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학교, 교육, 종교

학기를 마치고

앤드류 엄마 2010. 5. 14. 11:31

 

영어 기말시험을 마지막으로 드디어 학기를 마쳤다.

처음 학교를 시작할때만 해도 5년내 졸업을 목표로 무리하지말고 느긋히 하려고 했는데, 

5분기를 마치고 이제 겨우 졸업학점의 반을 채운지금 시험 스트레스도 그렇고 시간이 없어 좋아하는 일들을

못하니 하루빨리 졸업해야지 하는 마음뿐이다.

 

처음엔 배우는것이 재미있었는데, 좋아하고 재미있는 수업만 듣는것이 아니라 재미없고 어려운 과목도

졸업학점을 채우기위해 수강해야되고, 쓰기는 여전히 생각만큼 나아지지 않는데다, 4년대학으로 진학할

것도 아니고, 취업할것도 아니니 적당히 하면 되는데, 욕심인지 여전히 시험이나 과제물평가에 민감해지니

배우는 즐거움보다 빨리 마쳤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전까지는 친정에 무슨 일이 생길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 꿈에도 생각지못했던

아버지가 암치료를 받게되니 학기중에 갑짜기 한국에 가게되면 큰일이라 빨리 졸업해야될것같아

계획을 앞당겨 이번 여름학기와 조금 다음 두학기는 좀 무리해서라도 내년 이때 졸업하려고 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 아니 벌써하면서도, 1년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니 너무 긴것처럼 느껴져 조급증이 생긴다.

 

이런 내마음도 모르고, 그렉은 졸업후에도 한과목씩 공부해서 학사과정를 마치란다. 어느 세월에?

이번학기에 시력도 더 나빠지고, 흰머리도 더 늘어 반백을 넘었는데, 더 공부했다간 백발에 장님되겠다면서,

내가 좋아하는것하면서 살고 싶다며 No, Thank You 라고 했다.

 

도서관에 들렀더니 보고싶어던 영화들이 잔뜩 있어 5편 (Angles & Demons, All About Steve, Julie & Julia,

Night at The Museum, G.I. Joe) 이나 빌렸다.  무료로 일주일동안 빌려주니 좋은 영화는 빌리기가 쉽지

않기에 횡재한 기분이었다.  다 볼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주말에 가끔씩 영화를 빌렸는데, 시간이 없어 보지도 못하고 그냥 돌려주기 일쑤였다.

일요일 오후에 우리집에서 한국교회 속회모임이 있어 토요일은 왠종일 몇달동안 못했던 청소를 해야하고,

꽃밭은 풀밭이 되어있어 잡초도 뽑아야하고, 블로그에 밀린글도 올려야하고, 제니스와 제니도 방문해야하고,

연락못했던 지인들에게 안부도 전해야하고, 해야할일이 잔뜩밀려 있기에...  

오늘 못하면 내일하고, 내일못하면 또 그 다음날하고...

다음주에 시작되는 여름학기 6주간 마치고, 두달정도 휴가니 그때하든지...

 

 

아래사람들은 이번학기동안 만났던 사람들중 쬐금 친했던 사람들이다.

English 담당 Mrs. Munch 

 

시험이 생각보다 어려웠는데다 예상문제외에서 반정도 출제되어 50분동안 너무 긴장해

시험마치고 사진을 찍었더니 얼굴표정이 덜 풀린것 같다.

Mrs. Munch 는 영어과 총괄인데, 과제를 집에서 완성하게해주어

우수한 성적으로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영어 101 을 수강해야했으면 낙제되었을텐데 상업영어만

해도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함께 수강했는 제이미는 영어 101를 두번이나 낙제당해 할수없이

상업영어만해도 되는 전공으로 바꾸었는데, 이번에 C 를 받아 엄청 좋아했다. 

나도 제이미처럼 C 받고도 기분좋을수 있어면 좋겠다.     

 

우리학교에서 드디어 외국인 학생들 유치에 관심을 보여 그녀에게 나를 채용하라고 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언어연수현황에 대해 설명해주고, 한국학생들 100 명은 유치해줄수 있다면서.

그리고 외국학생들에겐 영어수업 못지않게 소소한 일상적인 도움이 필요하기에 

외국인 학생들 지원전담으로 고용하라고 했더니 가끔씩 자기 사무실로 들러라고 했다. 

졸업하더라도 나이도 있고 영어땜에 일하고 싶은 곳은 취직할수 없을것 같아

취직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우리학교에서 유학생들 도우미역할을 할수 있다면

사람들 도와주는것 좋아하니 나한텐 딱이니 잘되었으면 좋겠다.

