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

스모키 마운틴을 다녀와서

앤드류 엄마 2010. 8. 14. 15:21

  드디어 남편의 여름학기를 마치고 기다렸던 휴가를 떠나려니, 계획했던 스모키 마운틴쪽에 날씨가

연일 90도를 넘어면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예정이란다. 

캠핑장에서 텐트를 칠 예정이라 비오고 무더우면 여행이고 뭐고 만사 귀찮기에 계획을 변경해 캐나다로 갈까했더니,

지난번에 내 여권을 갱신하러 보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새 여권이 도착하지 않았다.

콜로라도쪽은 일기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그곳은 지난 여름 서부다녀오면서 대충 풍경도 구경하고 하루를 묶었기에,

아직은 가보지 않은곳이 많아 이왕이면 새로운 곳에 가고 싶어서 예정보다 날짜를 늦추어서 출발을 했다.

그리고 출발하기전에 호스피스로 릭 병문안갔을때 오늘내일 하고 있었기에 그 먼곳까지 가서는 그냥 돌아오게될까

걱정이 되었는데, 릭 월요일날 돌아가셨어 일정을 앞당겨 일찍 휴가를 마쳤다.

데이빗이 월요일부터 밴드 캠프도 시작했고, 앤드류도 고등학교 축구부 Try out 이 있기도 했다.

 

첫날 600마일이 넘는 (약1000키로) 길을 곳곳에서 도로공사중인 관계로 예정보다 한참늦게 도착했는데  

캠프장이 그때까지도 더워서 Knoxville 근처 숙소에서 묶었다.

다음날도 바로 곧장 스모키 마운틴으로 가지않고, 전망이 좋다는 12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갔는데, 

모터사이클족과 차 뚜껑없는 고급 convertible 들이 줄을 이어 달렸고 우리처럼 일반차량이 더 귀했다.

도로곳곳엔 그 길을 통과하는 차량과 모터사이클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전문사진기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우리는 몇번이나 사진모델이 되어 주었다.  사진을 구입하지 않을거니 괜히 미안했다.

모터사이클과 컨브러블차를 이용한 사람들은 멋진 사진을 가질수 있을것 같다. 

산허리를 돌고 돌아 엄청 높은곳에 전망을 볼수 있는 곳들이 있었지만 모터사이클그룹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어 차안을 통해 풍경을 구경하는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자리를 잘못앉은 데이빗은 그나마 그것도 보지 못했지만.

근 1년만에 싱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초록의 숲으로 가득 메운 산을 보니 참 좋았다.  

 

Cherokee 에서 전망대 가는길

Cherokee 에서 Gatlinburg 까지 35마일 (약 50키로메타) 길은 사진처럼 쭉쭉뻣은 가로수가

양쪽 길옆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었고 한적해서 좋았다.

 

 

 

고산목과 산넘어 산들로 가득찬 풍경이 지리산을 닮아 보였다. 

 

해발 2024미터에 위치한 전망대는 0.5마일 (900 미터) 아래에 주차장이 있고

길도 산책로처럼 포장이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전망대에 오를수있다.

전망대에 오르는 이 길도 나름대로 멋있었다.

 

 

전망대

그 작은 전망대에 주 경계선이있어 데이빗은 노스 캐롤라인과 테네시를 넘었다며 엄청 좋아했다

 

 

전망대를 오르는 길도 이처럼 턱을 없애 아기들도 유모차타고 전망대까지 갈수있다

 

 

보통 스모키 마운틴은 안개비슷한 꽃가루가 시야를 흐려

가시거리가 길지 않은데 우린 운이 좋았다

 

 

 

 

 

캠핑촌에 설치된 야외극장에서 밤 9시에 캠핑족들을 대상으로

레인저(국립공원 관리인) 의 자연 학습이 있었다

그곳에서 스모키 마운틴에 야생곰이 1,600 마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기겁을 했다.

