앙) 이라고.
내가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아
자초한 일이니 스불재가 맞네.
MZ 세대들 참 똑똑한듯.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아래 왼쪽에 위치한 하트 클릭 부탁드립니다.
'일상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해 즐거운 크리스마스 (0) | 2021.12.26 |
|---|---|
| 선물 고맙게 잘 받는것도 예의인데 서툰 우리는 (0) | 2021.12.22 |
| 집에서 찹쌀떡 만들기가 식은죽먹기인것은 (0) | 2021.12.14 |
| 그녀의 기도 부탁이 안타까왔던 것은 (0) | 2021.12.10 |
| 군에서 제대한 아들 환영파티 (0) | 2021.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