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아, 엄마 말 잘들어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단다

앤드류 엄마 2012. 5. 1. 05:34

 

 

지난 토요일, 고 2 아들이 아르바이트로 하는 축구심판이 3 경기있었다.

그런데 그날 기온이 5도로 뚝 떨어진데다 바람에, 간간히 비까지 내려

체감온도는 영하였기에 다시 겨울잠바를 꺼내 입어야했다.

  

날씨는 심술쟁이인지, 날씨가 쭉 좋다가도

아들이 야외에서 육상경기가 있거나 심판을 하게되는날은 

갑짜기 이렇게 겨울로 되돌아 애를 먹이곤 한다. 

   

아들은 한창 청춘이라 피가 끓는지,

아직은 날씨가 좋아도 이른 아침 등교시간엔 공기가 차갑기에

긴샤츠에 후디나 잠바를 입고 가는 동생과는 달리 짧은 티하나만 입고 나간다.

 

그날도 준비하는 아이에게 일기예보를 설명해주면서

아래 위로 긴옷을 입고 방풍, 방수되는 잠바를 입어라고 했건만,

감기끼도 있는데 긴 바지에 상위는 짧은 심판 유니폼과 잠바만 하나 걸쳤다.

한번 더 말해봤자 잔소리로 들을테니 긴팔 티를 가져갔다.

 

새벽에 한차례 비가 내렸고,  집을 나설때까지만해도 

먹구름이 잔뜩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는데,

경기장에 가까이 갔을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 아들에게 긴상위를 입어라고 했더니 그때서야 녀석이 자신이 없는지,

옷을 벗고 내가 가져고간 상위를 입고, 잠바를 입고, 그 위에 심판유니폼을 입었다.

나의 기도와는 상관없이 아들이 3 경기 심판하는 동안 바람과 함께 비가 왔다 갔다했다.

 

일을 마친 녀석이 잔뜩 웅추린체 차로 돌아와 많이 추웠냐고 물었더니

위는 긴옷에 방풍, 방수되는 잠바를 입어 춥지 않았는데,

다리쪽과 손과 발이 시려웠다고.

그래 긴팔입길 잘했지 했더니 작은 목소리로 Yes 란다.

한마디 할려고 하다가 녀석도 이미 느꼈을테니,

나혼자 속으로 "엄마 말 잘 들어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단다" 했다.

 

바지도 방수,방풍되는것 하나 사줄까 했더니 비쌀텐데 하길래

그럼 비옷 바지사면 되지 했더니 그것은 싫단다.

비맞으며 4게임 심판하고 폐렴와서 입원했던 사람도 있으니

비싸더라도 방수, 방풍되는 바지도 하나 사 주어야겠다.  

 

내 말듣지 않아 고생하고, 내 말 들어 고생 면한것이 한두번이 아닌데

아직도 깨닫지 못하니 참.

다음부턴 내 말뿐만 아니라 선생님말씀과 어른들 말씀을 제발 좀 잘 들었으면 좋겠다.

 

2012.  4.  30. (월) 경란

 

 

추신 : 사진을 찍어려고 했는데, 아침엔 경기시작 10분전에 도착해 기다리기 싫어 돌아왔고,

          오후에 데리러 갔을땐 너무 피곤해 졸음운전을 하다시피 했기에 도착해서는 차에서 그대로 잤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들은 사진찍히는것을 싫어하는데다

          아들이 비 맞고 일하고 있는데 엄마는 우산쓰고는 그런 아들 사진찍는것도 그렇고,

          또 그런 아들 보고있슴 가슴아프니 안본것이 잘했는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들이 내가 많이 피곤해 보인다고 하길래,

          계속 아빠가 퇴근이 늦어,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서 피곤한것 같다고 했더니

          녀석이 "나도 늦게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한다. 

          그래 녀석아 젊은 너하고 내가 같냐며, 엄만 이제 더 이상 젊지않다고 했더니

          엄만 여전히 젊다는 눈치였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하더니 나도 정말 늙고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