캠핑객들에게 곰을 유인하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해야 될 규칙과 (절대 음식물을 야외에 두지말것) 

곰을 만났을때를 대비한 행동요령을 설명해주었고, 스모키 마운틴에 살고있는

야생동물들과 그 털가죽들을 보여 주었다.

 

스모키 마운틴에선 Gatlinburg 가 가장 유명한곳인데, 남편은 그곳이 엄청 붐빈다며 (다녀온 사람들이 다들 그곳을 

피하라고 충고했단다) 가장 한적하고 지대가 높아 더 시원하다며 Cosby 캠핑장을 예약했다.

사람이 모이는곳은 유명하고 좋은 곳인데, 복잡하고 시끄러운것 싫어하는 남편때문에 우린 그런 곳엔 못간다. 

Cosby 에 텐트칠곳이 93개나 되는데, 우리가 예약할시엔 몇개밖에 남지 않았다.

곰으로부터 안전한 입구쪽에도 몇개 있었는데, 입구쪽은 차들때문에 시끄러워 잠못 잔다며 최전방에 예약을 했다.

세남자들은 곰이 무슨 테디베어인냥 쿨쿨잠을 잤는데 난 첫날밤에 늦도록 잠을 잘수가 없었다.  

다음부턴 싸움에서 양보하지 말고 이겨지.      

 

 

아이들이 캠핑오면 가장 좋아하는 멜쉬멜로 바베큐를 위해 꼭 불을 피운다

짐이 너무 많아 야외 의자를 가져오지 못했다.

 

 

캠핑을 오든 주말이든 미국의 대표적인 아침식단 계란후라이와 베이컨

 

 

텐트촌인 캠핑장 길이 산책로처럼 너무 좋았다.

그곳이 시카고보다 1시간 빠르기에 매일 우리시간으로 7시에 일어났는데

그곳시간으로 아침 8시인데도 나무가 너무 많아 해가 보이지 않아

새벽처럼 희뿌엿했고 고요해 참 좋았다.

진짜 새벽에 일어나봐야지 했는데 한번도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뒤편에 보이는 검은 쓰레기통도 곰이 어떻게 할수 없도록

무쇠로 만들었고 뚜껑도 이중으로 안전장치가 되어있어 팔에 힘없어면 뚜껑도 못열것 같았다.

 

 

도보로 산정상을 위해 출발

산이 온통 쭉쭉곧은 나무가 많아 왠종일 햇볕받을일 없어 좋았는데,

그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 아무리 높은곳에 올라가도 탁터인곳이 없어 전망을 보지 못하니 좀 답답했다.

3시간을 걸어 겨우 산등선에 도착했는데 왼쪽으로 가야했는데 높은쪽을 택해 오른쪽으로 갔다

가도가도 산허리만 돌고 정상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내려왔다.

3시간이나 걷는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포기하고 하산하다 쉴때 따로 온 두 그룹을 만났는데,

100 메터 전방에서 곰을 보았는데 그 곰이 별로 사나와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심하란다.

그말듣고 나니 내려갈일이 태산이었다.

다시 그사람들 따라 올라가자고 했더니 세남자가 이구동성으로 더이상은 못 걷는단다.

그래 여기서 기다리다 다른일행이 내려오면 함께 가자고 했더니 언제까지 기다려야할지 

모른다며 그곳에서 30분 쉬다가 조용조용 내려왔는데 올라갈땐 힘이 들었지만 얼마만큼 올라왔는지

몰랐는데, 내려갈때보니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높이 올라왔는지? 

무사히 곰을 만나지 않고 하산에 성공했는데 겁을 먹어서 그랬는지 다리가 더 아팠다.        

 

 

 

1년만에 계곡물소리를 들어니 얼마나 좋든지.

아이들이 손으로 송사리잡기를 했는데 재미있어 했다.

물이 많이 차가왔지만 흐르는 물이라 그랬는지

한참 물에 있었더니 다리 아픈것이 많이 풀렸다.

