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토요일 오후에 옛 교인 조문 가는 것 외엔
다른 일들이 없었기에
주말에 밀린 집안일 하고,
그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블친들 블로그 방문해
밀려있는 숙제를 끝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계획에 없었던 앤드류가
토요일 저녁에 집에와서는 자고
오늘 오후에 돌아갔고,
또 앤드류가 돌아가고 나서는
닭강정 만들어서 이웃에 사는
다니 엄마의 메모리얼 서비스에 다녀왔다.
금요일 저녁때 옆집 데비가 이 소식을 알려주었다.
데비가 신문의 부고란에서 봤다고.
조문과 장례식이나 메모리얼 서비스는
일일이 연락하지 않고
신문 부고란에 실거나 페이스북에 올린다.
다음주 금요일이 남편의 생일이라
앤드류는 일주일 뒤에 집에 오니
어젠 집에 오지 않아도 되는데 왔다.
토요일에 앤드류가 전화했을 때
내가 전화를 받아 먼저 이야기하고 바빠서
아빠와 이야기 하라며
전화기를 남편에게 주었더니
아들과 통화를 마친 남편이
앤드류가 오늘 저녁에 집에 온다고 했다.
남편에게 왜? 했더니
그냥 오고싶어서 오는것 같다고.
앤드류가 문자로 한국슈퍼에서 필요한 것
알려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집에 온다는데 오지 말라고 할수도 없고.
그래 자고 갈건지 물었더니 또 자고 가겠다고.
나도 내 계획이 있는데...
토요일에 친정어머님이 돌아가신 옛 교인
조문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장보고
저녁 준비를 막 시작하니 앤드류가 도착했다.

앤드류에게 회덮밥용 연어를 부탁했더니 참치도 사 왔네.
데이빗은 회덮밥을 먹지 않아 김밥을 만들어주고,
앤드류는 김치전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김치전을 먹지 않지만 파전을 먹어서
남편을 위해서 파전을 만들었다.
김치전부터 만들어 앤드류가 김치전을 먼저 먹었다.
데이빗이 회덮밥을 먹고, 남편도 김치전을 먹으면
내가 시간도 절약하고, 다 함께 같은 음식을 먹으면
가족 간에 정도 더 생길것 같은데...
우리 가족이 따로국밥인 것은 음식 때문일까?
저녁 먹고, 앤드류와 보름 달빛 아래
동네 두 바퀴를 걸었다.
금요일 밤에 데이빗과 함께 걸었을때
데이빗이 보름달을 보면서
완전한 보름달 형태가 아니라고 해
내가 오늘이 보름인데 왜 보름달이 아니냐며
데이빗 말에 동의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앤드류가 토요일 밤에 달을 보더니 보름달이라고.
내가 또다시 어제가 추석이었고, 보름이라고 했더니
앤드류가 구글에서 검색했다.
구글에서 토요일에 뜬 달이 보름달이라고.
앤드류에게 한국에선 추석날 보름달에게
소원을 빈다며 내가 어제 너를 비롯해 우리 가족들과
내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는데,
보름달이니 너도 기도하라고 했더니 땡큐 하더니
앤드류도 한참 달을 바라보았다.
앤드류가 달을 보며 소원을 말했을까?
영화 보기엔 너무 늦어서
앤드류가 보는 고발 프로그램
유튜브를 시청했다.


세 남자가 제각각 따로인 오늘 아침
남편은 계란 프라이 2개,
데이빗은 감자 오믈렛.
데이빗은 오믈렛에 다른 것을 추가하는 것을 싫어하고,
밥은 아침에 먹는것이 아니라고.
앤드류는 아침을 잘 먹지 않고,
오믈렛을 좋아하지 않아, 아침네 한식을 주면 먹기에
북어 & 콩나물 국과 잔멸치조림, 계란찜을 만들어 주었다.
앤드류가 한식당 가면 계란찜을 추가로 주문하곤 해
아침에 만들었더니 조리 시간을 넘겨 계란 폭탄이 안되고,
숨이 다 죽은 계란찜이 되어버렸다.
* 남편도 나도 아침을 잘 먹지 않는데
가족들과 아침식사 자리를 함께 하기 위해 먹었다.


늦은 아침을 먹고 트레일을 걸었다.
앤드류가 더 일찍 일어났으면
트레일도 걷고,
교회에 함께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잠깐 걷다 교회 가자고 하려다
걸어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계속 걷고는,
집에서 영상예배를 함께 봤다.
앤드류가 나와 데이빗이 걸을 때
조금이라도 근육을 더 늘여야 한다며
아령을 하나씩 들게 했다.
앤드류가 데이빗이 운동을 하지 않고,
퇴근후 게임만 하는 것도 걱정되고,
엄마, 아빠가 나이 들어가서
우리 가족의 건강이 가장 염려스럽다고.
점심으로 라면과 김밥을 먹고,
2시가 되어서야
앤드류가 자기 아파트로 돌아갔다.

다니 엄마의 메모리얼 서비스에 가져간 닭강정
앤드류가 떠나자마자 닭강정 만들어서
메모리얼 서비스에 참석했다.
군만두를 해 갈까 했는데,
냉동실에 냉동만두가 없었다.
그래 김밥 만드려다 밥도 해야 해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닭강정을 만들었다.
토, 일요일 조문 다녀오고,
음식을 많이 한 것도 없는데,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늦은 아침준비하고,
닭강정 만들었더니 내 주말이 다 갔네.
주말 이틀 중 하루만이라도
하루 종일 내 시간이었으면.
숙제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으니...
앤드류가 자기가 대학낙제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 아빠에게 심하게 꾸중 들을 것을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고마왔다고.
실망이 너무 커서였는듯.
앤드류가 우리가 늙으면
자기 집옆에 우리 집을 지어 함께 살 생각이라고 해
우릴 생각해 줘서 고맙고,
말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난 친구들과 각자(부부) 방하나 간이 주방하나에
도서관 겸 영화관과 휴게실과 큰 식당을 갖춘
공동 주택에서 도우미를 직접 고용해서
함께 살았으면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앤드류에게 말해 주었다.
내 계획대로 살게 되었으면.
계획에 없던 아들의 방문으로
내가 계획했던 시간이 날아갔지만,
가족이 우선이고,
음식은 내 사랑이기도 하니 그리 아쉽진 않았다.
앤드류도 엄마가 좋아하는 블로그를 미루고,
자기를 위해 시간을 내고,
음식을 해줘 고맙다고.
우리 집 식구들에게
"내가 한국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그렇게 행복했던 것은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이라고 하고선
만약 우리 식구들도 1년에 한 번 만나면
반가와서 내가 한국에서처럼 기쁘고 행복할꺼라 했더니
셋다 웃었다.
각자 다른 음식을 먹지만
남편과 데이빗은 간단하게 먹고
앤드류는 어쩌다 집에 오니 다행이다.
그리고 가족끼리 함께 한 좋은 시간들이 쌓여
가족끼리 정을 쪼끔이라도 더 두텁게 해주기에 내 시간 아깝지 않았다.
음식 하면서
오랜만에 김미숙의 가정음악을 들어며 행복했다.
2026. 9. 27. 일요일 밤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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