 

우리학교도 미국에서 가장오래된 커뮤니티칼리지로 수업료저렴하지,엔지니어학과도 있고

(미 전국의 2년대학중 엔지니어 학과가 있는 학교가 별로 없다), 엔지니어 전공인 학생들은

영어와 엔지니어를 병행해도 되고, 시카고와 가깝고 등등 여러가지 장점들이 많은데다,

영어못하는 외국인들끼리 수업하는 언어연수코스보단 별도로 영어수업받고,

미국학생들과 함께 일반수업을 듣는것이 더 효과적이고(내가 경험해보니)

 한국학생들도 우리학교에 오는것이 잇점이 많기에 정말 홍보해주고 싶다. 

 

 

Accounting 담당, Mr.Gould

 

이번학기를 마지막으로 37년간의 교직생활을 은퇴하신다.

은퇴후 좋아하는 공연들을 보기위해 뉴욕으로 이사갈까 생각중인데,

먼저 몇년간 아파트 렌트해서 살아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은퇴후 생활에 대한 계획과 자금이 넉넉해 좋아하는 공연보면서 은퇴생활을 즐기게되니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해 드릴수 있었다. 

자기 학생들이 다들 나같았으면 정말 좋겠단다.

 

 

Business Law 담당 Dr.O'Nell

 

나를 많이 배려해주셨다.  에세이 시험도 비교적 후하게 점수를 주셨고,

무엇보다 시험칠때 영.한 전자사전을 사용할수 있도록 해 주셔서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받을수있었다.

가끔씩 수업시간에 미국의 판례를 들면서 한국은 어떤지 물어보셨고, 수업후엔 개인적인 궁금증에 대해

물어보곤 하셨는데, 지난번 서해안 천안함사건의 원인과 한국민들의 반응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셨다.

현업으로 변호사를 겸직하시니 자신의 사례도 들려주시며 비교적 쉽게 가르쳐주셨는데,

교재와 시험문제의 용어들이 어려웠기에 이번학기중 가장 힘들었다.

 

Accounting 101 - Megan

메간은 내 옆에 앉았는데 (보통 1인용인데 회계는 공동으로 사용해 친해질수 있었다) 미주리 주립대학에

다니다가 한학기만 마치고, 우리학교로 옮겼다.

왜 옮겼냐고 물었더니 자긴 단기계획에 맞는데다, 수업이 너무 빡빡해 4년간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며,

일단 2년마치고, 4년대학으로 갈지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겠단다.  언제든지 갈수있으니까.

미주리 주립대학에 한국 유학생들이 많았는데, 주말만 되면 시카고가서 쇼핑하고 오더라면서

학생들이 다들 유명브렌드만 입고 다녀서 놀랬단다.

대부분의 미국대학생들은 메간처럼 화장도 하지않고 옷차림도 수수하다.  

그래도 메간은 부모를 잘 만나 부모님이 학비를 주시고, 주말에 보모를 해서 용돈을 해결한다고.

 

Business Law - Diane

다이앤은 서른살로 세 아이의 엄마인데, 와중에 아이들 소포트볼팀 코치도 하니 바쁘다.

우리학교에서 필요한 수업듣고, 나중에 치과의사가 될거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아줌마끼리는 쉽게 통하는것 같다 (성격이 특별하지않은 사람이라면).

별로 열심히 공부하는것 같지 않은데 젊어서 그런지 쉽게 공부하면서도 시험결과가 좋았다.

그러니 칫과의사가 될 계획을 가지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기를...

  

 

English 130 - Erin

에린은 요리 전공에, 현재 이름있는 레스토랑 주방팀장을 맡고 있는데,

자긴 어려서 부터 음식만들고, 손님접대하는것을 좋아해

졸업후 직접 케이터링서비스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했다. 

프레젠테이션때마다 자신이 맡은 파티사진들을 보여주었는데,

음식세팅을 꽤 근사하게했다.

프레젠테이션을 어찌나 잘하는지, 나중에 텔레비젼 요리쇼를 진행하라고 했다.

유명한 요리쇼가 많지만 다 백인들이고 아프리칸 어메리칸이 진행하는 쇼는 없으니

너가 한번 해봐라고 했더니 Maybe Someday 란다.(사진을 같이 찍을걸 그랬나?)

싱글맘이지만 남자친구가 셋이서 재미있고 씩씩하게 사는모습이 보기좋았다.

 

이제 조금씩 친분있는 사람들이 늘어나 가끔씩 교내에서 지나가다 만나 짧은 인사라도 나누는

사람이 많아지니 내가 학교에서 이방인처럼 느껴지지가 않아 좋다.  

 

2010. 5. 13.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