 

그곳에서 다른 루터로 산책을 온 근처에 사는 여자들만의 그룹을 만나

30분간 미국 정치와 경제, 그리고 한국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각이 나와 많이 비슷해 좋았는데,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기에 대해 아는바는 없지만 대부분의 크리스챤들은 이단으로 생각하기에

그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는선에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산을 내려와 이웃텐트의 주인에게 (이름을 깜빡했다. 결혼했는데 이번 여행은 혼자 왔다는 30대초반의 남자)

산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그곳까지 가서는 전망이 정말 멋진 산불감시하는 타워에 가지 않은것이 너무

아깝단다. 자기가 촬영해온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그는 그때까지 진짜 전망대를 가지않았었다) 전망대에서

본 풍경이 훨씬 멋있었다. 그곳으로 가는길에 독사를 만났다고 하길래 난 안가길 잘했다고 말해주었다.

 

 폭포가는 길 (내려올때)

 인적이 없어 가족사진찍기가 어려웠다

 

 

그가 폭포쪽으로는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 다음날 덥기전에 아침도 먹지 않고 폭포로 갔더니

여전히 우리 가족들 뿐이었다.  폭포까진 2.2 마일( 3.5키로메타) 이었지만 산길이라 꽤 많이 걸었다.

남편이 선두에 서고 앤드류와 데이빗 그리고 내가 가장 뒤에서 걸었는데, 남편이 평소처럼 말도 없이 걷기에

이럴때 오랫만에 아들과 대화도 하면서 걸어면 더 즐겁지 않겠냐며 불평을 했더니, 산에 와서는 자연의 소리를

즐겨야 하고, 또 어떤일이 생길지 모르니 조용해야 한다고 하더니 폭포를 10분쯤 앞둔 거리에서 나무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 남편이 멈추고 사방을 살폈더니 50 메터 앞에 우리가 걷는 길 바로 옆에 곰이 있었다.

나는 다리가 다 떨려 돌아가자고 했더니 남편은 캠코드로 촬영을 했다 (실력부족으로 블로그에 못 올리고있슴).

그리고 곰이 우리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용히 되돌아오다 폭포가는 다른 일행을 만나 얼마나 반갑든지.

그집 남자들은 겁도 없이 또 곰을 보겠다며 다시 돌아가 곰을 보았다. 

곰이 폭포로 가는 방향으로 갔기에 결국 두 가족은 폭포를 포기하고 돌아왔다.

우린 이틀동안 도합 근 7시간을 걸었는데 정상도 못올라갔고 폭포도 보지 못했다.

첫날 전망대에 가서 산을 실컷보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아이들은 이번여행에서 가장 생각나는것이 야생곰을 만난것이란다.

데이빗 왈 스모키 마운틴에 곰이 없으면 그냥 그저그런 산일 뿐이란다.

자긴 곰을 보았을때 쬐금 겁이 났지만 더 많이 신이 났단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1년만에 산을 보고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쭉쭉뻣은 나무들이 보니 너무 좋았다.

 

참조 : 스모키 마운틴에서 캠핑할시 나무가 많아 그물침대를 가져가면 좋다.

         여름엔 성수기라 캠핑도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야한다. 

         Gatlinburg 는 스모키 마운틴 최대의 관광지로 숙박업소와 레저시설들이 많기에

         교통체증과 인파가 뉴욕다운타운만하고, 크고작은 가게들이 엄청나게 많다.

         또한 그 근처에 전망좋은 등산로도 있고, 규모가 큰 폭포도 있고, 강에서 수영도 할수있기에

         캠핑시 Elkmont 캠핑장이 좋을것 같다. 

         스모키 마운틴엔 샤워장이 없기에 임시샤워용품을 구입해오는편이 편리하다.

         아님 산아래 작은 마을에  유료 사워장을 이용해도 된다.

        

2010. 8. 13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