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내 인색한 김치인심을 위한 변명

앤드류 엄마 2019. 4. 13. 11:37

희원이네가 돌아간뒤

김치를 싸주지 않았던것이

 몇일동안 마음에 걸렸다.

희원이 엄마랑 아빠가

우리집 김치를 맛있어 했는데.


희원이네가 우리집에 자주 오는것도 아니고,

(이번엔 희원이 봄방학을 맞아  젊은 St. Louis 에서

시카고로 여행왔다 집으로 가는길에 들렀다

하루밤 묶고 가라고 했는데

다음날 사무실에 가봐야 한다며 저녁만 먹고 갔다),


젊은 부부가 아무도 없는 이 낯선땅에 와서


누구 도움없이

  둘다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어린 두아이들 키우느라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쁘고,

공부도 많이 한 사람들이

 알뜰하게 잘 살아 기특한데다

희원이엄만 친정엄마도 안계시고,

남편이 막내라 시어머니가 시할머니같은분이라

   내가 마음이 많이 가는데,

선뜻 김치 한병도 주지 못했다니...


예전에 내가 아는 사람도 없고,

집에 전업주부로 있었을때

그땐 김치가 지금처럼 유명(^^)하지도 않았기에

누가 김치 좋아한다고 하면 반가와서

몇번 만나지 않았어도

 집으로 점심초대도 하고,

김치도 주고 했었는데,

이젠 김치가 유명해 져

주변에 김치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내 김치를 맛있어 하는 사람들도 많아져


김치 좋아한다고 해도, 내 김치 맛있다고해도,

 예전처럼 집으로 초대하거나

김치를 싸주지 못한다.

난 음식을 잘하진 못하지만,

재료의 질과 위생상태를 중요시하기에

다른 음식들도 그렇지만, 특히 김치는 직접 담는데,


고추가루도 이곳에서 구입하면

다 중국산이라  

나이드신 친정엄마가 혼자 직접 농사지은것과

(친정 고추가 적당히 맵고 맛있다)

우리 텃밭에서 키운 탱탱이 고추를

 반반 섞은 양념을 사용하고,

마늘도 병에 든 다진 마늘이 아닌

수확한지 얼마되지 않은

플로리다산이 매장에 나올때

구매해 직접까서 사용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집에 온 손님들이

내 김치가 맛있다고들 한다.


김치를 사 드시는분들은 나보고

김치 만들어서 팔으라고 하는데,

내가 김치장사할 만큼 절박하지도,

한가하지도 않고,

또 아는 사람들에게 돈받고 김치파는것은

 더더욱 할수 없다.  


그런데 내 김치 맛있어 하는 사람들에게

김치를 나눠줄 만큼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가루도,

내 시간도 여유가 없는데다

내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김치인심을 스스로 야박하는 편이다.

아마 한번주면 계속 주어야 할것같고,

또 누군주고 누군 안주는것도 좀 그렇고하기에.


그래 몇년전에 처음으로 우리집을 방문했을때

김치를 싸주지 못했는데,


 희원이네는 좀 특별한 경우라

 마음에 많이 걸렸다.


그래 다음엔 김치를 좀 주어야지 했는데,

이젠 그때보다 더 바빠져

나도 김치담을 시간도

한국 슈퍼가려면 반나절이상 소요되어

특별히 주말에 시간을  내어야 하는데 그 시간도 없었어

김치 인심이 예전보다 더 인색해졌다.


데이빗이 녀석이 편식이 심해

먹는 음식이 몇가지 되지 않는다.

그중에 특히 김치를 좋아하기에

김치가 없어면 안된다.


지난 주말에 지인의 댁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나이드신 집 주인께서 김치가 떨어졌다며

당신이 드실 김치를 조금만 달라고 부탁하셨다.

(그분도 내 김치를 맛있어 하신다).


그런 부탁 내게하시는 분이 아니시니

좀 넉넉하게 많이 드려야 하는데,

넉넉하게 드리지 못해

김치를 드리고도 마음이 불편했다.


 볼품없고 평범한 내 김치를 왜 맛있어하는지...

(밑둥을 잘라 줄기김치로 담는다)


귀한것을 나눌때 그 나눔의 가치가 큰데,

 비싼것이 귀한것이 아니라

물 한컵이 목마른 사람에겐 생명수가 될수있듯이

상대방이 필요로하고, 좋아하는데 구하기 어렵다면

그 또한 귀한 것이니

 내가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그것을 다음 생각하지 말고 선뜻 나눠야 하는데...


김치인심이 후하려니 내 사정이 딱하고,

김치인심이 인색하니 내 마음이 힘들고,

언제쯤 내 김치 인심이 후해질수 있을런지?



2019.  4.  12. (금) 경란


추신 :  테네시 Nashville 근처에 사시는분께 

제 블로그 지인의 따님이 Vanderbilt University 에서

Ph.D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그분이 제 블로그를 과대 평가하시곤,

 제게 부탁을 하시네요.

생소한 곳이라 아파트나 콘도에 

대해 좀 알고싶으시다고.

아시는분 계시면 제 방명록으로 연락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