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달동안의 휴가를 마치고 출근했더니
손님이 내 매장에 두고 갔더라며 메니저가 선물을 전해 주었다.
메모를 보니 Corey 가 준 선물이었다.
이제 갓 스무살된 녀석이 나이많은 동양인 아줌마에다
영어도 경상도 사투리처럼 투박하게하고, 초보라 어리버리했던 나에게
매일같이 지나갈때마다 인사해주고 친구해주었으니 내가 더 고마운데
녀석에게 선물을 받아 미안했는데
한편으론 녀석의 선물이 꼭 내 정성을 담은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이 주는 감사표시같아서
그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보다 더 고맙고 기분좋았다.
그리고 또 주방 Dish (설겆이담당) 담당인 엘레인과 클레어가
다른사람들 몰래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었다.
휴가전 마지막날 우리 카페뜨리아에서 제일 고생하는데다
이 두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사람들이 별로 없는것 같아서
(둘다 신체와 지능에 핸디캡이 있어 동료들과도 교류가 많지 않고, 가족도 없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더니 고마왔나 보다.
그런데 카드안에 엘레인은 15달러 주유카드를 동봉해
카드만으로도 충분히 고맙다며 주유카드는 다른사람에게 주라며 돌려주었고,
클라라는 헌 크리스마스 케롤 CD 를 동봉했다.
CD가 새것이었어면 반환하라고 돌려주겠는데,
헌것 같아서 다음부턴 이런것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고맙다고 받았는데
외로운 이 두 사람을 기쁘게해준것같아 기분 좋았다.
그리고 이번 크리스마스에 시누네에 온 시이모님에게
혼자계실때 20달러를 드렸더니 시이모님께서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2달전에 70년을 함께 한 남편을 보냈기에
이번 크리스마스는 그 어느해보다 더 쓸쓸하셨을텐데
아들, 딸들이 70살, 69살, 59살이나 되어 각자 자신들 손주들 챙겨야 하는데다,
아버지 90살 생신겸 부모님 결혼 70주년 파티하고 연이어 아버지 장례식하느라
엄마를 깜빡했는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무한테도 선물을 받지 못하셨다고.
시이모님은 선물을 못받아서 슬픈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무관심이 슬프셨던것 같다.
아흔이 다 되어 가시는 노인의 눈물을 보니 착찹했다.
크리스마스 카드보낼때 20달러씩 계속 드려야겠다.
* 시이모님을 만난적 있는 울 고모님는 그래도 5만원은 드리지라고 하셨는데,
크리스마스땐 선물드려야 할 분들이 많은데다 우리시댁(시이모님포함) 기준에선 그 정도면 적당하고,
앞으로도 계속 드릴건데, 금액을 올리는것이 나중에 내리는것보다 나을것같다.
아이들은 선물은 무조건 좋고, 커고 비싼거면 더 좋아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받았으면 주어야 하는 세상의 이치도 알고,
또 필요한것이 없는 나이이고 보니
큰 선물을 받으면 기분좋기보단 부담스럽기만 하기에 (남편과 자식은 제외)
내가 선물을 줄때도 이점을 제일 유념한다. (부담스러운것 줄만큼 돈도없지만).
비싼 선물보단 주는사람, 받는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마음을 전할수 있는 선물, 의미있는 선물, 이런 선물들이 좋은데
부족한것이 없는 세상이라 이런 선물을 찾는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사람들에겐 필요한것이 많아
어렵지 않게 잠시나마 그들을 행복하게 해줄수 있으니 다행인건지?
그래 적은돈으로 엘레인과 클레어 그리고 시이모님에게 산타가 되어줄수 있었고,
내고객인 제이드는 정성을 담아 손수 만든 카드로
코리와 Mrs.피어슨은 작은 선물로 내게 감동을 주었기에
그동안 내가 받은 그 어떤 선물보다 더 가치있고 또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것이다.
목마른 사람에겐 고급와인이 아니라 생수한병이 더 필요하듯
선물을 줄때 상대방이 필요한것을 주게되면 선물의 가치가 더 높아질것이고,
물질이 부족하지 않는 사람에겐 비싼것보단 작은정성이 더 가치있을것 같다.
선물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마음이 아닐까 싶다.
2014. 1. 15. (수) 경란
아이들 생일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보단
아이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기증을 해야지 하면서
적은 돈을 하려니 미안하고, 큰 돈은 형편이 안되 실천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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