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자정에 한시간씩이나 현관문을 노크한 아들

앤드류 엄마 2014. 1. 13. 12:41

 

 

어제밤 아들이 친구네 놀러갔다가 자정쯤 귀가했는데

우리집 열쇠를 깜빡잊고 가져가지 않아 근 1시간동안이나 노크를 했단다.

아들녀석이 식구들 다 깨울까봐 집전화대신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는데, 아무도 받질 않았다고.

 

난 잠들면 깊이 자는지 천둥번개가 쳐도 모르고

지진이 나 흔들려도 모르고 잔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집 두 아들도.

그런데 남편은 잠자리 예민한 편이라 

(아마 잠수함에서 7년씩이나 근무해 그런지도 - 잠수함은 음파로 추적하니

레이다에 이상한 것이 잡히면 쥐죽은듯 조용해야한다고)

 남편이 잠들고 나면 나머지 식구들은 쥐죽은듯 조용해야하는데

어젠 어떻게 1시간동안씩이나 노크를 했다는데도 못들었는지?

 

난 보통땐 남편이 화장실 가더라도 모르는 편인데,

어젯밤엔 남편이 일어나는 기척이 들려 화장실 가나 했다,

그런데 잠시후 앤드류와 남편 이야기 소리가 들려

자면서 녀석이 지금 몇시인데 이제 들어왔나하면서 그대로 잤다.

 

녀석이 어젯밤에 우리가 허락한 시간보다 늦게 돌아온것 같아

(우리시 규정에 18세 이하 청소년은 자정이후 통행금지다) 

주의를 주려고 몇시에 왔냐고 물었더니

자정전에 왔는데 1시간이나 노크를 했다고.

혹시나 데이빗을 깨울수 있을까 녀석을 몇번이나 불렀다고.

데이빗은 나보다 더 심해 잠들면 엎어가도 모르는데.

 

녀석이 운전을 시작했을땐 주말에 친구들과 나가면

걱정이 되어 귀가하기전까지 기다렸는데 휴대폰도 안받고

 늦어지면 불안해서 온갖 상상을 다 하곤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차츰 면역이 생긴건지, 녀석에 대한 믿음이 생긴건지

1층 소파에서 자다가 이젠 피곤하면 그냥 내방에 자러간다. 

그런데 아들이 집 열쇠를 깜빡하고 가져가지 않아 1시간씩이나 노크를 했는데도

엄마라는 사람이 못듣고 쿨쿨 잤다니 녀석에게 미안했다.

 

아이들이 아기였을땐 딴 방에 재워도

한밤중에 아기가 조금만 울어도 금방 알았는데

녀석들이 자라면서 엄마와 자식간에 이어진 보이지않는 끈이 더 엷여진건지?

안그래도 부족한 내 모정이 더 없어진건지?

미국사람들의 낙천적인 성격을 닮고 싶어 노력한결과 학습효과가 생긴건지?

 

 

아무튼 어젯밤 경험이 녀석에게 약이 되었을테니 앞으로 이런일이 다시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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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제외하고 나와 아들들은 잠을 너무 깊이 자기에

남편 출장갔을때 밤중에 토레이도나 지진이 와도 우린 모르고 잘거라 걱정이다.

데이빗은 7개월이후 15년동안 아직 한번도 자다 밤에 일어난적이 없고,

앤드류는 한국에 살때 집에 문제가 있었던지 

한밤중에 숨을 못쉬겠다며 딱 한번 일어났다. (그길로 응급실에 갔고) 

울 아들들이 잠을 깊게 잘 자서 키고 크고, 면역력도 좋은지도.

 

하루는 아침에 일어났을때 남편에게 잘 잤냐고 인사를 했더니

밖이 시끄러워서 못잤다고 해, 왜 밖에 무슨일이 있었냐고 했더니

남편이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간밤에 천둥번개가 얼마나 요란했는데 못들었냐고?

지진이 났을때도 우리 셋은 모르고 쿨쿨 잘 잤는데,

다음날 만나는 사람들마다 집이 흔들려 깼다며 지진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잠잔 사람은 나(어른들중)뿐인것 같았다.

잠을 깊이자는것은 좋은데, 이럴땐 참.

 

 

2014.  1.  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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