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한국에 가고 싶을때

앤드류 엄마 2014. 8. 12. 06:53

 

친정엄마가 글로코사민과 캴슘이 다 떨어져 간다고 해 

 아이들이 한국으로 가는편에 보내겠다고 했더니

여동생이 전화로 엄마약보낼때 한국에 호두가 많이 비싸졌다고 호두 한봉지 부탁했다.

사촌동생이 외숙모인 우리엄마한테 내 택배를 보낼때 함께보내면 되기에.

호두사면서 제부가 커피를 좋아하니 커피도 하나 사 주고싶고,

조카가 케슈를 좋아하니 케슈도 하나 사주고 싶고,

남동생 아이들 예쁜옷도 사주고 싶고,

신세진 지인에게도 선물을 하고 싶은데

(이곳에선 소포비가 워낙 비싸 배보다 배곱이 커 부담스럽다)

아이들 미국갈때 용돈준 사람들한데 선물도 주어야하고,

 여자아이들이라 쇼핑을 좋아해 짐이 많아 마음처럼 사줄수가 없었다.

내가 한국가면 다 가져갈수 있는데, 한국갈까?

 

이번 목요일에 큰아들이 기숙사에 입주해야 하는데

우린 집에서 밥을 자주해먹기에 녀석이 가끔씩 밥을 해먹겠다며 밥솥을 사달라고 했다.

(학교가 집에서 편도로 3시간 30분이상 소요되어 여름, 겨울방학을 제외하고

추수감사절과 봄방학때 올수있을듯).

그런데 우린 밥을 먹을땐 평소 카레라이스같은 일품이나 마른반찬없이

생선하나 또는 육고기에 김치, 된장 이렇게 먹었는데 

녀석이 요리도 못하지만 기숙사에선 전기로만 할수있기에 마른반찬도 가져가야해

한국슈퍼에 반찬해놓은것 보고 준비해주려고 함께 쇼핑을 갔다.

* 조미김, 멸치조림, 오징어포 무침을 보내줄 예정이다.

 

어제(일)11시에 시작하는 3부 예배마치고 작별인사하느라 점심때가 지났는데

녀석이 짬뽕이 먹고 싶다고 해 점심을 먹지 않고 갔다.

난 평소처럼 일식코너에서 회덮밥먹고 싶었지만 녀석이 짜장면도 좋아하기에

짜장면도 먹게 해 주려고 녀석은 짬봉을 주문하고 난 짜장면을 시켰다.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나온 짜장면과 짬뽕이

면부터 우리가 아는 굵은 면이 아니라 졸면비슷하니 영 아니었는데

맛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아침에 시리얼먹고는 오후 2시 30분까지 아무것도 먹지않아 배가 많이 고팠는데도

너무 맛이 없었어 짜증이 다 올라왔다.

한국가면 짬뽕과 짜장면 잘하는 집 골라서 가서 먹을수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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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은 날 닮아선지 성격이 강해 우리 둘다 자주 부딪힌다. 

대학가기전에 모자간에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에서 온 아이들이 돌아간뒤 녀석과 여행을 가려했다.

그런데 녀석이 나와 여행가려면 방학동안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강중인 영어 102

기말 숙제를 미리 마무리해야하는데 몇번이나 독촉을 했건만 끝내지 않았고,   

 난 나대로 몇일동안 계속된 편두통으로 갈수가 없었다.

  

어제 큰아들 녀석과 둘이서 한국슈퍼에 (편도 45분) 가면서

그동안 내가 잘못했거나 실수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사과를 했더니

녀석이 이제 대학을 가게되니 철이 좀 들었는건지 

아님 곧 집을 떠나고 나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이제 내 얼굴볼일도 잔소리 들을 일도 없겠다 싶어서 너그러워진건지

둘다 사이좋게 대화가 되었다.

 

몇일전 녀석의 어릴적 이웃친구 (우리가 한국에 살았을때)였던

규태가 녀석의 페이스북에 친구 신청을 했기에

(규태엄마가 나한테 앤드류 아이디를 문의했었다),

규태를 비롯해 친하게 지냈던 한국친구들 이야기를 나누며

내년부턴 너도 여름, 겨울방학땐 일도 해야하고, 인턴도 해야하고,

내 한국친구들은 군대도 가야하는데,

내 친구들은 올 11월에 대학입시를 마치니   

네가 한국을 가고싶어면 올 겨울에 가는것이 시기상 가장 좋을것 같다고했더니

녀석이 "난 한국말 다 잊어버렸고, 그 친구들은 영어를 잘 못할텐데" 가서 어떻게

하면서도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것 같았다.

 

4시간 30분 동안 함께 쇼핑도 하고, 점심먹어면서 좋은시간을 보냈더니 

(계산서 생각하지 않고 녀석이 좋아하던것을 다 사주었더니 녀석도 기분이 좋았다)

녀석과 관계가 많이 좋아져 기분이 좋았는데

반나절 기분좋게 보내고도 이렇게 좋아졌으니 

 한국에서 한 2주간 녀석과 함께 보내면 옛날 점수 잃은것은 다 회복하고,

녀석과 좋은 추억을 공유할수 있으니 녀석과 나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아버지 장례식 다녀온이후 한국을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들을 어린시절 친구들과 재회시켜주고,

우리가 살았던 동네도 가고

집안어른들과 동네사람들 그리고 유치원 선생님과 원장선생님께 인사시키고

아들에게 한국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함께 맛있는것도 먹고

함께 다닐 상상을 하니 마음은 벌써 아들과 함께 태평양 상공을 나르고 있는것 같다.

* 녀석이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지 9년이 되었고,

그동안 코흘리게 장난꾸러기였던 9살 녀석은 194미터 키다리 총각이 되었다.

 

그나저나 녀석이 이번 겨울에 한국가려면 대학가서 낙제를 당하지 않아야 하는데...

 

 

2014.  8.  11. (월) 경란

 

추신 : 오늘 아침에 아들과 함께 유치원다녔고 2년동안 같은반을 했던

희진이 엄마에게 아주 오랫만에 전화를 했더니

 유럽만 가고 한국은 안 오냐고 했다.

그래 어제 억수로 맛없는 짬뽕과 짜장면 먹어면서 한국생각나더라고 하면서

올 겨울에 한국갈까 생각중이라고 했더니 맛있는 짜장면, 짬뽕은 물론이요

탕수육에 깐풍기까지 사줄테니 꼭 오란다.

아이들은 영어못하더라도 단어 한두개로 대화가 가능할거니 걱정말라고.

전화하고 나니 한국 가고싶은 마음이 쬐금 더 생겼다.

 

녀석이 그때까지 가고싶어하고, 녀석의 성적이 좋았을때만 갈수있으니 기다리진 마시길.

나도 김치국부터 먹었단 년말에 김빠지니 생각치 않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